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알겠더라
- 조관희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들 속에
한잔의 커피에 목을 축인다
살다보니 긴 터널도 지나야 하고
안개낀 산길도 혼자 걸어야 하고
바다의 성난 파도도 만나 지더라
살다보니 알겠더라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고
그냥 스치고 지나야 하는 것들은
꼭 지나야 한다는 것도 알겠더라
떠나야 할 사람은 떠나고
남아야 할 사람은 남겨 지더라
두손 가득 쥐고 있어도 어느샌가
빈손이 되어 있고
빈손으로 있으려 해도
그 무엇인지를 꼭 쥐고 있더라
소낙비가 내려 잠시 처마 밑에
피하다 보면 멈출줄 알았는데
그 소나기가 폭풍우가 되어
온 세상을 헤집고 지나고서야
멈추는 것도 지나야 알겠더라
모든 것이 다 지나가겠지만
그 순간 숨을 쉴 수 조차 없었을테니까
지나간다 모두다 떠나는 계절
저무는 노을
힘겨운 삶마저도
모두가 흐르고 지나간다
저 푸른 강물도
저 바람도
저 하늘에 구름도
저 아름다운 노을도
나도 너도 기다림의 때가 되면
이 또한 지나갈테니까
카페 게시글
동서문학 일반
詩 ■ 조관희 - 살다보니 알겠더라
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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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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