정원 단편 시리즈 - 카산드라Cassandra 병원(10)

[Tirpitz]

정원 단편 시리즈 - 카산드라Cassandra 병원(10)

글쓴이 Tirpitz

노블로스키양은 여전히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가 내가 그녀를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흠짓 놀라며 물러섰다.

"왜 그래요?"

"아니....."

나는 그냥 미소지었다. 내 미소는 그러나 내가 이제껏 그녀에게 보여왔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나는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나았을지도.

"흡혈귀가 공격을 다시 해 올 거에요."

".....네, 그렇겠죠."

나는 부적을 들었다. 내 부적은 금방이라도 내 기를 받아 움직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것을 보고있던 나는 잠시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원?"

"네?"

"왜 그래요?"

"아닙니다."

노블로스키 양은 부적이 만들어내는 불빛 아래에서 나를 쳐다보고있다가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유진 녀석. 다음에 만나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으리라. 어쨌든 프로텍트라는 것을 걸어주었으니 내 목숨은 구했지만 말이다. 갓잖은 자존심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군.

"정원?"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를 쳐다보았다. 알게 된 이상 시간 끌 필요도 없다. 뭣하러 내가 시간을 끌겠는가.

"이제 그만 합시다."

"무슨 소리죠?"

"나를 속이는 짓도, 흡혈귀에게 복수한다는 그런 얼토당토 않은 거짓말 그만하잔 말입니다."

"......."

그녀의 얼굴에 지나가는 표정을 내가 놓칠 리 없다. 역시 사실이었군. 내 손은 어느세 부적을 잡고있었다. 그녀의 얼굴에 당황함이 지나갔다. 그것은 당연히 내 손안에서 발동하는 힘이 그녀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쾅!"

처음이라 일부러 빗나가게 했을 뿐이야. 그녀는 재빨리 영력을 모았고 내 공격을 받아쳤다.

"정원! 이게 무슨 짓이에요!"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열화살!"

슈슉 소리를 내며 내 주변에서 불꽃이 일어났다. 화살같은 속력으로 날아가는 불화살을 보며 그녀가 손을 모았다.

"콰콰콰칵!"

어디서 나타나는지 모를 영체들이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 나는 지체없이 날아가는 불화살에 다시 이중으로 영력을 실었다.

"겹흔 !* "

"파파팍!"

"캬아아악---"

반투명한 물질들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지하실을 울린다. 일부는 꿰뚫었지만 불화살들은 최종적으로 그녀에게 닿지 않고 사라졌다. 노블로스키 양은 아까 내가 날린 불화살 만큼이나 날카로운 눈동자로 나를 노려보았다.

"이게 무슨 짓이에요!"

"둔하긴 했지만 눈치 못챘던 건 아니야."

나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화염조가 왜 나를 공격하려고 했는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생각했거든. 난 워낙 의심이 많은 인간이라서 하나라도 이해가 안가면 그것이 풀릴 때까지 계속 생각하거든.

그런데 한가지 결론밖에 안나오더군. 그것들은 나를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당신을 공격하려고 한 것이었어. 왜냐하면 당신이야말로 내 적이니까."

"네?"

내 말에 그녀는 말도 안된다는 듯이 웃음을 지어보였다. 탁하고 긴장이 풀린 그녀의 허망한 미소가 내 눈에 비친다.

"무슨 소리에요? 정원! 정신 좀 차리세요! 그건 당신 부적이 통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잖아요!?"

"글쎄...? 그렇다면 내가 친 결계는 어쩌고? 결계 안은 엄연히 내 영역. 흡혈귀들의 속력을 제어할 정도이니 부적이 통제를 잃을 정도로 외부 작용을 받을만한 공간은 당연히 아니지. 당신은 화염조의 눈길을 피해 내 옆에 내내 붙어있었고 그래서 나를 착각하게 만들었지. 화염조가 통제를 잃었다고 생각하게 말이야."

"흡혈귀가 대낮에 돌아다니나요? 그건 절대 불가능해요!"

"당연히 불가능하지. 당신이 흡혈귀란 소린 아니야. 다만 그들의 힘을 이용하는 절반의 흡혈귀인 것은 분명해. "

"하지만---"

"당신은 어떤 목적인지 모르지만 흡혈귀를 위해 스스로 절반 흡혈귀가 되었어. 하지만 그들에게 피를 빨려 죽음으로서 완전한 흡혈귀로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택했어. 육체가 먼저 가사 상태에 들어가면 흡혈귀로 다시 탄생해도 육체는 완전히 죽지 않아. 열대성 같은 아주 강한 빛만 아니라면 견딜 수 있지. 그것이 우리 주술사들이 이론으로만 듣던 가사성육체보존假死性肉滯保存인가?"

"정원....당신.. 정말로...."

노블로스키양은 입술을 파르르 떨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그러한 표정에는 이런 내 발언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내 정신력은 그러한 그녀의 모습마저도 무시하게 만들었다.

