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세 할아버지 '의외의' 장수 비결
나이가 들수록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장수에는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평소 식습관과 신체 활동, 생활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119세 나이로 세계 최고령 생존자 등극에 도전하는 남성의 생활 습관이 전해지면서 그의 장수 비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Infobae)' 등 외신에 따르면 코스타리카의 대표적인 블루존인 니코야 반도 인근에 거주하는 호세 플로레스는 1907년 7월 11일생으로 올해 119세다. 국제 장수 인증 기관인 노인학연구그룹(GRG)이 그의 나이와 출생 기록을 검증하고 있으며, 인증이 완료되면 공식적으로 세계 최고령 생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공식 최고령 생존자는 영국의 에설 케터햄으로 116세다.
현재 플로레스는 어지럼증과 무릎 관절염 등 노화에 따른 불편함은 있지만, 여전히 보행기를 이용해 매일 밖으로 나가 동네를 산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의 건강 비결로 ▲일터에서 계속 몸을 움직이고 ▲하나님께 의지하며 ▲건강하게 먹는 것을 꼽았다.
◇통곡물·콩 중심의 소박한 식단
플로레스가 평소 먹는 음식은 특별한 건강식품이나 영양제가 아닌 지역의 전통 음식이다. 아침에는 쌀과 강낭콩을 함께 볶은 코스타리카 전통 음식 '갈로 핀토'에 생치즈와 바나나 등을 곁들여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콩과 곡물, 과일 등 비교적 원물에 가까운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습관이다.
세계 장수 지역을 연구해 온 댄 뷰트너 박사는 블루존 거주자들의 식단에서 콩류와 통곡물, 채소, 과일 등 식물성 식품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 주목해왔다. 특히 콩류와 통곡물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포만감을 높여 과도한 열량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초가공식품이나 당류, 포화지방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은 장내 환경과 대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일부 첨가물과 정제당 등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만성적인 염증 반응과 관련될 수 있으며,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13세까지 매일 1km 걸어
플로레스의 또 다른 특징은 특별한 고강도 운동보다 일상에서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생활 방식이다. 호세 씨는 젊은 시절부터 오랫동안 일터에서 몸을 움직이며 생활했고, 113세 무렵까지도 매일 1km 이상 직접 걸어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도 보행기를 이용해 매일 동네를 산책하고 이웃들과 교류하는 등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일상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규칙적으로 하면 심폐 기능과 하체 근력을 유지하고 만성질환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노년기에는 신체 활동량이 지나치게 줄면 근력과 균형 능력이 함께 떨어질 수 있어 자신의 체력에 맞는 활동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65세 이상 노인 606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주 150분 이상 걷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삶의 질 만족도가 1.7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한 노인의 경우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의 삶의 질 만족도가 2.33배까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노년기에는 무작정 걷는 시간을 늘리기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운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걷기와 함께 가벼운 스쿼트나 맨몸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기 쉬운 근육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할 때는 발에 잘 맞고 충격을 적절히 흡수하는 신발을 신고, 바닥이 평평한 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걷는 중 가슴 통증이나 심한 어지럼증, 관절 통증 등이 나타난다면 운동을 중단하고 상태를 살펴야 한다.
◇ 마음의 평온 유지… 스트레스 줄여
세 번째 비결은 종교 생활과 신앙심을 통한 심리적 안정이다. 플로레스는 평소 신앙을 통해 삶의 불안을 내려놓고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것을 건강의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다.
의학적으로도 신앙이나 영성 활동,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신체 건강과 수명 연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종교 활동이나 기도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얻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감소하고,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이 억제된다. 만성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신체의 염증 반응이 감소하고 면역세포의 확성도가 높아진다. 또한 혈압과 심박수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이 2000년부터 2022년까지 발표된 9500여 편의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기적으로 종교·영성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우울증과 자살 위험이 낮고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활동이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 만성 질환 위험을 줄이고 건강 수명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