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교회의 특성과 회중정치제도

[박석홍]

침례교회의 특성과 회중정치제도

20765001 길영환

개신교는 로마 카톨릭과 동방정교회에 비해서 그 다양성의 정도가 보다 심하다. 루터교, 장로교, 감리교를 비롯해서 성결교, 침례교, 오순절교, 구세군 등 세계의 역사상 존재하는 개신교 교파는 무수히 많다. 게다가 각 교파는 또한 여러 교단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이 밖에도 여러 교파운동이 기독교의 이름으로 무수히 존재했었고, 또한 현재에도 존재한다.

그 중 침례교는 루터의 교회개혁 이후 개신교의 여러 교파들에 비해 비교적 일찍이 출현한 교파이다. 침례교는 신약의 본질적인 원리를 지키는 교회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원형적인 교회로서의 신약교회의 신앙을 전승하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침례교회를 특정짓는 타 교단과의 다른 특징들을 살펴보고 그 중에서 회중정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침례교회의 특징

1) 의례적 측면

(1) 신자의 침례

침례교의 첫 번째 특징은 침례의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교단과의 구분에 대한 방법일 뿐 침례에 대한 초기의 관심사는 침례의 방법이나 혹은 어떻게 침례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아닌 침례의 주체 다시 말해서 “누가” 침례를 받는가였다. 침례교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오로지 신자들로 구성된 교회였다.

침례는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거듭남의 체험이 있어야 하며 그리스도에 대한 자발적인 믿음과 헌신이 있을 때 침례를 통해 신앙을 고백하는 것을 강조한다. 즉 신자의 침례란 본질적으로 신자가 하나님과 교회를 향한 서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으로 하나님과 교회가 그 신자와 체결하는 언약인 것이다.

방식에 있어서의 차이는 다른 교파들은 주로 물을 뿌리는 방법에 의해 세례를 주고 있는 것에 비해 침례교는 아예 물 속에 담그는 방법을 통해 침례를 주고 있다. 침례교에 의하면 중세까지 모든 교회는 대체로 침수침례를 행하였다. 다만, 물이 귀할 경우에만 물에 들어가는 대신에 물을 붓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

그러나 1311년에 개최된 라벤나 회의는 관수례가 로마가톨릭교회의 유일한 세례 방법이며 침수침례는 이단이라고 결정하고, 침수침례를 행하는 자들을 사형에 처하도록 하였다. 17세기 초 침례교인들은 침수례보다 관수례를 더 많이 시행 하였다. 17세기 중반에 이후부터는 대다수 침례교인들은 침수례를 행하였다. 그 뒤부터 침수침례는 침례교의 가시적인 첫 번째 특징으로 지적되어 왔다.

침례교는 침수침례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믿는 자들만이 침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침례교에 의하면 신약교회는 믿는 자들만이 침례를 받았으며, 믿는 자들만이 구원을 받았다. 침례 때 물에 들어가는 것은 죽음을, 물에 완전히 잠기는 것은 장사 지냄을, 그리고 물에서 나오는 것은 부활을 의미한다. 그런데 만약 믿지 않는 사람이 침례로 인해 몸이 물에 잠겼다면, 그것은 물에 젖지 않은 죄인이 물에 젖은 죄인으로 바뀐 사실 이외의 다른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침례교는 모태신앙을 인정하지 않으며, 유아세례를 거부하고 있다. 국가 교회에서 교회 회원권과 관련해서, 모든 신자의 자녀들까지 세례를 주어 교회의 회원으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지만 정교분립의 침례교단에서는 어린 아이는 자기의 믿음을 보여 줄 수 없음으로 유아세례는 의미가 없다. 또한 세례가 구원의 길이 아니기 때문에 유아세례를 인정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침례교인에게 침례는 구원을 받기 위한 필수 조건이 결코 아니다. 침례는 죄를 씻지 못한다. 따라서 죄를 씻기 위해 침례를 받는 것은 의미가 없다. 침례교는 믿음이 있는 사람이 침례를 못 받았다고 해서 구원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침례교는 침례를 상징적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침례교인은 구원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침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침례란 각종 특권과 책임이 동반되는 그리스도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2) 주의 만찬

