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우리나라 선거 사상 최초의 모바일 투표를 하자고 여당에 제안했다.
모바일 투표 등 전자 선거는 직접민주주의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이 얼마나 반갑고 위대한 소식인가.
이번 총선에서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준비 부족 등 여러 가지를 이유를 들어 반대하여 무산됐지만, 민주통합당은 자체 경선에라도 쓰겠다고 하여 전격 도입했다.
그러나 서둘렀다. 제도와 규칙을 완비하고 나서 실시해야 하는데, 아무리 뜻이 좋아도 절차가 나쁘면 그건 나쁜 것이다. 한명숙 총재의 리더십을 의심할만한 정도로 모바일 경선 준비는 엉망진창이다.
이번 경선에 이용될 모바일 선거인단 제도를 보면 직접민주주의는 커녕 돈선거, 조직선거를 획책하는 가장 나쁜 선거제도가 될 게 거의 틀림없다.
우리 용인 지역에서도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기 위해 각 후보들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새누리당 당원들에게도 손을 뻗치고 있어 이는 노골적인 역투표를 조장할 수도 있거니와, 선거인단을 모집하기 위해 뭔가 특별한 노력(금품 향응 등)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이상한 구조로 변해버렸다.
더구나 처인구는 현역의원의 경우 기존 조직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엄청난 프리미엄이 있고, 정치신인의 경우 모바일선거인단 한 명을 모집하는 것조차 힘들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중이다.
이번 민주통합당 모바일 경선 제도로 이미 광주직할시에서 모집책 한 명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적인 문제란 뜻이다.
이번 총선 본선으로는 가보지도 못하고 민주통합당 후보 중 다수는 검찰 수사를 받아야만 할지도 모른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보다 파괴력이 더 클 수 있다.
기흥의 경우에도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한다는 구실로 접촉하는 유권자들에게 특정 후보 사퇴설을 흘리고, 음해 공작을 하는 등 대단히 나쁜 현상이 횡행하고 있다. 당내 선거가 이 지경이면 본선에서는 얼마나 지저분할 것인가.
모바일 선거, 준비도 안된 걸 채 막무가내로 실시하는 걸 보니 <무작정 반대> <표만 되면 무슨 헛소리라도 하고 보는 포퓰리즘> 전력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 총선에서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 선거를 했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
지금 실시되는 모바일 경선 선거인단 모집은 민주통합당의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기 바란다.
한편 유권자들께서는 민주통합당 모바일 경선에서 양심을 팔지 말고 소신껏 투표하시길 권한다.
이 사람이 국회의원이 된다, 그러면 우리 지역에 어떤 도움이 되나 확실히 생각해 본 뒤에 하시기 바란다. 현역의원에게도 쫄지 말아야 한다. 뱃지 떨어지면 그저 그런 평민에 불과하다. 우리 국회의원은 우리 손으로 뽑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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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인 용인갑(처인구+기흥구 마북동,동백동)에 민주당 경선 후보로 출마한 조재헌 씨의 낙선기다. 모바일 경선을 치른 소감문인데 모바일 선거의 가능성과 우려가 다 함께 나타나 있다. 용인 지역 경선 결과는 3월 11일 오후에 발표되었다. 용인갑은 우제창 후보가 조재헌 후보를 누르고 , 용인을은 김민기 후보가 윤승룡 후보를 누르고 각각 민주통합당 후보로 확정되었다.
<직접 가서 보기>
두 달 반 긴 여행을 다녀온 뒤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
- 용인갑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조재헌
1월 초 선거사무실을 연 뒤 1월 9일 예비후보 등록, 그리고 각종 행사장과 장터를 누비며 명함을 돌리고 인사를 나누고 쉼 없이 달려온 지난 시간들.
체감온도 영하 20도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뒤로 커다란 표지판을 걸치고 새벽 출근길 인사를 하며 시민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는 지금 이 순간.
정말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느낌입니다.
출근길 대로변에 서 있던 나를 보고 시내버스 창문을 열고 소리질러 응원해주던 친구, 아침 일찍 문 연 가게가 없어서 따뜻한 커피 한 잔 사주지 못해 미안하다던 어느 아주머니, 아들 친구라며 반갑게 다가와 안아주시던 어머니, 상대당이지만 추운 날 사거리에서 만나 다정하게 사진을 함께 찍은 새누리당 박재우 후보...
용인의 자존심을 되살리고 구태정치,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롭고 신명나는 정치를 펼치겠다고 다짐하며 시작한 선거운동이었습니다.
