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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까지 우리 ‘크로노스‘와 ‘우라노스‘는 영등포사거리 앞 3시 방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흑단목검을 허리에 차고 동전과 고무탄, 플라스틱탄과 전기탄을
넣은 조그만 가방을 점검하고 있었다. 성후와 지원이는 대화중이었고,
진영과 유나는 담배를 피우는 중이었다. 용국은 그들의 옆에서 지도를 한참
보고 있었다. 나도 초콜릿 바를 하나 꺼내어 먹었다. 옆에 있는 나라에게 한조각
주었더니, 나라는 웃으면서 맛있게도 받아먹고 있었다. 옆에는 여전히 무식한
야구방망이가 항시대기 중이다. 저걸로 도대체 지금까지 몇을 잡았을까?
나라는 조폭에 있었으니까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나라. 떨리지 않어?"
내가 물어보자 나라는 천진난만한 그 간판의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괜찮아요. 엠페러님 휘하에서는 진짜 조폭의 전쟁도 겪어보았으니, 이정도야
약과죠. 피튀기고 살벌한 실제 전선보다 여기가 그래도 낫지 않겠어요?
조폭들의 피튀기는 전쟁에 비하면 이거는 완전 애들 장난이져. 장.난."
나는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기에.
모두가 나에게로 다가왔다. 유나를 선두로 하여 진영,지원,유빈,성후, 용국님까지.
유나는 나에게 악수를 청하였다. 나 역시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를 해주었다.
갑자기 유명인사가 된듯한 기분이다. 뭐, 원래부터 소문은 자자했지만.
"좋은 작전, 고마웠다. 우리는 이제 너의 작전대로 하겠어. 아차. 그리고 너를
우리 다크프리즌의 작전사령관으로 임명할테니 앞으로도 많이 도와다오."
유나가 악수를 하자 진영도 한손에 톤파를 들고 푸른 특공복을 입은채 나에게
다가왔다. 그녀도 흥분되어 있는것 같았다. 전투 전의 설레이는 감정을 만끽하고 있었다.
역시 유나와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녀석들을 쓸어버리고 싶어 온몸이
근질대고 있을테니. 실제로 유나는 몸이 근질거려 담배를 피우는 것이다.
"우리 작전참모! 앞으로도 잘 부탁해! 우린 너의 작전에 따를게! 파이팅!
그런데 너도 싸울거니?"
작전참모는 뒤에서 작전지휘만 하는 것이 아니디. 나처럼 싸울수 있는
작전참모도 있다고. 과거 중국의 춘추시대때 오나라의 병법가이자
「손자병법」의 저자인 손자(孫子)처럼. 그는 자신이 조련한 오나라의
군대를 직접 이끌고 초나라를 쳐서 항복을 받아낸 인물이다.
나도 그런 타잎이다. 전략도 짜고, 싸우기도 하고.
"당연하지. 이래뵈도 나는 독일에서 무술을 많이 배웠거든. 여기 이 목검이랑..
여기 쌍절곤만 있으면 충분해. 아차차.. 동전도 많이 챙겨왔으니까 걱정마."
진영은 믿음직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의 등을 토닥토닥거려 주었다.
그녀의 강철 톤파 2개가 달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성후와 지원, 유빈과 용국님도 나에게 와서 격려의 말을 건네었다.
먼저 성후가 나에게 와서 음료수를 한 캔 던져 주었다. 나는 그 캔을 받고
바로 마셨다. ‘컨피던스‘이다.
"후훗, 역시 나의 친구다. 역시 머리가 좋구나. 앞으로도 우릴 많이 도와줘.
그리고, 친구로 계속 남아 줄거지? 잘 싸워보자. 먼저 쓰러지기 없기다?
누가 몇마리 쓰러뜨리는지 내기할까? 지는쪽이 술 사주기로."
나는 성후에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성후도 꽤나 잘 싸울거 같다.
그래도.. 나에게 내기를 건 것은 좀 무모할텐..데?
"야아. 누님. 아까의 열변은 대단했어. 어쩜 이 이쁜 얼굴에서 그런 대사가
나올수가 있었을까? 똑부러지면서도 아름답고... 당차면서도 귀여운... 크으...
어쨌든, 누님, 존경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지원이 이녀석은 고개까지 숙인다. 보는 내가 뭐라고 할수가 없었다.
