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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구형 : 가정형, 억양형, 비교형, 선택형】
1. 가정형(假定形)
어떤 조건을 가정하여 그 결과를 예상하거나 의지를 나타내는 문형이다.
(1) 가정부사를 사용하는 경우
1)「使, 令」을 사용하는 경우 : 사역 조동사 ‘使’․‘令’은 비인칭적으로 (즉, 한정적인 주어 없이) 조건을 유도할 수 있다. ‘가령~한다면’으로 해석 되며, 고전 시기의 문헌에서는 이러한 용법이 드물지만 戰國시대 후기와 漢 문헌에서는 일반적이다.
․ 使人之所欲莫甚于生。
만일 사람의 욕망이 사는 것보다 더 심한 것이 없다고 한다면
․ 若使汤武不遇桀纣, 未必王也。
만약 탕왕과 무왕이 걸왕과 주왕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반드시 왕도정치를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2)「若,设,傥,即,设使,设若」를 사용하는 경우 : 앞의 分句에서 '만약' 의 뜻으로 쓰이며, 뒤의 分句에 「则」이 접속되는 경우도 있다.
․ 恶罐若满 天必诛之。
악함이 만약 가득히 차면 하늘이 반드시 벌할 것이다.
․ 傥急难有用 顾效微躯。
만약 위급한 환난을 만나 내가 필요한 일이 있게 되면, 나는 미천한 몸을 바치기를 원합니다.
․ 仲父家居有病。卽不幸而不起, 政安遷之。
그대, 중부(둘째 아버지)께서 병 때문에 집에 머물러 계십니다. 만약 불행히 일어나지 못하신다면 정부를 누구에 게 옮겨야 할까요?
3)「苟」를 사용하는 경우 : 고전 시기의 문헌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苟’의 용법은 가정절의 유도로서 ‘~한다면’ 이라는 의미이지만 상당히 약화되는 경우가 많다.
․苟有过人必知之。
만약(실로) 허물이 있으면 남이 반드시 그것을 알게 된다.
․苟无恒心,放辟邪侈,無不为已。
만약 일정 불변의 마음이 없다면, 방탕, 편벽 사악, 사치함을 하지 않음이 없다.
4)「微」를 사용하는 경우 : ‘만약~이 없다면’, ‘설령~이 없다하더라도’ 라는 뜻으로 풀이되며 실제 사실과 반대되는 조건문에 쓰인다.
․微太子言,臣愿谒之。
만약 태자의 말씀이 없었더라면, 신이 그것을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微管仲, 吾其被髮左衽矣。
관중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분명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깃을 왼쪽으로 메었을 것이다.
(2) 문맥상의 가정형인 경우
가정접속사「则」(A 则 B : A이면 곧 B이다.)이 쓰이거나 조건부정 문장은 결과적으로 가정문이 된다.
또한 가정부사가 생략된 경우도 있다.
․日出则明 日入则暗。
해가 뜨면 밝을 것이고 해가 지면 어두울 것이다.
․人不学 不知道。
사람이 배우지 않는다면 도를 알지 못한다.
․朝闻道 夕死可矣。
아침에 도를 듣는다면 저녁에 죽어도 괜찮다.
(3) 양보절을 이끄는 형식
: 양보절을 이끄는 조사에는 「虽」와 「纵」이 있으며 '비록~일지라도','설령~한다 하더라도' 로 해석된다
․心诚求之, 虽不中,不远。
마음 속으로 정성껏 이것을 찾으면, 비록 적중하지는 않더라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吾一婦人而事二夫, 縱弗能死, 其又奚言。
나는 한 사람의 부인으로 두 남편을 섬겼다. 비록(첫 남편을 따라) 죽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또 말을 할
수 있겠는가?
