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와 유산균제제 복용을 병행하면 헬리코박터 제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환자 991명을 크게 세군으로 나눠 제균율을
비교했다.
첫 번째 그룹(331명)은 기존 삼제요법에 의한 약물을 일주간 복용, 두 번째 그룹(330명)은 일주일간의 삼제요법과
함께 유산균제제를 한 달간 복용, 세 번째 그룹(330명)은 일주일간의 삼제요법과 한 달 동안 유산균제제, 위점막방어 증진제를 같이
복용시켰다.
각 그룹별 치료기간이 끝나고 4주 후 요소호기검사(Urea breast test)를 통해 헬리코박터 파이로이균
제균율을 확인했더니 삼제요법만 실시한 경우는 제균율이 71.6%로 나타난 반면 유산균제제만 병행한 경우는 80.0%, 유산균제제와 위점막방어
증진제를 같이 복용한 그룹은 82.1%로 통계적으로도 유의하게 나타나 헬리코박터 제균요법과 유산균제제를 병행하면 헬리코박터 제균율이 향상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유산균제제만 병행한 그룹과 유산균제제와 위점막방어 증진제를 병행한 두 그룹 간에는 통계적 차이가 없어
위점막방어 증진제가 제균율을 높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을 호소한 사례가 첫 번째 그룹은 총 331명 중 63명이었지만
두 번째 그룹은 48명, 세 번째 그룹은 30명으로 전체적으로 첫 번째 그룹보다 두 번째, 세 번째 그룹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유산균 제제는 최근 많은 연구가 되고 있는 사카라미세스 보울라디 (Saccharomyces
boulardii)가 첨가된 약제를 사용했고 위점막방어 증진제제는 국내에서 개발한 식물에서 추출한 DA-9601이라는 약제를
사용했다.
이처럼 기존 제균요법에 유산균제제를 병행하는 것이 헬리코박터 제균율을 높이는 원인에 대해 아직 정확한 기전에 대해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우선 유산균제제 성분인 사카라미세스 보울라디 (Saccharomyces boulardii)라는 유산균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의해 유발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헬리코박터 균은 원래
위점막에 붙어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데 유산균제제를 복용하면 유산균이 헬리코박터 균의 위점막 부착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동일 교수는 “유산균제제가 헬리코박터 제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그보다는 설사, 복통과 같은
부작용을 줄여 제균요법 약을 보다 편안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도와줘 제균율을 높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헬리코박터 균은
꼬리(편모)의 생김새가 헬리콥터의 윗 날개처럼 생겼다고 해서 헬리코박터라 이름지어졌으며 위염, 위십이지장 궤양, 등의 위장병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1994년 헬리코박터균을 위암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균으로 공식
발표했다.
제균요법을 시행하게 되면 약으로 인해 쓴 맛, 구역질, 복통, 설사 등 의 위장 장애가 발생 할 수 있다. 또 제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약을 복용하는 기간 동안 금연, 금주를 해야 하며, 약을 빼먹으면 치료효과가 떨어지고 오히려 내성균이 생길 수 있어 약 복용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헬리코박터균은 모두 없애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서구에서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감염자라면 모두 제균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을 하는 의견도 있지만 감염된 모든 사람을 치료하려면 항생제 내성만 급격히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적용사례에만 치료는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대한헬리코박터학회에서 규정한 진료지침에 따르면 제균요법
대상은 ▲ 헬리코박터 균에 감염된 반흔을 포함한 모든 소화성 궤양 환자 ▲ 조기 위암의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 후 ▲ 초기 저등급연관 림프 조직형
위 림프종 환자 등으로 정해져 있다. 위염, 십이지장염과 같은 경우는 특별히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서양사람 보다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더욱
흔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양 사람은 전체 인구 중 25~50% 정도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 59.6%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서양 모두 헤리코박터 파이로리균를 제거하기 위해 두 가지 항생제와 PPI제제를 혼합한 삼제요법을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치료법의 효과는 1995년부터 2003년 사이의 평균 헬리코박터 제균율이 85%에 달했지만 2003년에는
75%, 2009년엔 70%로 제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균의 항생제 내성획득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