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전쟁은 업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업의 형성은 한생각에서 출발해요. 한생각을 잘 다스려야 해요. 작은 원망을 놓을 줄, 끊을 줄 알아야 합니다" 원불교의 최고 어른인 이광정(李廣淨.67) 종법사가 지난 21일 전북 익산의 총부 법무실에서 대각개교절(4월 28일) 88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대각개교절은 소태산(少太山.박중빈) 대종사가 일원(一圓)의 진리를 깨우치고 이 종교를 창건한 날로 원불교의 최대 축일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환경문제가 심각한데.
▲동서양의 인내천과 인본주의 사상, 계몽주의가 전개되면서 사람을 위해서는 다른 생명을 죽여도 된다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생명을 다 죽이면 어떻게 사나. 사람은 생물을 먹고 산다.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에 생명이 있다고 자각시키는 것이 환경운동이다. 원불교에서는 '처처불상 사사불공' 이라 해서 이 세상 모든 존재가 소중하다는 사상을 가르쳐왔다. 환경은 생존의 바탕이다. --원불교가 핵폐기장 건설에 반대하는데.
▲전기를 쓰고 살면서 핵폐기물 처리장의 건설을 시비하는 것이 미안하다. 그러나 나중에 어떤 피해를 유발할지 모르는 핵폐기장을 내륙에 건설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찬성하기 힘들다. 아무리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부정하고 또 부정해봐도 이것은 문제다. 어떤 섬을 찾아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이 문제를 놓고 국민토론을 했으면 한다.
--이라크전으로 인명이 죽었는데.
▲강자는 강자의 길을, 약자는 약자의 길을 제대로 못가 불행한 사태가 생겼다. 후세인이 아무리 못마땅해도 미국이 군사력 외에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나. 후세인도 정말 국민을 사랑한다면 국민이 죽을 줄 알면서 항전과 테러를 하라고 부추길 수는 없었을 것이다. 후세인이 자신이 저지른 업보에 값한 것 같다. 쿠르드족을 죽이고 작은 나라를 침범하지 않았나.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북이 스스로 함정을 파는 것이다. 북에 유익할 것이 없다. 대단히 염려된다. 북핵 개발로 입게 될 손해를 이북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국제사회 외면하고는 못살아 남는다. 북한이 고립될 일을 자꾸 한다. 전쟁은 업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업의 형성은 한생각에서 출발한다. 원망을 끊어버려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궁글리다보면 원수가 된다. 작은 원망을 놓아야 한다. 그러니까 한생각을 잘 다스려 망령된 생각을 그때 그때 풀어버려야 한다.
--신앙의 자세는.
▲신앙을 갖되 진리적 신앙을 하라. 진리의 원리에 맞춰 믿어야 한다. 맹신을 하면 원래 있던 합리적 지혜마저 마비된다.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현대사회가) 과학개발, 정치개발은 많이 이뤘다. 그러나 도덕성 개발은 하지 않았다. 도덕성을 개발해야 과학과 문명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자녀들에게 정신의 주체를 확립시켜줘야 한다. 무념에 빠지지 않고 항상 모든 일에 주의심을 쏟는 '유념'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어떤 일을 맡아도 제대로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