돈도 조직도 없는 저였지만 그래도 그런 저를 무조건 믿고 따라주던 사무장님과 친구들이 있었기에 힘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돈을 안 쓰니 사람이 모여들 리 없고 사람이 적으니 세 과시가 될 리 없었죠. 그래도 최소 인원으로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한동안 새누리당 예비후보 10여명이 명함을 돌리는 사이에서 홀로 기호 2번이 적힌 민주통합당 명함을 돌리면서도 결코 주눅 들지 않고 더 크게 더 자신감 있게 움직였습니다. 나중에야 우제창, 임찬규, 이제남 예비후보들께서 등록하고 합류하셨죠.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씨에도 앞뒤 무거운 표지판을 몸에 걸치고 새벽 출근길 인사를 했습니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많은 분들이 제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셨죠. 나중에는 새누리당 후보들이 절 따라서 표지판을 만들더라구요. 표지판 때문에 제 지지도가 올라갔다고 생각들 하신 듯.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4층 사무실 입주자라며 현수막을 내리라는 사람들. 분명 입주할 때 건물관리인이 4층은 안 쓰는 사무실이니 건물 전면을 가려도 된다고 했었는데, 선거현수막 걸리니 어디서 나타나 자기네 대부업체 간판 달아야 한다며 내리라네요. 현수막 계속 걸려면 돈을 내라는 것 보니 결국 목적은 다른 데 있었던 듯. 결국 제 현수막 위에 대부업체 현수막이 걸리고 졸지에 저는 용인의 ACE, 대부가 되어버렸네요.
여론조사와 면접 등 우여곡절 끝에 최종 경선에 올랐으나, 국민경선이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동원경선이 되어버린 반쪽짜리 제도 아래서 결국 현역 재선 의원의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가족친지들,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순전히 저를 보고 경선선거인단에 가입해달라고 했습니다. 실적을 요하지도 않았고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저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만큼만 주변에 가입 권유해 주십사 하고 부탁을 했죠. 그러다 선거인단 모집기간 중간에 고민을 했습니다. 주변에 도와주는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생업에 종사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은데, 사람을 사서 선거인단 모집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돈도 별로 없었지만 그렇게까지 한다면 결국 내가 처음 출마할 때 다짐했던 새로운 정치가 아닌 정반대 과거 동원선거, 금권정치로 회귀하는 길에 내가 일조하게 된다는 생각에서요. 그저 주위 분들의 자발적 도움을 얻고 싶었고 민심을 믿고 싶었습니다.
어제 현장투표소 앞에서 하루종일 서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패배의 느낌이 들더라구요. 우제창 의원 지지자들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형세단이나 외제차 타고 투표하러 오시더라구요. 그런 사람들 사람 2~30명 가입시키고 동원하는 것 별로 어렵지 않거든요. 교회버스에서 우르르 내리기도 하고. 반면 제 지지자들은 트럭 등 생업에 종사하다 홀로 달려온 분들이 주로 많았습니다. 그냥 졌으니 넋두리 한다고 생각해주세요.
비록 표에서는 졌다고 해도 민심을 얻는 것마저 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를 믿고 지지해준 지인들과 거리에서 만난 수많은 시민들의 눈빛과 태도를 보면서 저는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고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투표 결과가 나온 지 꼭 하루가 되었네요.
오늘은 아내와 하루 종일 함께 있었습니다. 낮에 사무실에 나가 둘이 그냥 조용히 앉아 쉬면서 긴 말 없이 기대어 있었죠. 그리고 오후 늦게 집에 들어와 아내가 누워있는 사이 저는 오랜만에 집안청소를 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청소기를 잡아 보았네요. 그동안 아내가 혼자서 집안청소와 살림, 아이들 돌보느라 고생이 많았겠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제 아내는 더구나 직장인이라 그동안 참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오늘 하루가 참 낯설게 느껴지던데요. 선거기간에도 매일 들어와 잠자던 집인데 마치 아주 오랜 기간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것처럼 집이 낯설고, 아내와 함께 앉아있는 시간이 낯설고...아마 곧 익숙해지겠죠.
전에 친구가 물었습니다.
‘왜 정치를 하려고 하니?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해?’
제가 대답했습니다.
‘너나 나나 아이들이 있잖아.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보다는 훨씬 나아졌으면 좋겠다. 그 변화의 흐름에 내가 할 수 있는 한 조금이라도 더 힘을 보태고 싶어.’
첫댓글 "현역의원에게도 쫄지 말아야 한다. 우리 국회의원은 우리 손으로 뽑는 것이다."
공감가는 문구입니다.
광주에서 모바일 투표때문에 투신자살........ 선거가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