침례교는 침례가 교인권의 시작이라면, 성찬식은 교인권의 점검이라고 생각한다. 신학적인 의미에 있어서 언약과 기념이라는 과거적 의미, 감사와 교제의 현재적 의미, 하나님 나라와 그리스도의 오심의 미래적 의미, 그리고 복음증거라는 통합적인 의미로서 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침례교는 아무리 기도를 해도 떡은 떡 그대로, 포도주는 포도주 그대로 남아 있다고 믿으며, 성찬을 이와 같이 은유적 표현으로 보는 견해가 바이블에 가장 가까운 견해라고 생각한다. 가톨릭의 화채설이나 루터의 공재설, 그리고 칼빈의 영재설 입장과는 비교된다.

2. 교리적 측면

1) 성서의 권위

침례교 신앙의 첫 번째 원리는 성서중심주의로써 성경무오설을 지지한다. 침례교인들은 성서를 자유롭게 연구하고 그것에 복종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침례교인들은 “성서의 사람들”이라는 별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침례교는 성서를 해석하는 기준은 그리스도이고 그리스도의 메시지는 신약성서 안에 포함되어 있다.

침례교는 성서에 다가갈 수 있는 자유와 해석의 자유를 주장한다. 또한 성서를 정적이기 보다는 살아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침례교인들이 성서해석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신조주의를 반대하고 개인의 신앙고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서를 해석함에 있어서 문자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왔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성경이 성경의 가장 훌륭한 주석임을 강조하며 직접진술의 원리를 사용하고, 문맥의 전후관계를 잘 살피고, 어원을 통한 연구를 통해 해석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침례교인들에게 있어서 성서는 도덕적인 의무와 신학적인 믿음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최종적인 권위로 여기고 있다. 그들은 성서를 해운을 가져오는 부적이나 신령한 점괘, 또는 예배와 숭배의 대상이 되는 주물로 바라보지 않는다.

성서를 읽고 공부하고 묵상하고 전파와 가르치는데 힘을 쓴다. 그리고 성서를 믿고 훈계와 계명에 순종한다.

2) 비신조적인 사람들

침례교인들은 결코 신조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신앙고백을 해왔던 사람들이다. 이는 침례교인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신앙의 내용을 분명하게 주장할 수 있었던 신앙의 주체성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침례교인들은 어떤 특별한 신조나 신앙고백에 얽매이거나 속박을 받지 않았다. 신앙고백이 신조화 되는 것을 경계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침례교인들이 신조를 가지지 않은 이유는 첫째로 어떤 교리적 진술로도 행함과 신념에 대한 성서의 명령을 적합하게 요약할 수 없기 때문이고, 둘째는 신조로 규범을 만들면 그것에 맹종하도록 강요하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용복 교수는 말하고 있다.

또한 신조를 반대하는 이유로 첫째 침례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개인적 경험이 신앙의 기초라 믿기 때문이며, 신앙이란 인격적인 것이지 명제적인 것이 아니라고 믿으며, 셋째로 신자의 제사장직을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경이 모든 문제에 대해 충분한 지침이 되며 궁극적인 권위가 된다고 믿는다.

신앙고백이 신조가 되면 네 가지 특징이 나타나는데 첫째, 신앙고백의 내용을 고정된 틀에 가둠으로써 우리의 신앙을 경직케 하는 형식성이다. 둘째, 신앙고백이 자신의 믿는 바를 넘어서서 다른 사람의 신앙을 통제하는 강제성이다. 셋째, 신앙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성이다. 넷째, 신앙고백에 성서보다 높은 권위를 부여하는 우위성이다.

