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연
큰스님은 내려오시자 마자 법공양실로 가셨다.
영명연수선사(永明延壽禪師)의 만선동귀중도송(萬善同歸中道頌)이 새로 나왔다.
“색깔 좀 강하지 않나?” 하고 표지색깔을 물으셨다.
짙은 터키블루 빛이 시원했다.
“몇 번 쓰면 다 외우고 한자 공부도 되고 불교공부도 되고” 하고 스님께서 중국에서 오신 거사님에게 설명을 했다.
“옛날에 내가 중국에 병원에 갔을 때 병원에 통역을 해주던 사람이야 성범이랑 같이”
“아 성범청년 일본에서 잘있지요? 큰스님”
“성범이를 아세요?”
중국에서 온 거사님은 염화실분들이 모두 성범청년을 기억하는 것을 신기해 했다.
*
법공양하는 반야심경 사경집은 11쇄를 넘었고, 백팔자재어도 5만부를 넘게 인쇄했다고 하셨다. 십만권도 넘는 책들이 세상으로 보내지고 있다. 최근에 시드니에 법공양실이 생겼는데 포교당에 아주 똑똑하고 성실한 스님과 연결이 되어서 사경책을 보내고 있다고 큰스님께서 기뻐하셨다.
*
3월부터 나오셨다는 스님들이 강원도 홍천에서 오셨다고 인사하셨다.
대성암에서 열반하신 스님의 상좌라고 본인을 소개해주셨는데 큰스님이 잘 기억하고 계신 스님이었다. 아마 옷을 잘 지으시는 비구니 스님이신 것 같았다.
“어릴 때 이렇게 보면 됐다 가라 그러거든 그러면 보기만 해도 치수가 딱 나와, 보기만 해도. 범어사에서 유명한 보살님 자재인데 복을 많이 지어가지고 스님이 되어가지고.” 하셨다.
*
“더운데 이렇게 백중 기도도 안하시고 공부하러 오신다. 너무너무 고맙다. 이렇게 화엄경 공부하는게 기도를 제일 잘하는 거지.”
하고 큰스님께서 인사하러 오신 스님들을 반기셨다.
*
큰스님께서 따로 찾으시는 스님들이 있었다. 지난 번 인터넷 염화실에 화엄전에서 오랜만에 붓글씨를 쓰시는 장면 사진이 올랐었는데 스님들의 법호첩을 쓰신 모양이다.
“오랜만에 뜸들여 가지고 법호가 나왔어. 집에 가서 부처님께 절하고 열어봐. 앞으로 사인같은거 할 때 이 당호로 쓰세요.”
법호첩을 받으신 스님이 웃으면서 큰스님께 여쭸다.
“스님 대만가시지요?”
“나는 못가. 내가 내 몸상태가 스님들한테 아주 부담을 줘. 그런데 이건 비밀인데 스님이 직접 물으니까 말해주는 거야.”
큰스님은 공항에서 5분만 섭섭하면 괜찮을 거라고 하셨다.
*
대만 불광사에서 공부하신 스님이 인사를 하러 오셨다.
“몇 년 했나?”
“어학까지 해서 5년 됐습니다.”
“공부많이 했으니까 법을 널리 펴야지. 나는 대만 불교가 제일 이상적인 불교라고 생각해. 오늘도 대만 이야기 좀 할거야.”
하셨다.
이윽고 상강례
법회의 시작
다 같이 서문을 천천히 크게 한 번 읽는 것으로써 오늘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제17권 점안식을 대신하겠다.
서문
과연 무엇이 진정한 청정범행입니까?
청정범행이란 진실로 존재하는 것입니까?
경에 말씀하시기를,
“만일 몸이 범행이라면 범행은 선하지 않은 것이며, 법답지 않은 것이며, 혼탁한 것이며, 냄새나는 것이며, 부정한 것이며, 싫은 것이며, 어기고 거역하는 것이며, 잡되고 물든 것이며, 송장이며, 벌레 무더기인 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니라.”
“만일 말이 범행이라면 범행은 곧 음성, 숨, 입술, 혀, 목구멍, 뱉고 삼킴, 막고 놓음, 고저(高低), 청탁(淸濁)일 것이니라.”
“만일 부처님이 범행이라면 색온(色蘊)이 부처님인가, 수온(受蘊)이 부처님인가, 상온(想蘊)이 부처님인가, 행온(行蘊)이 부처님인가, 식온(識薀)이 부처님인가, 32상(相)이 부처님인가, 80종호(種好)가 부처님인가, 신통이 부처님인가, 업행(業行)이 부처님인가, 과보(果報)가 부처님인가?”
라고 하였습니다.