2. 억양형(抑揚形)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일단 눌러두고, 그 내용보다 정도가 낮은 것을 먼저 서술한 뒤 정작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어조를 높여 강조하는 문형이다. 이 문형에는 먼저 한 문장이 나오고 다음 문장이 況으로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1) 「況,矧,而況」을 사용한 경우 : '하물며‘란 뜻으로 풀이되며 況이나 而況의 경우에는 어기사 乎를 사용하여 호응하기도 하는데, 다만 矧은 어세가 급박하기 때문에 乎를 생략하는 것이 원칙이다.
․天子不召师,而況诸侯乎?
천자도 함부로 스승을 부르지 못하는데, 하물며 제후에게 있어서랴?
․十日犹嫌其迟,矧一月乎!
열흘조차도 기다리기 힘든데, 하물며 한달이라니!
․死马且买之五百金,况生马乎?
죽은말도 또한 5백금으로 사는데 하물며 산 말이야 더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 庸人尚羞之,況於将相乎?
평범한 사람도 오히려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는데, 하물며 장상이야 더할 나위가 있겠는가?
(2) 「…且(猶) …況 …乎?」나 「…猶且(且猶) …況 …乎?」를 사용한 경우 : ‘…도 오히려 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하겠는가?’ 의 뜻을 가진다.
․死且不惧,況困难乎!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데 하물며 곤란쯤이야!
․蔓草猶不可除,況君之宠弟乎?
뻗어나간 풀도 오히려 제거할 수 없는데, 하물며 임금의 총애를 받는 동생이야 더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管仲且猶不召,而況不为管仲者乎?
관중도 오히려 불러오지 못하는데, 하물며 관중의 일을 하지 않는 자이랴?
(3) 「…且(猶) …安 …(哉)」를 사용한 경우 : ‘…도 오히려 …한데, 어찌…하겠는가?’ 의 뜻을 가진다.
․樊哙曰,臣死且不避,卮酒安足辞?
번쾌가 말하기를 , 신은 죽음까지도 피하지 아니하는데, 한잔 술을 어찌 사양하겠습니까?
3. 비교형(比较形)
둘 또는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간의 유사점, 차이점을 나타내는 구형이다.
(1) 개사(於, 于, 乎)를 사용한 경우
1)「A + 형용사 + 개사 + B」: 두 사물을 비교해 그 우열을 표시하는 묘사구의 형태이다.
․苛政猛於虎也。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季氏富于周公。
계씨가 주공보다 더 부유하다.
2)「莫 + 형용사 + 개사 + B」: B보다 더한 것은 없다.
․莫見乎隱 莫顯乎微。
숨기는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고, 미세한 것보다 더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
․孔子曰 五刑之屬三千 而罪莫大於不孝。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다섯 가지 형벌(墨, 劓, 剕, 宮, 大辟)의 종류가 삼천 가지로되 죄로 그 어느 것도 불
효보다 더 큰 것은 없다.
3)「莫 + 형용사 + 焉」: 焉은 於之의 축약으로 莫이 연용하여 비교의 최상급을 표시한다.
․過而能改 善莫大焉。
허물이 있어 능히 고칠 수 있다면, 선행은 어느 것도 이보다 더 큰 것이 없다.
․德莫厚焉。
덕으로 어느 것도 이보다 더 두터운 것이 없다.
(2) 연계동사를 사용한 경우
1) 「不如, 莫如, 無如」 : …만 같지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도를)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만 같지 못하다.
․至樂莫如讀書 至要莫如敎子。
지극한 즐거움으로 독서만한 것이 없고, 지극히 중요한 것으로 자식을 가르치는 것만 같은 것이 없다.
․察隣國之政 無如寡人之用心者 隣國之民不加小 寡人之民不加多何也?
이웃 나라의 정사를 살펴보면 과인이 마음 쓰는 것만 같지 못한데도 이웃 나라의 백성이 적어지지 아니하고, 과
인의 백성이 많아지지 않으니 무슨 까닭이요?
2)「不若, 莫若」 : …만 같지 못하다.
