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연결성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는 한편, 그에 대한 반(反)작용으로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적용한 소비가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리테일에서는 하이퍼-커넥티비티(Hyper-connectivity)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소비자와의 연결성이 중요하다. 기업들은 세심하게 연중무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챗봇을 도입한다. 디지털 커머스에서는 유튜브나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콘텐츠 제공자와 시청자 간 실시간 소통을 강조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끊임없는 디지털 노출의 부작용을 의식해 역으로 아날로그 감성과 느림, 쉼 등을 강조한 상품과 서비스, 일명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를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디지털 디톡스는 건강 영역에서 중요한 유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중요한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DBR 302호에 실린 기사를 통해 디지털 디톡스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디지털 디톡스와 리테일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과의 완전한 단절이라기보다 의식적으로 디지털을 우리 일과 삶에서 줄임으로써 밸런스를 다시 찾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디지털이 우리 일상을 깊숙이 파고든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빠져나오려는 노력, 디지털보다 상대적으로 덜 편리해 보이는 아날로그 경험을 통해 디지털에 극도로 치우쳐진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수반한다.
이런 현상들이 리테일에서는 어떻게 반영되고 있을까? 먼저 명상이나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를 강조하는 앱뿐 아니라 기존 리테일 채널에서도 디지털 디톡스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관련 상품과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이자 니치마켓이다.
타자기 제조업체 필리타이프라이터(Phily Typewriter)는 필라델피아 퍼블릭 타이프라이터 프로그램(Philadelphia Public Typewriter Program)을 론칭했다. 50달러를 내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3~4개의 워크숍을 통해 오래된 타이프라이터를 어떻게 분리하고 수선해서 복원하는지 배울 수 있다.
여기서 복원된 타이프라이터는 행인들이 사용해볼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전시한다. 필리는 2020년까지 복원된 타이프라이터를 약 2000곳에 전시할 계획이다. 과거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 글씨 한 자, 한 자를 타이핑하고 종이를 끼워 넣어 인쇄하던 아날로그 경험을 강조한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휴가와 휴식에도 디지털 디톡스를 적용한 프로그램이 인기다. 보스턴의 최고급 호텔 만다린오리엔탈(Mandarin Oriental)은 '디바이스-프리 웰니스 리트릿(Device-Free Wellness Retreat)' 상품을 판매한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체크인을 할 때 스마트폰을 맡겨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4시간 20분 동안 디지털 접촉을 의도적으로 없앤 것이다. 그동안 퍼스널 트레이닝, 요가/필라테스, 커피 보디스크럽, 히말라야 솔트 스톤 마사지, 스파 라운지에서 점심 등을 제공한다. 1인당 615달러 (약 75만 원)이다.
뉴욕 더제임스노마드(The James Nomad) 호텔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노 테크(technology-free)를 선택하면 숙박 비용의 10%를 할인해 준다.
1박당 299달러 (약 35만 원)의 디지털 디톡스 패키지에 참여하면 스마트폰과 다른 기기들을 호텔 체크인 시 맡겨야 한다. 호텔 방에는 TV, 랩톱, 심지어 알람 시계도 없다. 어떤 방해 요소도 없이 명상과 요가 등 웰니스 옵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캘리포니아 주의 트리본즈리조트(Treebones Resort)는 1박당 300달러나 드는 비싼 비용에 멋진 데코레이션 속의 온수 풀과 풀 서비스 레스토랑이 갖춰진 장소에서 글램핑을 즐길 수 있다. 이곳 역시 일반 리조트나 글램핑 사이트와 달리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응급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화만 제공된다. 리조트 매니저는 한 인터뷰에서 "부모들이 아이들한테 와이파이를 언급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고 전했다.
디지털에서 벗어나 오롯이 가족 간의 시간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런 디지털 디톡스 프로그램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방으로 연결된 디지털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디지털 디톡스 키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핀치 프로비전(Pinch Provision)이 만든 디지털 디톡스 키트(26달러)는 8가지 아날로그 필수품을 패키지로 묶었다.
이 패키지에는 미니 알람, 디지털 디톡스 팁, 눈가리개, 이어 플러그, 액티비티 주사위, 전화기를 넣는 슬리브, 3분 테크 타이머가 들어 있다.
디지털 디톡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마트폰을 어떻게 대체하는지가 아닐까 싶다. 그 일환으로 요즘 통화와 문자, 알람 설정만 가능한 라이트 폰, 일명 '덤 폰(dumb phone : 바보 같은 전화)'이라고 불리는, 앱이 없는 전화기도 주목을 받는다. 신용카드보다 조금 큰 크기로, 통화만 가능할 뿐 사진 찍기, 소셜미디어, e메일을 이용할 수 없다.
리 더십도 디지털 디톡스
하루에 평균 52번 이상 스마트폰을 체크한다는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디지털 중독은 어느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이자 비즈니스의 중요한 이슈다.
코로나로 언택트가 가속화되고 리모트 워크처럼 디지털에 더 파묻힌 삶을 살면서 우리는 삶과 일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의도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디지털 디톡스 상품과 서비스는 아직 니치마켓 규모지만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디지털 없이 지낼 수 있는지, 디지털 중독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잠깐 스마트폰을 꺼두고 산책이나 사색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산책 중 디지털 디톡스에 관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고, 리더십에 대한 고민거리도 '아하!'하는 탄성과 함께 해결책을 찾을지 모른다. 디지털에서 벗어남으로써 오히려 정말 중요한 것에 다시 연결되는 (Disconnect to Reconnect) 순간, 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302호
필자 황지영
인터비즈 정서우 김재형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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