존재의 현상에서 보면 분명히 더러운 몸이 범행이며, 허망한 말이 범행이며, 외형적인 오온과 상호와 업과 과보인 부처님이 범행이지만 존재의 본질에서 보면 그 무엇도 범행이라 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참으로 텅 비어 공한 범행과 그대로 나타난 범행에 걸리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을 가장 높이 찬탄합니다. 보살행 실천이 불교의 근본 종지이기 때문입니다. 그 보살행의 실천은 보리심(菩提心), 즉 불심(佛心)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므로 보리심을 처음으로 발하는 사람의 공덕은 실로 한량이 없습니다. 그 한량없는 공덕을 한량없이 설명한 것이 곧 초발심공덕품(初發心功德品)입니다.
중생의 마음 작용 다 헤아려 알며
국토의 미진도 또한 다 알며
허공의 끝까지를 헤아린다 해도
초발심한 공덕은 측량하지 못하리.
2014년 11월 1일
신라 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17권은 범행품(梵行品)과 초발심공덕품(初發心功德品)이 한 권 안에 들어있다.
이렇게 두 가지 품이나 세 가지 품이 한 권에 들어 있을 때 그 내용을 같이 아울러서 서문으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이렇게 간단하게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표현했다.
범행품은 고차원적인 안목으로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잘못하다가는 사람이 넘칠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화엄경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언제 또 이렇게 화엄경적인 높은 안목으로 범행(梵行)에 대해서 경험할 기회가 따로 있겠는가.
차원 높은 화엄경을 이렇게 한 번 우리의 제8아뢰야식에 심어둔다고 하는 것이 대단한 인연공덕이다.
이렇게 공부하기 좋도록 책을 만들었으니까 갖다 쌓아놓지만 말고 10번씩은 읽기 바란다.
법회를 할 때 이 책을 교재로써 펴놓고 법회를 하면 얼마든지 좋은 법회교재가 된다. 이 보다 더 좋은 교재가 없다.
이렇게 부처님이 만든 훌륭한 교재를 두고 요즘 학자들이 머리로 짜내어 억지로 짜깁기식으로 만든 불교 입문서니 개론서로 불교대학이나 교리강좌시간에 강의 교재로 삼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개중에는 전혀 불법에 대한 안목이 없는 사람들이 용어들만 여기저기에서 가져와 엮은 책들도 많다.
차라리 천수경, 반야심경, 예불문, 금강경, 초발심자경문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감동이 있고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하물며 화엄경을 가지고 여러 스님들이 각자 사찰에서 전법의 교재로 삼는다면 더 이상 가는 교재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
오늘 『눈 속의 발자국』이라고 하는 책을 이렇게 한 권씩 스님들께 공양을 올린다.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나는 성엄스님이 저술한 『108자재어』를 5만부를 찍어서 법공양을 올렸다.
그리고 또 현재 5천부를 다시 찍고 있다.
서울에 있는 스님에게 108자재어를 한 권 줬더니 나가면서 “아 이거 성엄스님 책이네요.” 라고 해서 내가 “성엄스님을 아느냐?” 하니까 “성엄스님 책이 몇 가지가 나와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 네가 서울에 있으니까 있는 대로 사서 부쳐라.”
했더니 성엄스님 책을 몇 가지 사서 부쳤다.
주로 탐구사라고 하는 출판사에서 성엄스님의 책을 내는데 이 책 저책 읽다보니까 스님은 선(禪)을 좋아하셔서 신심명이라든지 증도가라든지 하는 선시를 많이 강의했다. 참 읽을 만한 내용들이다.
그 중에서 『눈 속에 발자국』이라고 하는 이 책은 성엄스님의 자서전이다. 성엄스님 자서전이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 한 가지가 내 손에 들어온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다가 재미도 있고 감동도 되었다. 교훈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가슴에 와닿는 바가 많아서 두 번째 읽으면서 ‘범어사 강원에 법공양 해야겠다. 거기 율원도 있으니 학인 스님들에게 한 권씩 공양하자.’하고 이 책을 100권을 샀다.
그리고나서 여기 문수경전연구회가 나와는 제일 인연이 깊은 곳인데 빠뜨릴 수가 없어서 또 100권을 샀다.
그러고 보니 ‘전국 강원에 있는 스님들도 역시 내새끼인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또 무려 1000권을 사서 이 책을 전국 강원에 다 돌렸다.
(박수)
『108자재어』 한 권 덕택에 이렇게 성엄스님의 자서전까지 공양을 올리게 되었다.
성엄스님이 어떤 스님이냐? 한마디로 이 시대에 제일 존경 받는 스님이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스님이고, 또 중국과 대만 동양권에서 제일 존경 받는 스님이다.
여기 자서전에도 나와 있지만 내가 이 스님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법문을 많이 접하다 보니까 항상 코너에 『108자재어』 소개가 떠 있다.
