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케이프타운 사람들은 럭비에 푹 빠져있다
어제 개막식을 시작으로 뉴질랜드에서 벌어지고 있고 지난 월드컵때 남아공이
우승하여 케이프타운 전 시가지가 들썩 거린적이 있는 스포츠 럭비…
평상시에도 남아공과 뉴질랜드 럭비팀이 경기하는 날은 팝이 아주 시끄럽다
케이프타운에 사는 백인들이 가장좋아하는 스포츠가 럭비다
거의 모든 학교 운동장에 럭비 골대가 있고 매 학년마다 럭비팀이 있을 정도로
열광적이다. 거리에서나 티비 아나운서 하물며 대통령까지 이나라 럭비대표팀
유니폼을 공식석상에 입고 나타날 정도다. 스프링복이 대표팀 이름이다
남아공 럭비팀이 또한번의 우승을 기대하며 뉴질랜드 현지 한인 기사를 싣는다
축구에 비해 럭비의 약점 중 하나는 럭비강국과 약체국의 수준 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수 많은 이변이 있을 수 있는 축구월드컵에 비해, 실제 럭비월드컵을 우승할 만한 전력을 가진 팀은 참가국 중 불과 5팀 이내로 압축된다고 하겠다.
이는 1987년 이후 역대 우승국이 총 4개국(남반구 3개국인 뉴질랜드, 호주, 남아공 그리고 북반구의 영국)뿐이라는 사실로도 뒷받침된다. 각 팀 선수가 무려 15명이라는 숫자적인 측면과 럭비경기 자체의 무척 조직적인 성격 때문에 이른바 “내용면에서는 이겼지만 경기에는 졌다”라는 이유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잘 통하지 않는다.
올해 월드컵의 우승국 역시 남반구 3개국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내 가슴은 그것이 바로 올 블랙스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참고로 IRB(국제 럭비연맹)의 8월말 기준 1-5위까지의 세계랭킹은 뉴질랜드, 호주, 남아공, 프랑스, 영국의 순서다.
조 편성을 소개하며 각 조별 예상 및 우승까지의 예상 경로를 그려 본다. 총 20개 참가국은 각 조 5개국씩 4개조로 편성되어 팀 당 4경기의 조별 리그 경기를 펼치고 각 조 상위 2팀 즉 총 8팀이 한번 패하면 곧장 떨어지는 Knock-out 단계로 진출한다.
내 예상은 A조에서는 뉴질랜드, 프랑스가 1,2위로 B조에서는 영국, 스코틀랜드 (혹은 아르헨티나)가 C조는 호주와 아일랜드 끝으로 D조에서는 남아공과 웨일즈 (혹은 사모아)가 준준결승에 진출할 것으로 본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뉴질랜드의 발목을 잡았던 프랑스와 같은 조에 편성된 것은 올 블랙스로서는 차라리 큰 행운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대진표상 조별 경기 이후에는, 두 팀이 모두 결승에 오르기 전까지는 중간에 다시 만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부담 없이 치르는 조별 경기에서 반드시 1위로 준준결승에 오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만에 하나 A조 2위로 올라가면 아래 예상 진출 경로에서 보듯 준준결승 상대가 껄끄러운 전통의 강호 영국이 되고, 준준결승을 이긴 뒤의 준결승 상대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호주가 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개막전인 9월 9일의 통가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6일에는 일본, 24일에는 프랑스 그리고 10월 2일에는 캐나다와 조별 경기를 한다. 그 중 프랑스와의 경기는 전체 조별 경기를 통틀어 최고의 빅매치가 되겠지만, 다른 팀들과의 경기는 최소 수십 점 이상의 점수 차가 날 수 밖에 없는 싱거운 경기가 될 것이다.
일본은 꾸준히 월드컵에 참석했지만 1991년 짐바브웨를 상대로 한번 이겨본 것을 제외하고는 별 성과가 없고, 1995년 올 블랙스에게는 145대 17로 패한 적도 있다.
캐나다 역시 매번 참석 했지만 1991년 준준결승 진출 이후 내세울만한 기록이 없다. 올 블랙스 출신의 키위가 2008년 이후 대표팀 감독이다.
한편 남태평양의 통가는 그 우수한 신체조건으로 조나 로무 같은 수 많은 좋은 선수를 뉴질랜드에 공급하면서도 막상 15명의 좋은 한 팀을 만들지는 못한다.
현재 통가의 감독 역시 왕년의 올 블랙스였으니 A조의 5개 참가국 중 일본, 캐나다, 통가의 3개국 감독이 올 블랙스 출신이라는 사실. 더 재미있는 것은 막상 현 올 블랙스의 감독 그라함 핸리는 올 블랙스가 아니라 학교 선생님 출신이라는 것이다. <양정석 스포츠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