침례교는 대체로 웨스트민스터문답서와 필라델피아신앙고백서를 지지하다가 1925년에 가서야 일반적으로 ‘뉴 햄프셔 신앙고백(New Hampshire Confession)’으로 알려져 있는 신앙고백서가 남침례교 총회에서 신앙고백을 채택하는데 기초가 되었다. 남 침례교는 1962년에 이르러 이 ‘뉴 햄프셔 신앙고백’을 수정, 보완하여 ‘침례교인의 신앙과 메시지’라는 신앙고백을 채택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침례교는 이 신앙고백서가 최종적이며 오류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며, 만약 새로운 상황이 도래한다면 적절한 시기에 이 신앙고백서를 수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침례교인의 신앙과 메시지’가 미국 남침례회라는 침례교의 대표적인 교단에서 채택된 신앙고백서라고 해서 이 신앙고백서를 모든 침례교 교단이 승인할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3) 개인의 종교적 경험

침례교 신학은 타인의 신학체계나 주의를 합리주의적으로 관찰하고 조직하는 것보다는, 개인에게 체험되고 확신된 성서적 의미와 체계화라는 개인의 체험을 우위에 두는 신학적 방법론을 발전시켰다. ‘선체험 후설명’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 여기서 신자 침례와 교회회원권 개념이 나오고 유아세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한편, 침례교는 신과의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소통과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신과 올바른 관계를 수립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침례교 내부에는 다양한 신앙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내재해 있다. 따라서 칼빈주의나 알미니안주의 등의 여러 형태의 신학적 양상이 서로 공존할 수 있다. 영국의 초기 침례교는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알미니안주의를 지지하는 일반침례교와 극단적 칼빈주의를 따르는 특수침례교로 양분되어 전개되었다. 그러다가 일반침례교 내에 온건한 칼빈주의를 토대로 한 복음적인 침례교 교리가 출현하게 되어 18세기말에 일반침례교와 특수침례교가 통합될 수 있었다.

침례교에서 교회란 다양한 형태의 신앙을 가진 서로 다른 신자들이 함께하는 공동체이다. 획일적인 고백은 없다. 장점은 다양성이지만 단점으로는 극단적 개인주의나 이기주의로 나아갈 수 있다 따라서 교회는 어디까지나 공동체로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이것을 통제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주권을 통한 성서해석에 있다. 그리고 전통적인 신학이나 교리가 무시되어서도 안 된다.

3. 대사회적 측면

1) 교회와 국가의 분리

침례교회에 있어서 “정교분리”의 원칙은 종교의 자유를 위한 기본 조항에 해당한다. 침례교는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로마 가톨릭은 물론 여타 개신교 교파들과 대비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침례교는 회중의 권한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회중교회와 비슷한 측면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침례교는 회중교회가 국가의 통제 아래 있으려는 것과 달리 국가가 교회에 대해 그 어떤 통제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회중교회와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종교의 자유는 침례교 선조들이 국가로부터 부당한 일(벌금형, 공개태형, 감옥형, 추방형 등)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획득해낸 자유다. 개신교와 가톨릭 양측은 침례교회에 박해를 가했다.

정교분리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국가와 공존하기 어렵다. 국가 교회를 반대하는 것은 국가가 특정 종교에 세금혜택을 주거나 국고로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국가는 교회에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 또한 이것은 국가가 종교의 문제를 간섭할 수 없다는 원리이므로 국가가 교회내의 종교적 문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교분리가 국가와 교회사이의 무관계성이나 상호배타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와 교회는 상호 책임이 있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나 국가의 행정에 대한 선지자적 비판을 하는 것은 일종의 선지자적 사명이다. 하지만 교회가 국가의 일을 간섭하거나 감독해서는 안 된다.

4. 조직적 측면

1) 전신자 제사장 원리

모든 신자는 하나님께 다른 사람의 중재 없이 단독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릿도인은 누구라도 하나님께 즉시, 평등하게, 충분하게 나아갈 수 있다. 또한 우리의 대제사장 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제사장직을 우리와 공유하신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봉사할 새로운 제사장직분이 그리스도인들에게 부여된 것이다.

이 원리는 교회와 신자간의 원리에만 적용되는 것뿐만 아니라 신자들이 서로에 대하여 제사장이라는 것이다. 모든 신자가 교회의 사역에 마치 배의 승무원처럼 사역한다. 따라서 사역에서 모든 것이 공유되어야 하며, 사역은 단지 전문가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교회에서 자신의 사역을 가진다. 모든 신자들은 사역에 있어서 자기 위치가 있다.

그리고 이 사역에는 어떤 성직 계급도 없으며, 다만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각각의 은사를 받아 다양한 사역으로 섬기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그분을 영화롭게 하고 교회를 세우게 된다.