․此乃不祥之物 不若投諸江而忘之。
이것은 바로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니 강에 던져 잊어버리는 것만 못하다.
4. 선택형(选择形)
두 가지를 비교해서 그 중에 나은 것을 선택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는 구형이다. 따라서 비교형과 다분히 관계가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1) 연사(連詞)를 사용한 경우
1)「如」 : 서술성의 선택으로 쓰여 ‘혹은’의 뜻을 나타낸다.
․趙王問樓緩曰 予秦地如毋予 孰吉?
조왕이 누완에게 묻기를 “진에게 땅을 주는 것과 주지 않는 것은 어느 것이 좋습니까?” 라고 했다.
2)「若」 : …및. 혹은
․願取吳王若將軍頭 以報父之仇。
오왕이나 혹은 장군의 머리를 취해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한다.
(2) 선택의 고정구식
1) 시비식(是非式)
①「非 +A 則 +B」 : A가 아니면 곧 B다.
․齊國之諸公子 其可輔者 非公子糾則小白也。
제나라의 여러 공자 가운데 도울 만한 이는 공자 규가 아니면 소백이다.
②「非 + A 而 + B」 : A 아니면 B이다. 而는 則과 마찬가지로 ‘~하면’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凡天下强國 非秦而楚 非楚而秦。
무릇 천하의 강국은 진이 아니면 초요, 초가 아니면 진이다.
그러나 B가 주로 의문사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宗廟會同 非諸侯而何?
종묘에서 회동한다면 제후가 아니고 누구겠는가?
③「非 +A 必 +B」 : A가 아니면 반드시 B일 것이다.
․此味非飴蜜也 必苦寀葶藶。
이 맛은 엿이나 꿀이 아니면 반드시 씀바귀나 겨자의 맛일 것이다.
2) 취사식(取舍式)
①「與(與其) + A 不若(不如) + B」 : A하는 것은 B하는 것만 못하다.
․與吾因子而生 不若反捕而死。
내가 그대 때문에 살아나는 것은 반대로 잡혀서 죽는 것만 못하다.
․與其得百里于燕 不如得十里于宋。
연나라에서 백 리를 얻는 것은 송나라에서 십 리를 얻는 것만 못하다.
②「與(與其)+A 孰若 (孰與, 孰如, 何如) + B」 : 항상 B에 비중이 가해진다.
․與其有樂于身 孰若無懮于其心?
몸에 즐거움이 있는 것이 어찌 그 마음속에 걱정스러움이 없는 것만 하겠는가?
③「與(與其) + A 寧 + B」 : A하기보다는 차라리 B하는 것이 낫다.
․與其殺是人也 寧其得此國也。
이 사람을 죽이기보다는 차라리 이 나라를 얻는 것이 낫다.
④「寧爲 + A 不(無) + B」 : 차라리 A하는 것이 낫지, B하지 않겠다.
․大丈夫寧可玉碎 不能瓦全。
대장부는 차라리 옥처럼 부서질 수는 있어도 기와처럼 온전할 수는 없다.
․寧爲鷄口 無爲牛后。
차라리 닭의 입이 될지언정 소의 뒤는 되지 않겠다.
⑤「A +孰與 + B」 : A는 B와 비교해서 어느 편이 나은가?
․大王自料 勇悍仁强 孰與項王?
대왕께서 스스로 헤아려 보시건대 용맹과 굳셈과 어짐과 강함은 항왕과 누가 더 낫습니까?