그만치 ‘이 스님의 평생 수행의 엑기스가 108자재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스님은 대만에서 수 천명이 모이는 회관에서 대형 법회를 여러 번 했고, 미국에서도 포교를 많이 했다.
책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이 스님은 불교공부를 아주 철저히 했다. 6년간 폐관이라고 해서 우리로 치면 무문관 같은 수행처에 들어가서, 8만 대장경을 다 독파했다.
일본에 가기 위해서 일본어를 마스터 하고 일본에 가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이 스님이 머리가 나빠서 도대체 경전이 안외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에 5백배 저녁에 5백배 관세음보살에게 기도를 해서 3개월 만에 머리가 툭 터져서는 그 다음 부터는 경전이 보는 족족 다 외워지더라고 하는 이야기도 이 책 안에 있다.
‘지금까지 내가 포교에 성공한 것도 전부 관세음보살님의 덕택이다. 나는 거기에 대해서 조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 말도 써놓았다.
또 미국에서 대각사라는 절을 창건해서 포교를 하다가 대만에 잠깐 와있는 동안에 어떤 스님이 그 절을 맡았다. 이 스님이 나중에 미국에 또 가게 되어서 조그만 선방을 열고 참선법회를 열었는데 방석이 없어서 대각사에 가서 방석을 좀 빌려달라고 하였다. 옛날에 자기가 주지할 때 만든 방석인데 거기 들어온 스님이 그 방석을 안빌려줘서 거기에서 또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전에는 출가라는 것은 집없이 사는 것이고 어디든지 집이 될 수 있다, 내 집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참으로 불법을 펴고 출가 수행자를 잘 훈련하기 위해서는 내 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들 하며 나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읽고 또 읽고 있다. 참 좋은 책이다.
마침 문수경전회 스님들이 대만에 성지순례를 가는데 이 스님이 창건한 법고산사가 일정에 들어있을 것이다. 법고산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자서전을 한 번 꼭 읽고 가면 좋을 것이다.
대만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불국토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이상으로 전혀 새로운 불교다. 내가 알기에 이 지상에서 제일 모범적이고 제일 이상적인 불교가 대만 불교다.
대만에는 내가 늘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선전하는 불교 단체도 있다. 자제공덕회다. 자제공덕회는 자제공덕회 대로 특징이 있고 법고산사는 성엄스님이 워낙 훌륭하게 틀을 짜 놓아서 승려교육을 중심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또 정작 내가 본받는 대만의 스님은 정공법사라고 하는 분이다. 이 분의 원력은 법공양이다. 전세계에서 주소만 가르쳐 주면 책을 컨테이너로 막 보내주는 스님이다.
최근에 내가 또 인연을 맺은 스님은 해운법사라고 하는 스님이다. 이분은 한 60대 전후라고 하는데 대화엄사라고 하는 절을 근래에 창건을 해서 화엄경만 전문으로 펴는 스님이다. 얼마나 포교활동을 잘하는지 벌써 전 세계에 그 지부가 몇 곳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만치 당신이 잘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스님이 내가 화엄경을 좋아하는 줄을 알고 화엄경을 또 얼마나 보내 왔는지 모른다.
그 스님과 통화한 적도 없고 얼굴 한번 대면한 적도 없고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지만 그렇게 신심이 날 곳만 발견을 하면 신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대만은 그야말로 신심이 넘쳐흐르는 불국토 같다. 또 법고산사에는 우리나라 스님도 세 분이 가서 공부를 하고 있다. 오늘 마침 불광대학에서 공부하신 스님도 여기에 동참을 하셨는데, 대만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불교국가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면 좋다.
대만에서는 사찰에서 무슨 일을 한다, 불사를 한다고 하면 관청이나 시에서 전부 도와주려고 하지 조금이라도 브레이크를 걸거나 하는 일이 없다. 불사 이전에 스님들이 이미 국민들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국가를 위해서 구호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스님들이 뭘 한다 하면 그저 손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려고 하는 나라다.
우리 나라는 스님들이 어디가서 무슨 허가라도 한 번 받으려면 스님 체면에 손이 발이 되도록 가서 빌어도 잘 허가를 못 얻는 사례들이 많다.
그러나 그 나라는 그런 데가 아니다. 스님들이 하는 일을 ‘무엇을 도와줄까’ 도와주고 싶어서 안달을 하는 나라다.
그러니까 그렇게 불사도 잘되고 교육도 잘되고 또 스님들이 모범생활을 한다.
또 대만은 신도님들이 전부 불교를 수호하는 신장들이다.
전체 80퍼센트가 불자고 그 80퍼센트가 되는 불자는 또 전부 불교를 지키는 신장이다.
그래서 아까도 입승스님이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 대만여행에서 ‘우리스님들이 여기 이 모습 이대로만 갔다 오면 아무 탈 없다.’고 한 그 말 한마디만 기억하시면 될 것이다.