종교는 개인적인 것이지만 결코 사적인 것은 아니다. 개인적이라고 고립되어 혼자 사는 것이 아닌 신앙공동체의 일부가 되어 서로에게 의지하여 다른 사람들로부터 능력과 지도를 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사역은 종의 형태를 취하며 나아가야 한다.

2) 지역교회의 자율성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인 성도들의 모임이다. 각 몸은 그 자체로 독립적이며, 각각의 몸들이 집단을 형성하지만 그 집단이 각각의 몸을 지배하거나 통치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교회 하나하나가 모두 동등한 입장에서 자율성을 가진다.

개교회의 독립운영은 침례교 제도의 장점으로 언급된다. 신약성경에서 예루살렘 교회도 모교회이기는 했으나 다른 교회들을 주관할 생각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행 15:1, 22-29) 원조를 주고받는 관계이기는 했으나 예속적인 관계는 아니었다.

각 개교회의 상호간의 교재는 있지만 그 교재는 통치적 권한을 갖는 교회의 결합이 아니며 일종의 조언적 기능을 갖는 조합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독립성과 자율권을 주장함과 동시에 자발적인 협동의 방식을 취해왔다. 지방회나 주총회, 전국총회 침례교 세계 연맹도 지역회원을 관할하는 어떤 권위도 갖지 못한다. 회원들은 이 모든 조직에 자원하여 참석할 뿐이다.

그러나 각 교회들은 홀로 독립할 수 있는 것보다 협동 사역을 함으로써 다른 침례교회들로부터 힘과 도움을 서로 얻을 필요가 있다. 이 협동이 각자의 부담을 견디고 다른 교회의 승리를 함께 기뻐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역교회에서 자율성이 제대로 지켜지기 위해서는 회중정체, 자원주의, 협력사업의 이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상관관계가 있어서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배제하거나 무시하면 지역교회의 자율성을 제대로 실천하기 어렵다.

3) 직제 문제

침례교인들은 신약성경에 오직 두 가지 직분 목사와 집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침례교는 장로교에서와 같은 3직분론을 거부하고 오직 신약성경의 교회가 교훈하고 있는 대로 교회직분에 있어서의 목사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또한 장로교회에서처럼 평신도 지도자를 세우지도 않을뿐더러 목사직의 권위적인 측면을 부정하고 은사적인 면에서의 직분임을 강조한다.

또한 침례교회의 목사직에 대한 입장에 대하여 교회의 유력한 성직자단에 의해 안수를 받는 것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으며 목사 후보생 자신이 순수하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증거하고 그의 준한 행동과 은사가 나타날 때 그 지교회의 승인을 받아 안수를 받고 복음의 사역을 위해 따로 구분한다고 Edward B. Cole은 언급하면서 회중에 의해 인준된 목사직을 강조한다. 목사로 세워지기 위해서는 그 소명과 은사가 개교회의 회중에게 먼저 인정되어야 하는 교회의 자치를 강조하며, 안수에 관한 모든 절차도 개교회가 이행하므로 안수를 하고 안하고의 권한이 철저히 개교회에 있다.

침례교회에서 인정하는 또 다른 성경적인 직분이 집사의 직분이다. 집사의 직분에 관해서는 사도행전 6장의 원형과 디모데전서 3장의 정의를 그대로 수용한다. 침례교는 집사의 직무를 규정함에 있어서 교회의 행정적인 면들과 교회의 재정과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교회의 사무직으로 봉사하는 교회의 유일한 직분으로 인정한다. 구제 등의 봉사하는 일과 전도하는 일, 가르치는 일, 예배를 돕는 일등을 수행하여 교회의 사역을 돕는 것이다.

집사의 선출과정도 딤전 3장 1-13절의 내용에 준하고 개 교회가 일정한 기준에 합한 사람이면 그 교회의 회중들이 투표하여 교회가 정한 소정의 행정 절차에 따라 선출하는 것이다.