【六国论】
蘇洵
【작가 및 작품소개】
蘇洵(1009-1066)은 자가 明允이며, 眉州 眉山 사람으로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이다. 그는 27세에 비로소 독서에 열중하기 시작하여 송 인종 경력 연간에 과거에 응시했으나 낙방하자 집에 돌아와 문을 걸어 잠그고 독서에만 전념하여 六經과 諸子百家에 통달했다. 嘉祐 초년 다시 京師에 있을 때, 당시 한림학사로 있던 歐陽修가 그의 문장을 좋아하여 황제에게 보여주었는데, 많은 사대부들이 다투어 소순의 문장을 모방하고 傳誦했으며, 재상 韓琦도 그의 문장을 조정에 추천하여, 조정에서 소순을 秘書省의 校書郞에 임명하기도 했다. 그는 후에 禮書의 수정작업에 참가하고, 또 《太常因革禮》 100권을 지었으나, 책을 완성한 후 바로 세상을 떠났다. 소순은 그의 두 아들 蘇軾, 蘇轍과 더불어 문장에 능하여 후인들은 이 세 사람을 일컬어 三蘇라 했다. 저서로 《嘉祐集》이 있다.
宋은 건국 초기부터 줄곧 文弱한 상황에 처하여 대외적으로 「斥地與敵,守內虛外」의 정책을 펴 나갔다. 소순이 살았던 당시에도 宋은 매년 遼에 은 20만 량과 비단 30만 필을 바치고, 西夏에 은 7만 량과 비단 15만 필 및 차 3만 근을 바쳤다. 당시 지식인들은 조정의 이러한 상황이 개혁되지 않는다면 나라이 평온한 국면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 우려했다. 그래서 소순은 이 글을 통해 적에게 땅을 바쳐 평온을 구하려 한다면 그것은 다만 적의 힘을 증강시킬 뿐 국가의 장래에 이로울 게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六国破灭,非兵不利,战不善,弊在赂秦。 赂秦而力虧,破灭之道也。
육 국 파 멸, 비 병 불 리, 전 불 선, 폐 재 뇌 진. 뇌 진 이 력 휴, 파 멸 지 도 야.
육국이 멸망한 것은, 무기가 예리하지 못하거나 전쟁에 미숙해서가 아니며, 문제는 진나라에 땅을 뇌물로 바친 데 있다. 진나라에게 (땅을 베어) 뇌물을 바치면 자신의 힘이 약화되고, 그것은 바로 (여섯 나라가) 멸망하는 길이다.
或曰 : 「六国互丧,率赂秦耶?」
혹 왈 : 육 국 호 상, 솔 뇌 진 야?
어떤 이가 물었다.「여섯 나라가 서로 멸망한 것은 모두가 진나라에게 땅을 뇌물로 바쳤기 때문인가?」
曰 : 「不赂者以赂者丧,蓋失强援,不能独完 ; 故曰,弊在赂秦也。」
왈 : 불 뇌 자 이 뇌 자 상, 개 실 강 원, 불 능 독 완 ; 고 왈, 폐 재 뇌 진 야.
대답하기를 「진나라에 뇌물을 바치지 않은 나라가 뇌물을 바친 나라들로 인해 망하는 것은, 대체로 강력한 도움을 잃어, 독자적으로 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제가 바로 진나라에 뇌물을 바치는 데 있다고 한 것이다.」 라고 했다.
秦以攻取之外,小则获邑,大则得城。
진 이 공 취 지 외, 소 즉 획 읍, 대 즉 득 성.
진나라는 전쟁으로써 땅을 빼앗는 것 외에도, (제후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작게는 읍을 얻고, 크게는 도시를 얻었다.
较秦之所得,與战勝而得者,其实百倍 ; 诸侯之所亡,與战败而亡者,
교 진 지 소 득, 여 전 승 이 득 자, 기 실 백 배 ; 제 후 지 소 망, 여 전 패 이 망 자,
其实亦百倍 ;
기 실 역 백 배 ;
진나라가 뇌물로 얻은 소득을 전쟁에 승리하여 얻은 것과 비교하면, 실제로 백 배는 될 것이다. (육국의) 제후들이 잃은 땅을, 전쟁에 패하여 잃은 땅과 비교하면, 역시 실제로 백 배는 될 것이다. ;
则秦之所大欲,诸侯之所大患,固不在战矣。思厥先祖父,暴霜露,斩荆
즉 진 지 소 대 욕, 제 후 지 소 대 환, 고 부 재 전 의. 사 궐 선 조 부, 폭 상 노, 참 형
棘,以有尺寸之地。
극, 이 유 척 촌 지 지.