내가 그동안 화엄경을 늘 법공양하고 염화실지도 법공양하지만 『눈 속의 발자국』이라고 하는 자서전을 통해 이 성엄스님을 스님들에게 이렇게 소개할 수 있는 것이 나는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스님은 2009년도에 열반하셨는데 스님의 장례식이 우리나라 신문에도 크게 났었다. 이 스님 사이트에 한 시간짜리 장례식 영상이 올려져 있는데 내가 그것을 보다가 울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스님들이 열반을 해서 그 자리에 직접 참석을 해도 한 번 슬픈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고 눈물 흘린 적이 없는데 컴퓨터 앞에 앉아서 벌써 몇 년 전의 성엄스님의 장례를 치르는 것 그것도 전체 다 나온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짜깁기 해서 나온 것을 보고 내가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다른 나라 스님의 장례식까지 어떻게 치뤘는지 환하게 알 수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있다.
뜻만 있으면 얼마든지 볼 수가 있다.
유튜브에서도 다 볼 수가 있으니 한 번 보시기 바란다.
나는 근래에 이 스님 법문을 제일 많이 듣고 있다.
여러 수백 가지 종류의 법문이 다 올라와 있는데 밑에 전부 한자자막이 나오기 때문에 자막의 10분의 1만 읽어도 충분히 소득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大方廣佛華嚴經 卷第二十一
十無盡藏品 第二十二
三, 功德林菩薩의 說十藏法
오늘은 75쪽(화엄경 제2권, 민족사 刊)을 할 차례다.
4번에 내시라고 되어 있는데 왼쪽 페이지 제일 위에 보면 시장(施藏)이라고 나와있다.
열 가지 무진장을 이야기 하는 십무진장 품에서 여섯 번째 시장 즉 보시의 무진장이라고 하는 대목이다.
보시도 10종 보시가 있는데 ‘불자야 하등이 보살마하살의 시장이냐’ 하면서 보살이 10가지 보시를 나열한다. 이른바 분감시(分減施) 갈진시(竭盡施) 내시(內施) 외시(外施), 내외시(內外施) 일체시(一切施) 과거시(過去施) 미래시(未來施) 현재시(現在施) 구경시(究竟施) 이렇게 열 가지 보시를 이야기 하는 중에 오늘은 그 네 번째 보시인 내시를 할 차례다.
(4) 內施
云何爲菩薩의 內施오 佛子야 此菩薩이 年方少盛에 端正美好하며 香華衣服으로 以嚴其身하고 始受灌頂轉輪王位하야 七寶具足하야 王四天下어든 時或有人이 來白王言호대 大王아 當知하라 我今衰老하야 身嬰重疾하고 煢獨羸頓하야 死將不久어니와 若得王身의 手足血肉과 頭目骨髓인댄 我之身命이 必冀存活이로소니 唯願大王은 莫更籌量하야 有所顧惜하고 但見慈念하야 以施於我하라하면 爾時菩薩이 作是念言호대 今我此身이 後必當死라 無一利益이니 宜時疾捨하야 以濟衆生이라하고 念已施之하야 心無所悔하나니 是名內施니라
"무엇이 보살의 내시[內施]인가. 불자여, 이 보살이 나이가 한창 젊어서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향과 꽃과 의복으로 그 몸을 꾸미고 비로소 관정(灌頂)하고 전륜왕의 지위에 올라서 칠보가 구족하고 사천하를 다스릴 때에 그때에 혹 어떤 사람이 와서 왕에게 말하기를, '대왕이여 마땅히 알라. 나는 지금 노쇠하여 몸에 무거운 병이 들었으며 외롭고 여위고 지쳐서 곧 죽게 되거니와 만약 대왕의 몸에서 손발과 피와 살과 머리와 눈과 골수를 얻는다면 나의 목숨은 반드시 다시 살아나리니 오직 원하노니 대왕은 더 생각하거나 돌아보거나 아끼지 마시고 다만 자비한 마음으로 나에게 보시 하소서' 하면 그때에 보살이 이러한 생각을 하되 '지금 나의 이 몸이 뒤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나도 이익함이 없으리니 마땅한 때에 빨리 보시해서 중생을 구제하리라' 생각하고 나서 그에게 베풀어서 마음에 후회함이 없나니 이것의 이름이 내시[內施]니라."
*
내시(內施): 속 보시
*
어디까지나 몸과 마음을 가진 내 자신이 중심이다 보니까 이것이 내(內)가 된다.
나에게 딸린 부귀공명이라든지 명예라든지 재산이라든지 하는 것은 외시다. 외시는 다음에 나온다.
일단은 몸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는 보시가 내시다.
