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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 2000-665, 2018. 7. 31. 화>
< 말하는 보르헤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민음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Jorge Luis Borges. 1899.8.24.-1986.6.14.)
1899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1919년 스페인으로 이주, 전위 문예 운동인 ‘최후주의’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한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돌아와 각종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1931년 비오이 카사레스, 빅토리아 오캄포 등과 함께 문예지 《수르》를 창간, 아르헨티나 문단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
한편 아버지의 죽음과 본인의 큰 부상을 겪은 후 보르헤스는 재활 과정에서 새로운 형식의 단편 소설들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 독창적인 문학 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이후 많은 소설집과 시집, 평론집을 발표하며 문학의 본질과 형이상학적 주제들에 천착한다.
1937년부터
근무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립 도서관에서 1946년
대통령으로 집권한 후안 페론을 비판하여 해고된 그는 페론 정권 붕괴 이후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취임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1980년에는 세르반테스 상, 1956년에는 아르헨티나 국민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67년 6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어린 시절 친구인 엘사 미얀과 결혼했으나 3년 만에 이혼.
1986년 개인 비서인 마리아 코다마와 결혼한 뒤 그 해 6월 14일 제네바에서 사망했다.
수 상 / 1945 아르헨티나
문인협회 특별상
1956 아르헨티나
국민 문학상
1961 포멘터상
1980 세르반테스상
- 다음 작가소개 -
민음사 추천의 글
▶ 의심할 것 없이 현대의 가장 뛰어난 남아메리카 작가 -
《뉴욕
헤럴드 트리뷴》
▶ 보르헤스의
작품들을 처음 읽었을 때
마치 경이로운 현관에 서 있는 것 같았는데 둘러보니 집이 없었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소설가)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논픽션 전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1994년에
첫 출간된 보르헤스 전집이 픽션 모음집이었다면 이번 전집은 보르헤스가 발표했던 논픽션을 모았다.
올
하반기까지 총 7권으로
완간을 계획하고 있으며 상반기에 1권부터 3권까지
출간되었다.
보르헤스는
생전에 수천 쪽에 달하는 에세이를 남겼다. 우리에게 픽션으로 잘 알려진 것과 달리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산문 작가로도 명성을 떨쳤으며 당대 작가의 전기, 철학 사상,
아르헨티나의
탱고,
민속학,
국가
정치 및 문화,
리뷰,
비평,
서문,
강의
등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산문을 남겼다. 전 세계에서 독립적이고 탁월한 작품으로 인정받은 그의
논픽션이 국내에 전집으로 완역되어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픽션이나 시의 장르와 달리 다양한 산문 속에서 또 다른 인간적인
매력을 발하는
보르헤스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번역은 그동안 보르헤스를 대중들에게 꾸준히 소개해 온 송병선 교수를 필두로 스페인어에 정통한 교수들이 파트를 나누어 원문의 냉소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보르헤스를 충실히 살려 냈으며, 표지에서는 미로와 거울,
무한한
반복 등 보르헤스의 핵심 주제를 담으면서도 현대적인 가치를 드러내는 일러스트로 21세기 새로운 보르헤스를 표현해 냈다.
이
논픽션 전집을 통해 보르헤스 문학의 시원을 찾아 지적 탐색을 떠나 보자. 전방위로 뻗어 나가는 보르헤스의 격렬한 호기심과 전 작품을
관통하는 방대한 지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차례
1부
말하는 보르헤스
서문 9
책 11
불멸 28
에마누엘
스베덴보리 47
탐정
소설 66
시간 85
2부
7일
밤
첫째 밤 –
『신곡』
105
둘째
밤-
악몽 136
셋째
밤-『천하루
밤의 이야기』
161
넷째
밤-
불교 186
다섯째
밤-시 212
여섯째
밤-
카발라
238
일곱째
밤-실명 259
후기 284
작품 해설 293
작가
연보 30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다른 책들
- 영원성의 역사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박병규, 박정원, 최이슬기, 이경민-
-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김용호,
황수현,
엄지영
- 상상 동물 이야기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남진희
- 꿈 이야기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남진희
- 알레프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송병선
- 픽션들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송병선
-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열기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우석균
- 칼잡이들의 이야기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황병하
- 셰익스피어의 기억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황병하
- 알렙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황병하
- 불한당들의 세계사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엮음 황병하
- 픽션들 / 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옮김 황병하
…
독서처럼 강연도 합작품입니다.
강연을 듣는 청중 역시 강연자만큼 중요합니다.
