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심장판막 질환이란 무엇인가

[담쟁이]

나찬영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

심장은 하루에 10만번 이상을 박동하는 우리 인체내의 최대의 다이나믹한 기관으로 우리가 일을 할 때나 잠을 잘 때에도 쉬지 않고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심장판막에는 전신에서 산소를 공급하고 심장으로 다시 돌아와서 혈액에 산소를 붙이기 위해 폐로 들어가는 우측심장에 삼첨판막과 폐동맥판막이 있고 폐에서 산소를 공급 받은 붉은 혈액을 다시 전신으로 보내는 죄측 심장에 승모판막 및 대동맥판막이 있다.

이러한 심장판막들은 심장의 박동에 따라 혈액이 흐를 때 판막이 열리고 혈액이 흐른 뒤에는 닫혀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심장판막질환은 판막이 여러 원인에 의해 좁아지거나 잘 닫히지 않아 혈류 흐름에 방해가 생겨 우리 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양이 감소하여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게 되고 결국 심장에 부담을 가져오게 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 판막질환의 추세를 보면 과거 20-30년 전에는 류마티스 열후에 발생하는 류마티스성 판막 질환이 많았으나 지금은 국민소득 증가와 사회보장제도의 발달로 인구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퇴행성 심장판막 환자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심장 판막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즉 언덕이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다. 이러한 증상은 심장판막질환이 서서히 진행될 경우는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하게 시작하여 수개월 혹은 수년이 지난 다음에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급성 판막폐쇄부전과 같은 판막 질환은 판막의 지지하는 구조물이 갑자기 파열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급작스럽게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심한 경우는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중환자실로 입원하여 응급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또한 심장 판막에 감염이 원인으로 발생하는 심내막염은 고열과 동반해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심장 기능이 저하돼 발생하는 증상을 심부전 증상이라고 하며 심부전 증상에는 숨이 차다는 호흡곤란 이외에 가슴통증, 가슴 두근거림, 다리가 붓는 하지부종 및 전신이 붓는 전신부종, 전신 허약감, 부종으로 인한 체중 증가 등이 있다.

심장판막질환으로 진단됐다고 해서 모두가 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판막의 협착이나 폐쇄부전 정도가 심하지 않고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만으로 충분하지만 판막의 기능부전 정도가 심하거나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심부전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심장 판막 수술은 크게 나눠 환자 본인의 판막을 수선해 다시 사용하는 판막성형술과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판막치환술의 두가지 방법이 있다.

판막성형술은 환자의 변형된 판막조직을 제거하지 않고 수선해 다시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판막이 열리는 면적이 좁은 판막협착의 경우에는 좁은 부위를 절개하여 판막이 제대로 열리도록 시도할 수 있으며 폐쇄부전의 경우에도 변형된 판막의 모양을 교정하거나 판막링과 같은 것을 사용해 판막을 보강해 줌으로써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이 방법에는 인공판막치환술에 따른 갖가지 문제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커다란 장점이나 모든 판막질환에 다 적용될 수는 없어 선택된 환자에서만 시행되고 수술 후에도 다시 판막질환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판막질환이 진행돼 판막병변이 심한 경우에는 판막수선술 자체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그 결과 또는 만족할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으므로 심하게 손상된 판막은 떼어내고 원래의 위치에 새로운 인공 심장판막을 심어주는 방법이다.

인공판막은 크게 금속재질로 만들어진 기계판막과 다른 동물의 판막이나 심낭을 이용하여 만든 조직판막의 두 종류로 나뉘어진다.

조직판막은 동물의 판막을 특수처리하거나 심낭을 판막으로 만든 것으로 조직판막은 기계판막에 비해 혈전형성의 위험도가 낮아 수술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다음에는 항응고제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지만 판막의 수명이 짧다는 점이 단점이다.

기계판막은 견고해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지만 이물질이기 때문에 혈전을 형성하기 쉬워 수술 후에 항응고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시기, 어떤 판막 수술을 받을 것인지, 치환을 한다면 어떤 종류의 인공판막을 사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다라 결정되며 통상적으로 젊은 환자에서는 기계판막이 고령의 환자에서는 조직판막이 많이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