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정아!
누가 말햇던가? 세월을 유수와 같다고......
참으로 세월은 빠르지? 벌써 네가 시집와서 두 번째의 설날을 맞이 했구나.너희 세 식구가 도착 하지도 않았는데 난 벌써부터 우리 공주가 내 앞에서 그 예쁜 고사리 같은 손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이고 앙증맞은 발로 걸어 다니면서 재롱을 떠는 모습이 눈 앞에 선하구나.
난 너희들이 올 때 쯤이면 너희들이 와서 먹을 음식을 미리 다 해 놓고 다빈이가 오면 같이 놀고 싶단다.
금년엔 작년과 달리 이 집이 협소해서 고모들은 할머니 뵈러 시골로 가기로 하고 내가 낳은 너거들만 할머니와 여기서 자기로 하고 너희도 욱(차남)이까지 오면 너거 집에 가서 자고 설날 아침에 오기로 하고 준비를 해 오지 않았는데 욱이가 작은 설날 오다가 차에 문제가 생겨서 못 온다고 해서 내가 자고 있으라고 했는데 다빈이만 두고 너희 내외가 너희 집으로 가서 잘 준비를 다 해서 올때까지도 다빈이는 너무 잘 놀더라~~~
점잖은 너를 하는 짓이 많이 닮았어.
넌 하늘에서 내 며느리가 될려고 내려왔니?
얼굴은 물론 하는 일 마다 어찌 그리 천사와 같니?
난 참으로 며느리 福이 많구나.
난 마음 뿐이지 특별히 너에게 해 준 게 없는데 어찌 그리 사소한데 까지 신경을 썼니?
우리집에 오기 전날 마트에 있다면서 필요 한 게 없느냐고 전화로 묻고....
설날에는 할머니께, 다빈 할아버지께, 네 작은 시동생에게 용돈을 따로 주고, 아직 결혼 한 지 얼마 안되고 다빈이도 있어서 넉넉지 않을텐데, 번번히 기특한 일을 하는구나.
또 우야(막내아들) 에게 들으니 설 대목에 우야의 생일때 생일케잌을 부산으로 상품권을 보냈다더구나.
어미인 나도 그렇게까진 생각을 못 했는데 고맙구나. 내 아들의 생일을 챙겨 줘서.....
구정전에 식구들의 生日이 많아도 별 생각없이 여태껏 지내 왔는데 네가 내 며느리가 되고 보니 생일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게 쬐끔 미안 하데이.
11월에 막내생일,그 담에 울공주, 12월엔 다빈애비와 나, 글구 구정, 구정 지나면 연이어 다빈 할아버지 생일이고 보니 네가 정신적,육체적,경제적으로 삼위일체가 다 힘들재?구정 이튿날 차남(네 둘째시동생)이 버스를 타고 왔네.
역시 욱이에게도 네가 금일봉과 선물을 주고....
(직장생활 하는 시동생은 안 챙겨도 괜찮은데)
설겆이가 많아서 그냥 두고 친정에 가라고 하니까"어머니!저희가 갖고 갈 짐! 설겆이 할 동안 챙겨 주세요"
하면서 전혀 불평 없는 표정으로 마무리를 깨끗이 하고는 고성능 소독,탈취제라면서 온 집에 소독까지 다 하는 너를 보고 저절로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렇게 예쁜 며느리를 맞게 해 주셔서요" 가 나왔다.
조용하고,조신하고.늘 미소 지으면서 일도 잘 하고 울 다빈이도 너무 이뿌고 야무지게 키우고 마무리까지 그리 완벽하게 하는지 난 참으로 행복한 시어머니구나!를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단다.
이 세상에서 나에게 첫 번째의 며느리가 된 사랑하는 효정아!
우리에게 너무 잘 할려고 하지 말고 그저 너희들만 예쁘게 살면 우리는 그것으로 만족하데이.
때로는 살다 보면 서로 함께 잡은손을 놓고 싶을 때도 있을거야.
그래도 그때도 서로 잡은 손을 놓지 말고 참고 살고 나면 좋은날이 더 많데이.
다시 한 번 더 네가 내 며느리여서 너무 행복하고 글구 많이 사랑한데이.
늘 지금처럼 예쁘게 살거래이.
2016년 구정을 지내고....
또 한 명의 네 엄마가 된 시어머니(다빈 할매)가
첫댓글 선생님 예쁜 며느리 두셨네요
친딸처럼 이름 부르시고 좋은 시어머니 모습입니다 행복이 가득해 보입니다 매일 매일 좋은일만 있기 바랍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딸이 없어서 그 느낌은 잘 모르지만 모녀간에 쇼핑도
하고 목욕탕도 가고 손 잡고 다니는 것이 다 부럽고
돌아가신 엄마생각이 날때도 있답니다.
잘 지내세요.
다빈 할머니, 더할 수 없이 멋진 시어머님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