…
서문 10p
…
피타고라스는 의식적으로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상이 육체의 죽음을 넘어서 제자들의 마음에 살아 있기를 바랐습니다.
여기서 바로 “마가스테르 딕 시트(Magister dixit)
(나는 그리스어를 모르기 때문에 라틴어로 말합니다)”,
즉 “스승께서 그렇게 말씀하였다.”라는 구절이 나왔습니다.
이것은 스승이 말했기 때문에 거기에 속박되거나 제한받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스승의 처음
사상을 계속 생각할 수 있는 자유가 있음을 밝혀줍니다.
…
책. 14p
…
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교의 인문 대학에서 20년 동안 영국 문학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나는 항상
학생들에게 참고 문헌은 조금만 찾고,
비평도 읽지 말고, 직접 책을 읽으라고, 그러면 아마도 거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항상 쾌감을 느끼고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게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작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억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목소리,
즉 우리에게 다가오는 그 목소리라고 말하고자 합니다.
…
책.
24p
…
우리는 작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아직도 성스러움이나 신성함이 담겨 있습니다.
미신을 맹신하듯 무조건적으로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발견하고 지혜를 발견하려는 욕망을 예찬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여러분에게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
책.
27p
BENNY GOODMAN
(1909.5.30.-1986.6.13.)
BENNY GOODMAN - SING SING SING
…
이후 정말로 경탄할 만한 말이 나옵니다. 아마도 대화집에서 가장 멋진 말일 겁니다.
친구들이 들어오고, 소크라테스는 침대에 앉아 있습니다.
이미 쇠고랑은 풀려 있었습니다.
그는 무릎을 문지르면서 쇠고랑의 무게를 느끼지 않는 데 쾌감을 느낍니다.
그것은 일종의 고통이었어요. 지금 나는 안도감을 느끼는데 그건 쇠고랑이 없기 때문이에요.
“쾌감과 고통은 정말 멋진 한 쌍입니다. 마치 쌍둥이 같아요.”
얼마나 멋진 말인가요?
그 순간, 그러니까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말하는 대신,
쾌감과 고통은 따로 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
불멸. 32p
…
영혼이 무언가를 지각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물질이 지각된 것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주어가 삭제된 다면, 세상은 아마도 술어 안에 축소될 것입니다.
흄이 말하듯이, 우리는 “나는 생각한다.”라고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주어이기 때문입니다. ‘비 오다'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생각된다'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두 경우의 술어에서 우리는 주어 없는 행위를 갖게 됩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말 대신 “생각된다’라고 말해야 했을 겁니다. ‘나'는 하나의 실체를 상정하는데, 우리에겐 그런 실체를 상정할 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생각된다. 고로 존재된다.”라고 말해야 했을 겁니다.
…
불멸.
34-35pp
…
쇼펜하우어가 ‘의지(wille)’라고 부르는 것으로, 세상을 부활의 의지로 이해합니다.
이후 쇼가 와서 ‘생명력‘ 에 관해 말하고,
마침내 베르그송이 ‘생명의 약동(elan vital)에 관해 말합니다.
그것은 모든 사물에서 드러나는 생명의 약동이자 우주를 창조하는 약동이며,
우리 각자 안에 존재하는 약동입니다.
그것은 금속에 죽은 것처럼 존재하며, 식물에서는 잠든 것처럼 존재하고, 동물에게는 꿈처럼 존재하지만, 우리 안에서는 자기 자신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토마스 아퀴나스에게서 인용한 “지성은 당연히 영원하기를
소망한다.”라는 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
불멸. 43p
…
음악과 언어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언어는 창작품이며,
불멸의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
우리가 세상의 미래와 불멸과 우리의 불멸을 계속 돕고 있다면, 과거의 이름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불멸은 개인의 것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성과 이름에서 벗어날 수 있고, 우리의 기억도 무시할 수 있습니다.
마치 내가 평생을 어린 시절이나 팔레르모 지역 또는 아드로게나 몬테비데오를 생각하며 사는 것 처럼, 우리가 우리의 기억을 가지고 다른 삶을 계속 살아갈 것이라고 가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왜 항상 우리는 그것으로 돌아가는 것입니까? 그것은 문학의 원천입니다.
나는 모든 것을 잊고 지금 모습으로 계속 살아 갈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우리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기억하는 것일 겁니다.
…
불멸.
45-46pp
Jon Schmidt (The Piano Guys)
(1966.7.10.-)
Waterfall (Jon Schmidt Original) - The Piano Guys
…
우리는 음악과 의식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없는 세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음악은 악기를 필요로 한다는 반론이 제기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이 자체 속성상 악기를 필요로 한다는 가정은 맞지
않습니다.