이같은 교회 회중에 의한 직접 선출은 회중에 의한 교회 자치를 강조하는 침례교회의 이상을 잘 표현한 것이며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신약성경의 원리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4) 회중정체

침례교인들은 회중정체를 따른다. 이는 개개의 회원들이 성령의 인도하심 아래서 모든 회중이 동등한 권위를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침례교회는 역시 회중정체를 구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서 민주적 과정을 통하여 운영되는 자율적인 단체로서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반 행정들이 계획되고 집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침례교회가 회중정체를 강조하는 것은 운영의 방식에서 효율이나 편리함 때문이 아니라, 본질적인 이유, 즉 은사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전 회중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의 분별력을 신뢰하는 것이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고 James McClendon은 천명한다.

이러한 회중정체의 밑바탕에는 전신자 제사장 원리와 중생한 교회회원의 원리를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원리들을 믿고 받아들이는 침례교인들은, 자신들이 성령의 인도 아래 있는 회원으로서 교회를 통치하는 주체 세력임을 인정한다. 따라서 침례교회의 행정은 교회를 구성한즉 교인 전체가 이를 행한다. 개교회는 어떠한 다른 교회적 기관에도 예속되지 않으며, 다만 침례교회에 공통되는 상호 권고 및 협동을 지지 인정한다.

회중정체는 교회의 운영권이 한사람 혹은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에 대한 보호막을 제공한다. 신약교회에서도 최종적 결정은 어느 특정계급이 내린 것이 아니라 온 교회가 함께 내렸다.(행15:22)

그러므로 침례교회는 회원들에 의해 독자적이면서도 자치적으로 그 행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예들로서 목회자가 그 자리가 비었을 때는 언제든지 회중들의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교역자가 초빙된다. 지방회나 총회는 지역교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을 뿐이다. 집사도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숫자만큼을 투표로서 선출한다. 교회는 각종 위원회를 필요에 따라 조직하고 회원들의 좋은 의견들을 행정에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회중들의 중지를 모아 교회의 목적과 목표를 온전히 달성하기 위해서 교회의 맹약을 제정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한 규약과 시행세칙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침례교회 행정 원리를 적용한 교회행정으로 사무처리회가 있다.

침례교회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회중정체에 입각하여 교회 회원들이 참여하고 교회 발전과 부흥을 위하여 기회를 항상 부여해야 한다. 그러므로 모든 교회회원들이 참여하여 교회의 부흥 발전을 위하여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며, 좋은 의견을 제안하고 그들의 재능과 은사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침례교회의 최고회의, 결정기관인 '사무처리회'이다.

신약교회의 이상은 교회의 모든 회중들이 각자 성령 안에서 감동을 받아 깨달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책임성 있는 봉사와 협력으로 하나님의 공동선을 이루어 가는 것이다. 가룟 유다를 대신 할 사도를 선출한 경우나 예루살렘교회에 구제의 과업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일곱 명의 일꾼을 선출한 경우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교회회중의 질서 있고 분별력 있는 활동들은 교회의 사업이 어떻게 성취되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무처리회의 회원 자격요건은 교회의 교회회원들로 구성된다. 교회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구원받은 믿음, 둘째는 신앙고백으로서의 침례, 마지막으로는 교회회원 책무에 대한 헌신의 약속으로서의 등록이다. 물론 다른 교회로부터의 이적이나 신앙의 진술로도 교회 회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에도 위의 세 가지 요건은 충족되어야 한다.

교회사무처리회는 항존하는 기구, 즉 한 기관으로서의 성격보다는 사안이 있을 때 전교인 회중의 토의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필요한 회무를 위하여 모이는 총회로서의 기능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총회의 필요성과 가능성은 항상 있는 것이기에 사무처리회 임원들은 늘 필요한 활동을 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회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의장, 부회장, 서기 등의 필요한 임원들을 둔다. 의장은 통상 담임목회자가 담당하기도 하나 의사진행의 객관성을 위해 매년 의장을 선출하기도 한다. 부의장은 목회자가 아닌 집사(안수집사) 중 한 사람이 담당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의장의 유고시 또는 의장에 관련된 사안을 다룰 때, 회무를 진행한다.

사무처리회 시기는 교회의 형편에 따라 달라지지만 분기별로 한 번씩 정기적으로 갖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는 교회협의회의 소집 동의 등 교회규약이 정하는 바를 따라 회의가 소집될 수도 있다. 사무처리회는 최소한 일주인 전에는 공적으로 소집 사실이 선포되어야 한다.