*
운하위보살(云何爲菩薩)의: 어떤 것이 보살의
내시(內施)오: 내시, 안 보시냐
*
불자(佛子)야
차보살(此菩薩)이 : 이 보살이
연방소성(年方少盛)에: 바야흐로 젊고 성한 그런 때에, ‘방년 16세’ 이렇게 이해해도 될 것이다.
단정미호(端正美好)하며: 아주 단정하게 생겼고 아주 아름다워서
향화의복(香華衣服)으로: 향화의복으로써
이엄기신(以嚴其身)하고 : 그 몸을 장엄하고 있다.
시수관정전륜왕위(始受灌頂轉輪王位)하야: 비로소 전륜왕위를 관정해서 받게 됐다. 그러니까 아주 젊고 아리따운 모습, 꽃다운 나이에 왕이 됐다. 그러니
칠보구족(七寶具足)하야 : 칠보가 구족하고
왕사천하(王四天下)어든: 사천하를 왕노릇 한다. 사천하를 다 다스리는 지위에 있을 때
*
시혹유인(時或有人)이 : 그 때 혹 어떤 사람이 와서
내백왕언(來白王言)호대 : 왕에게 고해 말하기를 뭐라고 하는고 하니
대왕(大王)아: 대왕이여
당지(當知)하라: 마땅히 아십시오.
아금쇠노(我今衰老)하야 :나는 지금 병들고 늙어서
신영중질(身嬰重疾)하고 : 몸은 아주 연약하고 중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다가
경독이돈(煢獨羸頓)하야 : 외롭고 외로우며 아주 여위고 파리해서 그냥 몸이 막 지금 무너지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외로울 경(煢)자 외로울 독(獨)자 파리할 이(羸)자 무너질 돈(頓)자다. 그래서
사장불구(死將不久)어니와 : 오래지 않아서 마땅히 곧 죽게 될 처지입니다.
*
약득왕신(若得王身)의 : 만약 왕의 몸에 있는
수족혈육(手足血肉)과 : 수,족, 혈,육
두목골수(頭目骨髓)인댄 : 두,목, 골수 이런 것을 나에게 주어서 내가 얻게 된다면
아지신명(我之身命)이 : 나는 내 신명이 반드시
필기존활(必冀存活)이로소니 : 살아남을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걸인이 왕한테 가서 ‘당신의 손발 다 주고 피도 주고 골수도 주고 머리도 주면 내가 살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장기기증이라고 하는 것이 이렇게 화엄경에서부터 일찍이 있었다. 꼭 왕의 장기를 얻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당시 이미 장기를 주고 받는 일이 일반화 되었기에 여기 이런 구절이 있을 것이다. 사례가 없다면 아마 이런 것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유원대왕(唯願大王)은 : 오직 원컨대 대왕께서는
막갱주량(莫更籌量)하야 : 더 이상 생각하지 말라 이런 말까지 덧붙였다. 더 이상 생각하지도 말고
유소고석(有所顧惜)하고 : 돌아보지도 말고. 더 생각하지도 말고 더 돌아보지도 말고
단견자념(但見慈念)하야 : 다만 그저 자비스러운 생각만 해서
이시어아(以施於我)하라하면 : 나에게 보시 하십시오 라고 이렇게 한다면
*
이시보살(爾時菩薩)이 : 그 때에
작시념언(作是念言)호대 : 보살이 이런 생각을 하되
금아차신(今我此身)이: 지금 나의 이 몸은
후필당사(後必當死)라 : 뒤에 반드시 죽게 된다. 누구든지 생자필멸(生者必滅)이기 때문이다.
무일이익(無一利益)이니: 하나도 이익될 것이 없다.
이까짓 육신을 아껴놔 봐야 이익될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의시질사(宜時疾捨)하야 : 마땅한 때에 빨리 이것을 보시해서
이제중생(以濟衆生)이라하고 : 중생을 건지게 될 것이다. ‘사람 하나 건지고 가는 게 낫지 어차피 죽을 몸인데’ 이런 생각이다.
우리 역시 할 수 있는 데까지 장기기증을 해야 된다.
그런데 나는 한 10년도 전에 시신기증을 서약했는데 요즘은 또 시신이 아무 필요도 없고 짐만 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더구나 한 1년 뒤에 그 시신을 도로 돌려준다고 해서 남아있는 사람에게 아주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이걸 취소를 하든지 무슨 방법을 내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신기증은 아니더라도 장기기증 계약은 해놓는 것이 좋다. 만약에 우리가 불시에 몸을 버리게 된다면 쓸만한 장기를 대기하고 있는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다. 눈이고 뭐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무수히 많다. 그것도 몇 시간 안에 무엇을 준다고 하는 매뉴얼이 나와 있다. 이 내용과는 관계없이 유사한 것이 나왔으니 하는 소리다.