악기는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이런저런 악보를 생각해 본다면, 피아노나 바이올린, 플루트 같은 악기 없이도
우리는 음악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개인의 의식과 음악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세계처럼 복잡한 세상을 갖게 될 것입니다.
쇼펜하우어가 지적했던 것처럼 음악은 세상에 부가적으로 덧붙여지는 것이 아닙니다.
음악이 이미 하나의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세상에서도 시간은 존재합니다.
시간은 연속물이기 때문입니다.
…
시간.
86p
…
다시 말해서 시간은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시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의식은 이 상태에서 저 상태로 계속 지나가고 있으며, 그것이 시간입니다.
즉 끊임없는 연속체라는 것입니다.
알리 베르그송은 시간이야말로 형이상학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될 것입니다. 다행히도 그 문제가 해결될 위험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항상 이 문제를 염려하고 걱정할 것입니다. 우리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처럼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시간이 무엇인가? 그런 질문 을 받지 않았다면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질문을 받았다면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
시간.
87p
…
영원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의 모든 과거를 합산한 것이 아닙니다. 영원이란 우리 모두의 과거이며, 모든 의식적인 존재의 과거입니다.
모든 과거, 그러니까 언제 시작되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그런 모든 과거 말입니다. 그리고 모든 현재이기도 합니다. 모든 도시와 모든 세상, 행성 간의 공간을 포함하는 모든 현재입니다.
그리고 미래이기도 합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존재하는 미래도 포함합니다.
…
하나는 지금의 현재,
즉 내가 말하는 순간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미 그 순간은 과거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내가 말했던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현재도 있습니다. 바로 과거의 현재, 즉 기억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미래의 현재인데, 그것은 우리의 희망이나 두려움이 상상하는 것입니다.
…
시간. 89p
…
성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음과 마주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애절하거나 슬픈 말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매일 죽어 가고 있으며,
매일 태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태어나고 죽습니다.
그래서 시간의 문제는 그 어떤 형이상학의 문제보다 우리의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우리 각자는 누구일까요? 우리는 누구일까요? 아마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요. 아니, 그런 날은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듯이, 그것을 알고 싶은 생각에 내 영혼은 뜨겁게 타오릅니다.
…
시간.
101p
Alessandro Marcello
(1673.2.1.-17476.19.)
Alessandro Marcello (1673-1747)
2º movement
Oboe Concerto d minor
José
Antonio
Masmano, oboe
Michael
Thomas,
Concertino-Director / Orquesta Ciudad de Almería.
…
레오폴도 루고네스의 가장 훌륭한 시구일 것입니다.
「지옥편」의 다섯 번째 노래어서 영감을 받은게 틀림없는 이 부분은 1922년에 출판된 『황금의 시간』에 수록된 소네트 중 하나인 「복 받은 영혼」의 첫 구절입니다.
그날
오후가 반쯤 지나갔을 때
내가 일상적인 작별 인사를 하러 갔을 때,
당신을 버려둔다는 막연한 당혹감이
바로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을 알게 해 주었소.
…
첫째 밤 <신곡>.
124p
…
우리는 오늘 밤 적어도 두 가지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마음을 바꿀 수도 있을 겁니다.
첫 번째는 꿈이 미학 작품이며, 아마도 가장 오래된 미학적 표현이리라는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그것들은 연극의 형식을 취합니다 에디슨이 말했듯이,
우리는 극장이고 관객이며 배우이고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악몽의 공포와 관련됩니다.
깨어 있는 우리의 삶은 끔찍한 순간으로 가득합니다.
우리 모두는 어느 순간 현실이 우리를 짓누르기도 한다는 것을 압니다.
가령,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를 버리거나 하는 것들은 슬픔과 절망의 원인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이런 동기들이 악몽과 비슷하지는 않습니다. 악몽에는 특별한 공포가 있고, 그 특별한 공포는 이야기를 통해 표현될 수 있습니다.
돈키호테이기도 한 워즈워스의 배두인족이나 가위와 실 또는 내가 꾸었던 왕의 꿈이나 유명한 포의 악몽에 의해서 표현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바로 악몽의 ‘맛'입니다.
…
둘째 밤.
<악몽>
159-160pp
…
동양은 태양이 떠오르는 곳입니다. 여기서 아름다운 독일어 단어 하나를 떠올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동양을 ‘아침의 땅’으로 지칭하는 ‘모르겐란드 (morgenland)’라는 단어입니다. 서양은 ‘아벤틀란트(abendland)’, 즉 ‘저녁의 땅’입니다.