그걸 본 유빈이 녀석의 머리통을 후려치고 달려나와서 할 말을 내뱉는다.
귀공자같은 그의 풍모가 달빛에 비치자, 한층 더 멋지게만 보였다.
가끔 나오는 주책스러운 행동만 고치면 스페셜리스트급 카사노바인데..
"후우.. 역시, 처음 봤을때부터 에삿인물이 아닌줄 알았다니까. 이쁘고..
머리 잘돌아가고.. 완전 퍼펙트잖아.... 좋았어. 난 당신을 놓치지 않겠어.
오늘 당신 옆에서 싸울거야. 아무도 당신을 공격하지 못하게 해주지.
날 믿어. 자신있으니까. 내 옆에만 있으면 안전할거야!."
날 지켜주겠다?...우째 그말은 내가 해야할 말인듯 하다?
호언장담하긴.. 너나 잘하세여. 난 자신있으니까.
그래도 이렇게 말해주니 참으로 고마울 따름이다. 이녀석이 왜 인기있는지
이제야 알것 같았다. 외모와 성격과 매너의 삼박자가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후우.. 서쪽에는 이런 뛰어난 인재가 있어서 좋겠구나. 우리 동쪽에는
언제 그런 인물이 나타날까? 나는 유나가 참 부럽구나."
동쪽 레인보우의 총장인 조용국님이 땀을 닦으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손에는 각목이 하나 들려 있으며 옷차림은 가벼운 캐주얼이다.
어느 조폭 영화에서 가끔 나오는 미남자 스타일. 5:5로 가르마를 넣어 띄운 머리가
참 인상적인, 나보다 1년 선배이다. 그의 동쪽 부대 대부분은
지금 송파에서 상대를 맞아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기에, 그가 필두가 되어서
약간의 원군밖에 보내지 못한 것이었다. 그래도 총장이 직접 나선 덕분에,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감사했다. 처음에 그가 따끔한
연설을 해주지 아니하였으면 주화파에 이끌린 다크프리즌은 맥없이
항복하였을지도 모르니까.
"뭘요. 감사합니다. 용국님이 아니었다면 우린 벌써 무너졌을테니까요.
오늘 잘 싸우세요. 파이팅입니다."
용국님은 뒤돌아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선망의 눈길까지
새겨져 있었음을 나는 알지 못하였다.
용국은 뒤돌아 친구와 얘기하는 ‘프린체신‘ 을 살며시 바라보았다.
"후우. 예의바르기까지 하구나.... 정말인지..프린..체신."
같은 시각. 신대방 삼거리. 아군 2천5백의 전장이다....
투귀전대를 중심으로 한 다섯개 사단의 다크프리즌 병력은 숨어서
그들의 행로를 숨을 죽여 살펴보고 있었다.
"왔는가? 좋다. 작전대로 하자.. 놈들의 깃발은 무엇이냐?"
투귀전대의 톱인 고승철의 지시를 받은 부하가 깃발을 망원경으로 살펴보았다.
깃발은...피닉스의 불사조 깃발이 아니라, 타이거즈의 검은 호랑이 깃발임을
그는 확인하고 그의 상관에게 알렸다.
녀석들의 깃발에는 ‘다크프리즌 정도야 하룻밤만에!‘,
‘내일 아침 레인보우드림에서 집회를 열자!‘, ‘이유나를 노리개로 삼아 즐기자!‘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그들은 수적 우세만 믿고 벌써 이긴듯이
의기양양하게 걸어왔다.
"타이거즈입니다. 병력은 약 2천으로 추정."
"좋았어!"
그러자 고승철은 기다렸다는 듯이 봉을 빼어들고 전투준비를 외쳤다.
"가자! 적은 타이거즈! 목숨을 걸고 싸운다! 한놈도 살려보내지 마라!
우리를 침략한 댓가를 치르게 하기까지는 절대 쓰러지지 마라! 쓰러질려든,
내허락 받고 쓰러져라! 알겠나?! 자아!가자!"
그가 소리침과 동시에 모두가 길을 막고 포진을 형성했다. 그리고,
투귀를 중심으로 다크프리즌의 5개 사단이 동시에 타이거즈로 돌격했다.
불시의 습격을 받은 타이거즈 진영은 금새 혼란에 빠져버렸다.