*
념이시지(念已施之)하야: 그런 생각을 하고 반드시 바로 베풀어서
심무소회(心無所悔)하나니 : 마음에 아무 것도 아끼는 바, 후회하는 바가 없나니
시명내시(是名內施)니라 : 이것이 내시니라.
(5) 外施
云何爲菩薩의 外施오 佛子야 此菩薩이 年盛色美하야 衆相具足하며 名華上服으로 而以嚴身하고 始受灌頂轉輪王位하야 七寶具足하야 王四天下어든 時或有人이 來白王言호대 我今貧窶하야 衆苦逼迫이로소니 惟願仁慈는 特垂矜念하사 捨此王位하야 以贍於我하소서 我當統領하야 受王福樂이라하면 爾時菩薩이 作是念言호대 一切榮盛이 必當衰歇이라 於衰歇時엔 不能復更饒益衆生이니 我今宜應隨彼所求하야 充滿其意라하고 作是念已하고 卽便施之하야 而無所悔하나니 是名外施니라
"불자들이여, 무엇이 보살의 외시(外施)라 하는가. 이 보살이 나이 젊고 용모가 단정하여 여러 몸매가 구족하였으며, 훌륭한 꽃과 좋은 의복으로 몸을 장엄하고 처음으로 관정하여 전륜왕이 되어 칠보가 구족하고 사천하를 통치할 적에, 어떤 사람이 와서 말하기를, '나는 지금 곤궁하고 여러 가지 고통이 핍박하오니, 바라옵건대 인자하신 분께서는 생각으로 불쌍히 여기사 이 왕의 자리를 나에게 주시면, 내가 이 천하를 거느리고 임금의 복락을 받겠나이다'한다면, 이때 보살이 생각하되 '모든 영화는 반드시 쇠하는 것이요, 쇠하게 되면 다시는 중생에게 이익 줄 수 없나니, 이제 마땅히 저의 요구를 따라서 그 뜻을 만족케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곧 보시하여 주고 뉘우치는 마음이 없으면, 이것을 외시라 하느니라."
*
외시(外施): 겉 보시
*
외시는 부귀공명, 지위 이런 것을 말한다.
*
운하위보살(云何爲菩薩)의: 어떤 것이 이 보살의
외시(外施)오 : 외시냐
*
불자(佛子)야
차보살(此菩薩)이: 이 보살이
연성색미(年盛色美)하야 : 나이가 왕성하고 색상은, 육신은 아주 아름다와서
중상구족(衆相具足)하며: 여러 가지 아름다운 모습을 구족해서
명화상복(名華上服)으로 :이름 있는 좋은 옷으로써
이이엄신(而以嚴身)하고 : 몸을 장엄하고
시수관정전륜왕위(始受灌頂轉輪王位)하야 :드디어 전륜왕의 관정을 받았다. 전륜왕의 관정을 받아서 왕위를 막 받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칠보구족(七寶具足)하야 : 칠보가 구족해서
왕사천하(王四天下)어든 : 사천하의 왕노릇을 하거든
*
시혹유인(時或有人)이 : 그때 혹 어떤 사람이 와서
내백왕언(來白王言)호대 : 왕에게 고하되
아금빈구(我今貧窶)하야 : 나는 지금 몹시 가난합니다. 가난할 구(窶)자다.
중고핍박(衆苦逼迫)이로소니 : 온갖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핍박을 하는데
유원인자(惟願仁慈)는 : 오직 원하옵나니 어지시고 자비로운 분께서는
특수긍념(特垂矜念)하사 :긍(矜)자는 기독교에서 잘쓰는 글자다.‘긍휼이 여긴다’ 하는 말을 쓰는데, 불쌍히 여기는 생각을 드리우사
*
사차왕위(捨此王位)하야 : 이 왕위를 버려서
이섬어아(以贍於我)하소서 : 나에게 주십시오. 섬(贍)자는 넉넉하다는 뜻이다. 나를 넉넉하게 해주십시오 하는 말은 왕위를 이제 그만 나에게 주면 안됩니까? 하는 말이다.
아당통령(我當統領)하야 : 그러면 내가 마땅히 나라를 잘 다스려서
수왕복락(受王福樂)이라하면 : 왕이 복락을 받을 것입니다. 라고 할 것 같으면
*
이시보살(爾時菩薩)이 : 그 때에 보살이
작시념언(作是念言)호대 : 이러한 생각을 짓되
일체영성(一切榮盛)이 : 일체 모든 영화롭고 아주 왕성한 것들이
필당쇠헐(必當衰歇)이라 : 지금 아무리 왕노릇하고 떵떵거리고 호령을 한다 하더라도
어쇠헐시(於衰歇時)엔 : 반드시 쇠하고 마칠 때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차지하려고 했던 황제의 자리를 차지했던 진시황도 60도 못살고 돌아갔다.