…
셋째 밤 <천하루
방의 이야기>
170p
…
열반은 무엇일까요? 서양에서 불교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은 대부분 이 아름다운 말 때문입니다.
열반이라는 단어가 아주 소중하고 귀한 것을 담고 있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열반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소멸, 소화(消火)를 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열반에 이르면 소멸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죽으면 거대한 열반이 있고, 그 다음에 소멸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오스트리아의 동양학자는 부처가 당대의 물리학을 이용했으며, 당시에 생각했던 소멸은 지금과 같지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불꽃이란 꺼져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불꽃은 계속해서 살아 있으며, 다른 상태로 지속된다고 생각했고, 따라서 열반이 반드시 지금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열반 후에도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계속 존재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신비주의자들은 혼례의 은유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불교의 은유는 다릅니다. 열반을 말할 때 우리는 열반의 포도주나 열반의 장미 또는 열반의 포옹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섬에 비유합니다. 폭풍 속에서도 굳건히 버티는 섬 말입니다. 물론 정원이나 탑에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서 스스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
넷째 밤 <불교
>
210-211pp
…
시는 독자가 책과 만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독자가 책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또한 미학적이며 아주 이상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것은 시인이 작품을 착상하고, 작품을 발견하거나 만들어 나가는 순간입니다.
…
그의 무덤은 플랑드르의 전쟁터이며
그의 비명은 피 흘리는 달이다.
바로 여기에 본질적인 것이 있습니다. 이 두 행은 모호하기 때문에 풍부합니다.
…
La rosa sin porqué florece porque florece
Die Rose ist ohne warum; sie blühet weil sie blühet.
장미에게는 어떤 이유도 없다.
그저 꽃이 피기에 꽃을 피울 뿐.
…
다섯째 밤 <시
>
218-237pp
…
라이프니츠는 캔버스나 책을 예로 들면서도 하나는 도서관에 나쁜 책들이 있을 수 있는 것과 나쁜 책들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런 책들이라면, 우리는 지옥을 선고 받은 것입니다.
…
이 세상은 명백하게 전능하고 정의로운 하느님의 작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모두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카발라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바로 그것입니다.
…
여섯째 밤 <카발라 > 252-257pp
*카발라(히브리어: קַבָּלָה 캅발라, Kabbalah)는 유대 신비교의(또는 유대교 신비주의)를 말한다.
히브리어 '키벨'에서 온 말로, '전래된 지혜와
믿음[≒전통]'을 가리킨다.
…
나는 실명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불행하기만 한 삶은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위대한 스페인의 시인 루이스 데 레온 사제의 시구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나는 나 자신과 살고 싶습니다.
하늘의 은혜를 입은 미덕을 즐기고 싶습니다.
아무런 증인도 없이 홀로,
사랑과 질투,
증오와 희망과 두려움에서 해방된 채.
…
작가란 삶 그 자체입니다. 시인의 임무는 고정된 시간표 속에서 완수되는 것이 아닙니다.
…
음악가 역시 예술에서는 가장 이상한 세계인 이상한 소리의 세계가 항상 그를 찾고 있으며, 그를 찾는 멜로디와 불협화음이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예술가의 작업에서 실명은 불행하기만 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유용한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루이스 데 레온 사제는 가장 아름다운 서정시를 장님 음악가인 프란시스코 데 살리나스에게 바쳤던 것입니다.
…
일곱째 밤 <실명
>
291pp
-
“나쁘지 않군.
나를
그렇게나 사로 잡았던 주제라는 점에서 보면
이 책은 나의 유언장이라고도 할 수 있겠어.”
-
419p
Sigmund Groven (1946.3.16.-)
Sigmund Groven plays "Vårsøg" by Henning Sommerro.
This video is from 1992. Taken from the Grappa CD "Harmonica Hits" (2014),
“지휘자의 음악세계Ⅱ”
7일(666회)
: 무대
위 사관선생님 Karl Bohm
14일(667회) : 나는 나다. Herbert von Karajan
21일(668회) : 나는 자유인이다 Leonard Bernstein
28일(669회) : <도서>『음악혐오』(파스칼 키냐르 저/ 프란츠)
첫댓글 장미에게는 어떤 이유도 없다
그저 꽃이 피기에 꽃을 피울뿐
감사합니다 !!!
좋은내용! 잘읽었습니다.
지혜가 한 보따리네요. 다 이해하려면 몇 년 더 살아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이 코 앞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