교회 사무처리회는 교회 회중의 행정적 결정을 위한 최고의 권위를 갖는 모임이다. 교회 사무처리회에서 다루어져야 할 안건으로는 교회규약이 정하는 바를 따르나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 교회의 목회자 청빙 등 인사에 관한 사항. 교회의 중요 사업계획 및 예산 결산에 관한 사항, 교회회원의 회원권에 관한 사항, 교회의 재산 관리 등 법적인 처리에 관한 사항, 지방회나 총회 가입 등 다른 교회들과의 협력관계에 관한 사항, 추천, 포상, 문서 작성 등 교회 이름으로 행하는 행위에 관한 사항, 기타 교회의 사업과 운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사항 등이다. 사무처리회의 안건은 교회협의회에서 심의된 후에 상정되는 것이 통상관례이다. 안건 상정에 관한 규약을 정할 수도 있다. 회무 진행 중 갑작스럽게 안건이 상정되는 것은 충분한 연구와 토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졸속 결정의 우려가 있으므로 피해야 할 것이다. 미리 안건을 발표하여 회원들로 하여금 기도하며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사무처리회의 운영은 은혜롭고 지혜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사명을 성취하기 위한 모임이기에 경건하게 참석해야 한다. 회원들은 사람을 의식하지 말아야 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 결코 인간적인 소욕을 따르거나 세상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임원들은 회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기도함으로 준비하고 성령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교인들의 자유로운 토의와 결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분별되도록 인도하심 가운데 교인들의 자유로운 토의와 결의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분별되도록 인도해야 한다.

이러한 좋은 제도가 올바로 정착되어 '몸과 지체'에 비유될 만한 '교회와 교인'간의 관계를 유지하려면 몇 가지 필수 조건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첫째는 사무처리회를 통해 각자의 의견이 골고루 개진되고 민주주의적인 합의를 도출하며, 합법적으로 결의된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가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인들이 예배, 성경공부, 기도 모임등 교회의 기본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두 번째는 교회행정에 대한 교육이 모든 교인을 대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행정원리에 대한 정보가 몇몇 특정인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효과적으로 회중정치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교인들 사이에 교회의 신앙정신과 교회철학에 대해 동일한 인식과 인정이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침례교회는 사무처리회를 통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참된 회중정치가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의 행사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 결정한 것을 자신의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책임있게 실천하는 의무의 이행까지도 포함함을 기억함으로서 하나님의 다스림 아래서 두렵고 떨림으로 사무처리회의 모든 회무를 이루어가야 할 것이다.

맺음말

지금까지 침례교의 특징들 중 신자의 침례와 주의 만찬, 성서의 권위, 비신조적인 사람들, 개인의 종교적 경험, 교회와 국가의 분리, 전신자 제사장 원리, 지역교회의 자율성, 직제 문제, 그리고 회중정체에 대해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러한 특징들은 대부분의 개념이 상호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서로 조화를 잘 이루어 오늘날 우리의 현장에서 질서와 균형있게 활용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개혁하고 비판하는 자세로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잘된 것은 계속 이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침례교의 장점은 약점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특징의 이상들은 우수하지만 그것을 실천 적용하는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본래의 정신들과 장점들이 묻혀 버릴수 있다.

성서주의의 경우에서 보면 성서해석의 자유와 신앙고백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기독교 교리의 모호성을 낳을 수 있다. 지역교회의 자율성에 있어서도 협력의 체계가 독재적 운영이나 회중정치와 협력사업을 활성화 할 수 있지만 교회의 이기주의로 인해 깨어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신자 제사장의 원리는 자칫 교회 리더십에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개인의 인격적 종교적 체험에 있어서도 지나치면 주체적 체험에 빠지기 쉽다. 국가와의 문제에 있어서도 편협성에 빠지면 탈정치적 성향 내지는 정치적 문제에 대한 무관심이 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정신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좋은 그릇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침례교인으로서의 자질을 연마해야 할 권리이자 의무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배우고 고치고 지켜나가려는 의지와 더불어 기본에 충실한 신앙의 삶이 병행된다면 침례교인 다운 모습이 아닌 진정 자유함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는 교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