근래에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 5대 기업 중의 하나인 무슨 그룹도 지금 형제가 서로 피터지게 싸움을 하는 상황이다. 하물며 벼슬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도 기업주는 자기가 아등바등 해서 이룩한 것이기 때문에 오래간다. 그런데 국회의원이다 장관이다 왕이다 대통령이다 하는 것은 하루 아침거리 밖에 안된다.
‘일체영성(一切榮盛)이 필당쇠헐(必當衰歇)이라’ 그것이 쇠하고 쉬게 될 때에 끝날 때에
불능부갱요익중생(不能復更饒益衆生)이니 : 그 때는 중생을 요익하게 하지 못함이니.
대통령 하다가 대통령 목이 날아갈 때가 되면 동네 반장도 말을 안 듣는다. 신기하게도 그 때는 청소부도 말을 안 듣는다.
사찰의 주지도 마찬가지다. 주지 할 때 공양주가 말을 듣지 주지 내놓고 뒷방에 앉아있으면 절대 조실 말을 안 듣는다. 그래서 어떤 조실스님은 자기 상좌한테 주지를 물려놓고 ‘야 내 한 달만 주지 더하자.’ 하고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어느 절이라고 내가 말을 못하겠지만 내가 잘 아는 절 주지다. 부목도 공양주도 주지 말을 듣지 조실 말을 안듣는 것이다. 그러니까 주지보고 한 달만 내가 더 주지를 하자고 사정사정 하는 것이다.
여기도 끝날 때는 중생을 이익하게 하려고 해도 안 된다 는 말이다. 그러니까 뭘 가지고 있을 때 그것이 돌아간다.
*
아금의응수피소구(我今宜應隨彼所求)하야 : 내가 지금 왕노릇을 하고 있을 때 내가 마땅히 지금 저 사람이 구하는 바를 따라서
충만기의(充滿其意)라하고 :그 사람의 뜻을 충만하게 해준다. 이렇게
작시념이(作是念已)하고 : 생각을 지어마치고
즉변시지(卽便施之)하야 : 곧 베풀어서
이무소회(而無所悔)하나니 : 아끼는 바가 없나니
시명외시(是名外施)니라 :이것이 외시다.
왕이고 주지고 그룹 회장이고 달라하면 그냥 줄 생각을 하고 있어야 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와서 달라고 해도 줄 생각을 하고 있어야 된다고 화엄경에 이렇게 나와 있으니 그 다음 말은 안해도 알 것이다. 요즘 워낙 문제가 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6) 內外施
云何爲菩薩의 內外施오 佛子야 此菩薩이 如上所說하야 處輪王位하야 七寶具足하야 王四天下어든 時或有人이 而來白言호대 此轉輪位에 王處已久나 我未曾得이로소니 唯願大王은 捨之與我하시며 幷及王身이 爲我臣僕하라하면 爾時菩薩이 作是念言호대 我身財寶와 及以王位가 悉是無常敗壞之法이어늘 我今盛壯에 富有天下하니 乞者가 現前에 當以不堅으로 而求堅法이라하고 作是念已하고 卽便施之하며 乃至以身으로 恭勤作役호대 心無所悔하나니 是名內外施니라
"불자들이여, 무엇을 보살의 안팎 보시라 하는가. 이 보살이 위에 말한 것처럼 전륜왕의 자리에 있어 칠보가 구족하고 사천하에 왕이 되었을 적에, 어떤 사람이 와서 말하기를 '대왕은 오래 전부터 전륜왕이 되었거니와, 나는 한 번도 이 자리를 얻지 못하였사오니, 바라옵건대 대왕께서 그 자리를 나에게 주시고, 왕의 몸으로는 나의 신하가 되소서' 라고 한다면, 그때 보살이 생각하기를 '나의 몸이나 재물이나 왕의 지위는 모두 무상한 것이어서 필경에는 망가지는 것이다.
나는 지금 건강하고 천하를 가졌는데, 달라는 이가 앞에 나타났으니, 마땅히 견고하지 못한 것을 버리어 견고한 법을 구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보시하여 주고, 내지 몸으로는 공순히 섬기되 뉘우치는 마음이 없나니, 이것을 안팎 보시라 하느니라."
*
내외시(內外施): 안팎 보시
*
운하위보살(云何爲菩薩)의
내외시(內外施)오
*
불자(佛子)야
차보살(此菩薩)이: 이 보살이
여상소설(如上所說)하야: 젊을 때 왕위를 이어받아서 이런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를 생략하고
처륜왕위(處輪王位)하야 : 전륜왕의 지위에 처해서
칠보구족(七寶具足)하야 : 칠보가 구족해서
왕사천하(王四天下)어든 : 사천하를 왕노릇 하거든
*
시혹유인(時或有人)이 : 그때 혹 어떤 사람이 와서
이래백언(而來白言)호대 : 고해 말하되
차전륜위(此轉輪位)에 : 이 전륜왕위에
왕처이구(王處已久)나 : 왕이 처한 것이 이미 오래 되었지만
아미증득(我未曾得)이로소니 : 나는 한 번도 일찍이 얻어 본 적이 없다. 왕은 왕 노릇 오래 했는데 나는 한 번도 못했다 말이다.
