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뜨겁다.
갑갑하게 올라오는 이 뜨거운 열기는 언제쯤
가라앉을지...
급한 그림을 끝낸 남편과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망월돈대까지가 목표.
돈대에 도착해서 석양을 보기 딱
좋은 시간이다.
겨울철새들이 벌써 많이 찾아왔다.
하천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쇠오리 무리, 청둥오리무리 들 속에서 백로와
외가리도 끼어 먹이를 잡는 모습이 퍽 한가로워 보인다.
주변 풍경을 구경하며 느리게, 때론 빠르게 페달을 밟아, 오늘은 망월리로 방향을
잡았다.
망월은 물이 많지 않은 곳이라했다.
바로옆에 붙은 이강리는 별립산 덕분인지 예로부터 물이 좋아 벼농사가 잘 되는
지역이었단다.
경계도없이 펼쳐진 이강리와 망월리는, 그러나 사는 처지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났단다.
물이 많고 좋은 이강리, 삼거리
사람들은 물이 풍족해 벼농사를 지어 배곯지 않고 산 반면, 망월은 그렇지 못했단다.
물이 적어 벼농사를 건파로 지었단다. 수확도 적었던
모양이다.
없이 사는 살림때문에 그곳으로 시집장가 오는 사람들이 성한 몸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다 옛
이야기이다.
지금은 넓은 수로가 있어 물이 적어 농사를 짓지 못하는 시대는 아니다. 게다가 농업보다는 서비스산업이 발달하면서 바다를 끼고
있는 망월은 이강리에 결코 떨어지는 곳이 아니다.
산업의 변화, 교통의 발달이 가져온 지역간 불균형이 해소된셈이다.
3차 산업이
발달한 오늘에는 오히려 망월이 더 많은 비전을 가지고 있고 발전의 가능성이 크고 보면, 영원한것은... 없다.
망월의 너른 들을
달려 망월을 가로지르는 하천을 따라 돈대에 도착했다.
돈대에는 바람만 가득했다.
자리를 잡고 앉아 가져간 뜨거운 차를 나누어
마셨다.
막 석양이 지려고 한다.
어치보면 하루는 우리의 인생이다.
해가 뜨기전 여명부터 해가 뜨는 아침, 그리고 해가 가장
밝은 정오의 시간.
그 시간을 기점으로 강렬한 햇살이 두어시간 이어지다가 3시경부터는 햇살이 차츰 얇아진다. 석양으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지금 나는 석양이 물들기 전 딱 그 시점에 다다랐다.
강렬한 빛은 얇아져 부드럽고, 남은 잔영으로 주변을 감싸며, 날이
좋을때는 다양한 색의 스펰트럼으로 화려함의 극치에 닿을 수 있을때가 석양이 시작되는 그 지점이다.
그 지점에 닿기전 에는 결코 흉내낼수도
상상할수도 없는 시간이며 지점이다.
석양 햇살처럼 부드러워져라, 석양햇살처럼 뜨겁지도 차지도 않게 밋밋한 따스함으로 주변을
감싸라,
석양햇살이 만들어내는 색의 스펙트럼으로 찬란해져라,
돌아오는 길 망월교회 앞을치나왔다.
이색적인 교회건물로
텔레비전에도 나왔던 그 교회다.
가깝게 보니 영락없이 학 모양이다.
꼬리며, 부리까지 선명하다.
이색적인 교회건축물로 방송까지
탔으니 꽤 성공한 교회다.
그러나 처음 교회를 설계했던 때, 사람들의 반응이 호의적이기만 했을까,
처음 설계를 제안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어떤 의미를 담았을까,
농업과 어업이 기반인 강화는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기존 건물과 비교했을때 파격적인 건물의
설계에 반대의사를 가졌던 사람들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들을 어떻게 설득했을까.
우리사회는 다양성에 관대한 사회는
아니다.
기존의 것들에서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 것들에 익숙하다.
게다가 이곳은 노인들이 많은 시골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은 도시에
비해서 보수적 성향을 가질수밖에 없는 토대이다.
이색적인 건축물을 통해서 강화의 또 다른 일면을 만났다.
지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닐수도있다는 각성이 뒤따른다.
돌아오는길,
차분한 푸른빛 석양 뒤로 어둠이 그 뒤를
쫒는다.
페달의 속도를 조절하며, 옆을 지키고,함께 달려주는 이가 있어 이 어둠이 두렵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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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강화
자전거 도로
정말 잘 가꾸어 노앗 서요
자전거 여행도
하며 운동도 하며
맛난음식 먹고
숙박도 즐기는것도
쬬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