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583) - 뜻깊게 치른 숙모님의 13주기 추모행사
지난 토요일(9월 16일),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60여 명의 가족과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 숙모님의 13주기 추모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 오전 11시 반, 언주역 인근의 행사장에 도착하니 먼저 온 가족들이 삼삼오오 정담을 나누는 분위기가 아늑하고 편안하다.
오전 12시, 장조카의 사회로 추모행사를 시작하였다. 먼저 예배, 가족행사 때마다 화목과 우애를 강조하며 즐겨 부르는 찬송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를 합창한 후 가훈처럼 애송하는 시편 15편을 교독하였다. 내가 주관한 강론의 제목은 ‘다시 되새기는 위대한 삶’, 평범한 가운데 현숙하고 덕스러운 삶을 이루신 숙모님의 빼어난 행적을 비운의 6.25를 겪은 비슷한 상황의 증언을 통해 실감나게 조명하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47FE3359BDC3ED1F)
행사주최자인 사촌 동생의 인사, '해매다 거르지 않고 어머님이 바라던 대로 즐거운 마음으로 참석하여 담소하는 가족모임을 가질 수 있음을 감사드리고 내 방에 걸러있는 어머님의 유훈, 머리에는 지혜가 가슴에는 사랑이 얼굴에는 미소가 손에는 항상 일이 있으라는 말씀을 날마다 새기며 경영하는 일이나 대인과계에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삶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노라'고 다짐한다.
예배에 이이서 오찬, 깔끔하면서도 푸짐하게 차린 음식을 식성대로 골라 맛있게 드는 코흘리개 손자손녀들로부터 팔순 노년에 이르는 참석자의 표정들이 명랑하고 활달하다. 한 시간여 식사 후 참석자들의 소개와 인사, 덕담 등을 나눈 후 오후 2시에 뜻깊은 행사를 마무리하였다. 큰 행사를 준비하느라 애쓴 동생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해마다 거르지 않는 소중한 모임이 더 알차고 의미 있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가문 모두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하며 감사!
* 추모행사의 메시지를 덧붙인다.
다시 되새기는 숙모님의 위대한 삶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 하니라,,, 덕행 있는 여자가 많으나 그대는 여러 여자보다 뛰어난다 하느니라.’(잠언 31장 10, 29절)
하늘 푸르고 풍성한 열매 맺는 좋은 때, 숙모님을 기리며 열세 번째 추모 모임을 갖는다. 해매다 거르지 않고 성대한 행사를 마련한 동생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후손들에게 이날 모여 즐기라는 훌륭한 뜻을 물려주신 숙모님의 통찰과 혜안에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최근 샘터 10월호에 소개된 쓸쓸한 노년의 한 할머니 이야기를 읽으며 최말순 숙모님의 삶이 위대하고 성공적인 것을 다시 확인하였다.
샘터 기사의 요지, ‘큰 딸이 세 살, 뱃속에 일곱 달 된 아들을 품고 있을 때 6.25전쟁이 터졌다. 전쟁터로 끌려간 남편이 무사하기만을 바라던 어느 날 남편이 실종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앞길이 창창한 스물한 살 새댁에게 주위에서는 새 출발을 권했다. 하지만 남편이 꼭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딴 마음을 품지 않았다. 마음 독하게 먹고 지문 닳도록 일하며 오로지 두 아이를 키우는 데에만 매달렸다. 아이들을 번듯하게 키워나야 나중에 남편을 만나도 떳떳할 것만 같았다. 1년 2년, 생사도 모른 체 70여 년이 흘렀다. 험난한 세월과 홀로 맞서며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하던 아들이 있어 든든했다.’
그런 아들이 3년 전, 갑자기 쓰러졌다. 할머니는 노령연금 20만원으로 근근이 살아간다. 그 중 10만원을 아들 병원비로 보탠다. 컵라면에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견딘다.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노년의 신산한 삶이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런 사례들과 비교할 때 최말순 숙모님의 삶은 얼마나 현숙하며 덕스러운 것인가. 두 아들과 딸이 남부럽지 않게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뒷바라지 하고 후손들에게 ‘나의 기일에 한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귀한 뜻을 남기신 숙모님의 발걸음이 자랑스럽다.
많은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가문의 화목과 우애를 다지는 즐거운 시간 갖게 된 것을 뜻깊게 여기면서 가족 모두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한다. 나이든 어른들은 어른들 대로 젊은 세대는 나름대로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면서 세상의 평화, 나라의 안전, 공동체의 번영에 각기 한 몫을 잘 감당하기 바란다. 더불어 자랑스런 가문의 전통과 모범을 이어받아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삶, 누구나 겪는 위기와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가풍을 다지는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
하나님이여,
아직도 불안한 한반도에 참된 평화와 번영을 허락하소서.
수 백 명 우리 가문으로 정직하고 진실하게 하소서.
후손과 후대로 강성하고 복되게 하소서.
첫댓글 추모행사를 호텔에서 진행하시다니...저로선 상상초월이예요.![꺄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1.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정말 행복하셨겠습니다.
머리에는 지혜가 가슴에는 사랑이 얼굴에는 미소가 손에는 항상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