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부호로부터 돈을 받고 미국 정부의 제재 목록에서
이름을 빼주려고 한 FBI(미 연방수사국) 전 요원이 기소됐다.
[뉴욕=AP/뉴시스]FBI 전 특별 요원 찰스 맥고니걸이 23일(현지시간) 뉴욕의 법정을 나서고 있다. 맥고니걸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러시아 과두 정치인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2023.01.24© 뉴시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맨해튼 연방법원은 2018년 FBI에서 은퇴한 찰스 맥고니걸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억만장자 올레그 데리파스카 관련 자금 세탁, 미 제재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맥고니걸은 FBI 재직 당시 데리파스카 조사 임무를 맡아 온 인물이다. 또 맥고니걸은 알바니아 정보기관에 고용된 뉴저지 남성으로부터 수십 년 전 받은 총 22만5000달러(약 2억7787만원)를 은폐한 혐의도 받는다. 공소장에 따르면, 한 로펌은 데리파스카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시키기 위해 맥고니걸을 자문위원, 조사관으로 고용했다. 미 법무부는 맥고니걸이 당시 FBI로서 러시아 대외자산관리국 제재 가능성 등을 포함한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기밀 정보 목록에는 제재가 가해지기 전 데리파스카가 포함돼 있었다. WP는 맥고니걸의 범죄가 부유한 러시아인들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려는 미 법무부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신뢰할 수 있는 고위급 정보 관리 중 한 명이 거액의 돈을 수수하고, FBI의 전반적인 정보 수집 임무를 훼손했다는 점은 FBI에 눈엣가시라고도 언급했다.
앞서 맥고니걸은 함께 근무한 FBI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이날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맥고니걸은 기록·문서 위조 두 건의 혐의와 관련해 법정 최고 징역 20년, 중요 사실 은폐·거짓 진술에 대한 혐의 7건과 관련해 각각 최대 징역 5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뉴욕에서 가장 심각한 혐의에 대한 최대 형량은 징역 2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