유원대왕(唯願大王)은 : 오직 원하옵나니 대왕은
사지여아(捨之與我)하시며 : 그 왕위를 버려서 나 주십시오 라고 하며
*
병급왕신(幷及王身)이 :그리고 왕의 몸이
위아신복(爲我臣僕)하라하면 : 나를 위해서 신하가 되고 종이 되라 하면
이시보살(爾時菩薩)이 : 그 때에 보살이
작시념언(作是念言)호대
*
아신재보(我身財寶)와 : 나의 몸과 재보와
급이왕위(及以王位)가 : 그리고 왕위가
실시무상패괴지법(悉是無常敗壞之法)이어늘 :무상하고 패하고 무너지고 멀지 않아서 없어지는 법이거늘
아금성장(我今盛壯)에 : 나는 성하고 젊을 때인데도
부유천하(富有天下)하니 : 그 부유함이 천하를 다 가지고 있으니
걸자(乞者)가 : 구걸하는 사람이
현전(現前)에 : 내 앞에 지금 나타나 있는 데
당이불견(當以不堅)으로 : 마땅히 견고하지 않은 것으로써
이구견법(而求堅法)이라하고: 견고함을 구한다.
당이불견 이구견법이라고 하는 이 여덟자가 중요한 이야기다. 마땅히 견고하지 아니한 것으로써 견고함을 구한다.
불교에서는 죽을 때 온갖 재산과 명예와 부귀공명은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고 오직 업만 그 사람의 다음 생을 따라간다고 한다.
지은 공덕만 따라가고 나쁜 짓 하면 나쁜 업만 따라간다.
유유업수신(唯有業隨身)이라. 불교의 너무나도 무서운 교훈이다. 죽을 때 가져가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다만 우리가 금생에 지어놓은 공부한 것만 따라가고 공덕 지은 것만 따라가고 나쁜짓 한 것만 따라가는 것이다.
그 업이 따라와서 지금 우리가 이렇게 공부를 하고 있다.
과거생에 뭔가 이런 공부할 인연을 지어놓았기 때문에 그 인연으로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좋은 인연을 자꾸 지어야 된다.
견고하지 아니한 것으로써 견고한 것을 구한다.
얼마나 근사한 말인가.
작시념이(作是念已)하고: 이러한 생각을 짓고 나서
즉사시지(卽便施之)하며 : 곧바로 보시를 하며
내지이신(乃至以身)으로 : 내지 몸으로써
공근작역(恭勤作役)호대 : 공손하고 부지런히 부역을 하되.
작역이라고 하는 말이 나온 이유는 위에 왕에게 ‘나를 위해서 신하가 되고 종이 되어달라’고 하니까 왕이 도리어 어떤 낯선 사람의 종노릇을 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공손하고 부지런하게 종노릇을 한다.
이런 일이 역사에 더러 있다.
특히 유명한 이야기가 5호16국 시대의 오나라 월나라 이야기다.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 왕 합려의 아들 부차에게 종노릇을 한 이야기인데 와신상담(臥薪嘗膽)이니 하는 말도 거기서 나왔다.
정복한 나라의 왕을 데려다가 종노릇을 시키는 것이다. 그런 사례가 꽤 있었다.
왕을 데려와 말몰이꾼을 하게 해서 여물 주고 청소하면서 말을 키우게 하는 등, 허드레 일을 시키는 것은 상대방 왕에게 아주 수모를 줄만치 주는 것이다. 그런데 월왕(越王) 구천(勾踐)은 결국 그것을 참고 참고 그 일을 묵묵히 몇 년간 참아서 나중에 자기 나라로 도망을 가게 되어서 오나라에 가서 복수를 한다. 오월동주(吳越同舟)니 그런 말이 거기서 다 나왔는데 아주 대단한 이야기다.
중국에는 거기에 대한 소설, 영화가 무수히 나와있다.
심무소회(心無所悔)하나니 : 마음에 조금도 뉘우치는 바가 없으니
시명내외시(是名內外施)니라:이것이 내외시다. 안과 밖으로 전부 다 보시하는 것이다.
|
첫댓글 고맙습니다 _()()()_
아니 벌써...^^ 더위속에서 공부만 하셨군요! 저는 낮잠자는 베짱이로 살았는데...^^ 고맙습니다. _()()()_
고맙습니다_()()()_
_()()()_
고맙습니다_()()()_
_()()()_
나무 대방광불화엄경
_()()()_
_()()()_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