도림천 앞. 썰렁한 공터가 있고, 물은 그저 말없이 빠르게 흘러가기만 한다.
여기에 다크프리즌의 3개 전대인 갓과, 인피니티, 무라바스가 포진중이었다.
그들이 만난 상대는 피닉스의 ‘저승사자군단‘ 이었다. 상대는 피닉스의 초정예
군단. 그들은 숨을 죽이고 저승사자군단의 행로를 살펴보았다.
이녀석들은 역시 엘리트답게 조심조심 주위를 견제하면서 걷는다.
"덮칠까요?"
한 부하가 인피니티 전투단의 헤드인 박상철에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박상철은 부하를 만류하였다. 자신은 작전에 따라서 그들이 도림천 중간 너머에
도달하여야 공격할 것이므로. 아직은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분명히 ‘프린체신‘
은 그들이 도림천 중간 다리를 건널때쯤 사이를 끊으라고 지시하였다.
5분을 기다리자, 모든 조건이 완료되었다. 그는 갓과 무라바스 사령관에게
신호를 보내고는 돌격을 외치고 선두에 서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맹렬히 달려갔다.
"돌격! 가랏! 싸그리 쓸어버려랏!"
그의 뒤로 그의 용감한 부하들이 역시 용감히 뛰쳐나갔다. 시위에서
풀려난 화살처럼..
신림사거리. 모든 가로등은 썰렁하게 몇개만 남아 약한 빛을 희미하게 밝힌다.
여기에 다크프리즌의 총병력 1천 8백이 상대가 오기만을 독사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작전총대장인 쿠레나이의 대장 ‘이수행‘은 각목을 들고 저 너머에 오는 피닉스의
5개 전대, 3천5백의 병력을 볼수 있었다. 분명 병력에는 이쪽이 밀린다.
그러나. 이쪽은 초정예부대인만큼 쉽게 당하지는 않는다.
이수행은 녀석들이 행군하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사거리에서 맞딱뜨렸다.
앞에서 잡담을 하며 걸어오던 피닉스의 전대장 ‘이백정‘과 라이온의
대대급 사단장인 ‘강소진‘은 의외의 출현에 당황하였다.
"아..아니? 이놈들은?! 서..설마 다크프리즌?! 이수행?! 이런 제기랄!
급습이다! 다크프리즌의 급습이다!! 전투준비!"
그러나 전투준비를 외쳐도, 전투준비를 하며 기다린 다크프리즌과 태평하게
무뇌식으로 걸어온 그들의 전투전개는 안 보아도 텔레비전이오,
안 들어도 라디오였다. 불시의 기습을 받은 연합군은 갈팡질팡 혼란에 빠졌다.
"쳐랏!"
이수행은 부하들에게 외치고 주먹을 들어 선두에 있던 녀석에게 강렬한
펀치를 한방 먹였다. 녀석은 볼썽사나운 비명을 지르고 날아가 자신들의
동료에 부딪혔다. 그 동료들이 도미노처럼 나가떨어진 뒤에야 그들은
정신을 차리고는 달려왔다. 그 앞에는 다크프리즌의 정예부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제 전투는 전개되었다. 성희의 지략에 따른 다크프리즌이 이길것인가?
아니면 힘만믿고 무턱대고 덤비는 피닉스 연합군이 이길것인가?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이제 달은 하늘 높이 떠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달 가운데서 걸어올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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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실분은 쓰세여.. 나도 이렇게 한가하게 살았으면..
지금은 주인공의 써클인 '다크프리즌'과 적대써클인 '피닉스'의 싸움이 진행되는
중입니다. 주인공의 전략이 잘 드러나게 쓰고는 싶지만.. 과연...
그리고. 전투후에 동생 나옵니다. 아마도.. 나라와 콤비가 될듯 합니다.
일본도와 카드의 궁합이라. 잘은 맞을지 모르겠군여
첫댓글 오늘시험끝나서기분전환으로보는데재밌어요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또 오세여
전쟁끝나고 나오나요?기대됩니다.또 나라와 사마천인가? 요렇게 셋이 실력이 궁금합니다.성희 실력이야 앞에서 맛베기만 봤어도 어느정도의 실력인지 간파할수있고요..참 그림 가져가도 되죠?
가져가세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