"노블로스키 양, 처음에 그 잔상을 남긴 건 희생자의 잔상이 아니라 당신의 잔상이었지. 싸이코메트리? 그딴 능력은 처음부터 없었던 거야. 나도 그런 능력은 말로만 들었지 처음 접하는 거라 속긴 했지.

그리고 도서관에서 나조차도 눈치 못챌 정도로 그렇게 빨리, 가깝게 다가왔다면? 도서관에서 고집불통에 인간을 믿지 않는 내게 스스로 테이프를 꺼내게 만들 정도의 현혹의 텔레파시를 보낼 수 있는 존재라면 흡혈귀.....밖에 없지."

"......."

"그걸 생각하자 도서관에서 우릴 공격한 것은 당신이 나를 공격하게끔 미리 작전을 짜 놓은 동료였다는 결론도 자연스럽게 나오더군. 물론 당신 동료 흡혈귀가 죽는 모습을 보고 당신도 비명을 지른 것이었고, 결코 무서워서가 아니였을 거야. 당신은 그때 내 실력을 보고 나를 죽이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겠지.

물론... 그때 나를 공격했어도 당신은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야. 왜냐하면 내겐 나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프로텍트가 있으니까. 그게 뭔지 모르지만 아마도 누군가를 나를 위해 만들어놓은 것이겠지."

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내게 씌워진 프로텍트를 인지하는 순간 그것은 다시 내게서 발동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내가 그것을 완전하게 인지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그래... 그래서 나로 하여금 이곳까지 오도록 했어. 회색 군단 운운하면서 말이지. 그런데 그들의 이름을 주술로 치면 5품안에 들어갈까 말까한 영능술사 따위가 알고 있다는 건 좀 이상하거든?

주술사들 중에서도 2품 이상만이 그들의 [흡혈귀 토벌] 활동을 알고 있는데 말이지. 그건 당신이 회색 군단에게 죽도로 얻어맞은 종족이라는 것을 말한 거나 마찬가지.

으흥? 왜? 영능술사를 무시하는 발언해서 기분나쁘나? 하지만 당신은 영능술사이기 이전에 흡혈귀니 넘어가자구. 실력은 둘째치고 세상에서 제일가는 비밀을 가진 것에서는 2위인 나를 속여먹은 것만으로도 당신 능력은 어디가서도 인정 받을테니까 말이야."

"........"

그녀의 핏기가 가신 하얀 얼굴에는 더 이상 분노하는 표정이 나타나지 않았다. 내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얼굴에 있던 분노는 사라지고 점점 무표정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동자를 보지 않으면서 말을 계속 이었다. 아니 계속 말을 이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껏 그녀가 나에게 걸어왔던 현혹의 술수가 파고들지 못하게 하려면 말이다.

"시간이 남으니 또 말해줄까? 복도에서 영체들을 불러모아 문을 부순 건 문을 열겠다는 의도가 아니였어. 문 뒷편의 당신 동료들에 대한 위험 신호였고 그들이 얼른 근거지로 내려가 공격을 준비하길 바랬던 거야. 안 그랬다면 영체들을 불러모아 조용히 문 뒷편으로 가서 가름쇠를 치우는 방법을 택했겠지."

"..... 꽤 똑똑하군. 언제부터 눈치를 챈건지 물어봐도 될까?"

그녀의 말투가 변했다. 도저히 그 아름다운 얼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섬뜩한 목소리. 나는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차가운 냉기를 얼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주변의 온도가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 나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알고있었다. 두려울 이유가 없잖은가?

"유진에 관해 당신이 말했을 때였지. 그 녀석은 피해 의식에 결벽증까지 강해서 비행기가 두 쪽 나기 전에는 일반 사람들 앞에 절대로 자신이 주술사라는 것을 보이거나 말하지 않지.

당신이 만약 유진이 사방팔방 무지개 후광에 요란번쩍 불꽃쇼를 일으키며~ 보란 듯이 주술을 쓰는 것을 봤다면 그건 유진이 바로!
......당신을 상대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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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흔 (지원 안되는한문 -_-;)

'이중으로 불태운다'라는 뜻을 가진 술법.
주술에서 이미 한번 발동한 주술이 목적을 실현하기 전에 다시 힘을 이중으로 덧붙이는 것으로 속칭 '덧씌우기'라고도 부른다. 한번 발동한 주술을 증폭하기 위해 이중으로, 또는 틈을 주지 않고 연달아 공격 하는 방법 대신으로 쓸 수 있으나, 강하고 민감한 주술이 오가는 상급에서는 최종 완성도가 50% 미만이기 때문에 상급자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인지도가 없는 술법이다.

아크 오프용 글틀을 받고나니 감격...T^T

끼웅~

style by 아크v의 글틀 

[별빛섬광]

노블로스키양은 여전히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가 내가 그녀를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흠짓 놀라며 물러섰다. 부분이 조금 어색하네요. 그럼 건필.

[c.e.마녀]

결국 드러나는 정체인건가. 에, 약간은 싱거운 느낌이 드는 건 어째서.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