그렇다면 진나라의 가장 큰 욕심과 제후들의 가장 큰 걱정은, 본래 전쟁에 있는 것이 아니다. 육국의 선조들을 생각해 보면, 갖은 풍상을 무릅쓰고, 가시밭길을 헤쳐가며, 이 작은 땅을 얻은 것이다.
子孙视之不甚惜,举以予人,如棄草芥。
자 손 시 지 불 심 석, 거 이 여 인, 여 기 초 개.
자손들은 그것을 별로 아깝게 보지 않고, 들어다가 남에게 주며, 마치 초개를 버리듯 한다.
今日割五城,明日割十城,然後得一夕安寝。 起视四境,而秦兵又至矣。
금 일 할 오 성, 명 일 할 십 성, 연 후 득 일 석 안 침. 기 시 사 경, 이 진 병 우 지 의.
오늘 5개 성을 쪼개어 주고, 내일 10개 성을 쪼개어 주고, 그런 다음에 하루 저녁을 편히 잔다. (그러나 다음날) 일어나 사방을 둘러보면, 진나라 군사가 또 진격해 들어온다.
然则诸侯之地有限,暴秦之欲無厌,奉之彌繁,侵之愈急,故不战而强弱勝负
연 즉 제 후 지 지 유 한, 포 진 지 욕 무 염, 봉 지 미 번, 침 지 유 급, 고 부 전 이 강 약 승 부
已判矣。
이 판 의.
그렇다면 제후들의 땅은 한계가 있고, 포악한 진나라의 욕심은 만족이 없으니, 바치는 것이 많을수록, 침략은 더욱 심해진다. 그래서 전쟁도 하지 않고 강약과 승패가 이미 분명해진다.
至於颠覆,理固宜然。古人云:「以地事秦,猶抱薪救火,薪不尽,火不
지 어 전 복, 이 고 의 연. 고 인 운 : 이 지 사 진, 유 포 신 구 화, 신 부 진, 화 불
灭。」此言得之。
멸. 차 언 득 지.
결국 멸망에 이르게 되는데, 이치적으로 볼 때 본래 당연히 그러한 것이다. 땅을 가지고 진나라를 섬기는 것은, 마치 장작을 끌어안고 불을 끄는 것과 같아, 장작이 다 없어지지 않으면, 불이 꺼지지 않는다.
이 말은 육국이 멸망한 이치를 파악한 것이다.
齐人未尝赂秦,终繼五国迁灭,何哉? 與嬴而不助五国也。
제 인 미 상 뇌 진, 종 계 오 국 천 멸, 하 재? 여 영 이 부 조 오 국 야.
제나라 사람들은 진나라에 뇌물을 바친 적이 없는데도, 끝내 다섯 나라에 이어 멸망하고 말았는데, 어째서인가? 진나라와 사귀며 다섯 나라를 돕지 않았기 때문이다.
五国既丧,齐亦不免矣。 燕․赵之君,始有远略,能守其土,义不赂秦。
오 국 기 상, 제 역 불 면 의. 연․조 지 군, 시 유 원 략, 능 수 기 토, 의 불 뇌 진.
다섯 나라가 망해 버리니, 제나라 역시 (멸망을) 면치 못했다. 연나라와 조나라의 임금은, 처음에는 원대한 책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능히 그 국토를 지킬 수 있었고, 대의를 견지하며 진나라에 뇌물을 바치지 않았다.
是故燕虽小国而後亡, 斯用兵之效也。 至丹以荆卿为计,始速祸焉。
시 고 연 수 소 국 이 후 망, 사 용 병 지 효 야. 지 단 이 형 경 위 계, 시 속 화 언.
그래서 연은 비록 작은 나라지만 뒤에 망했으니, 이는 용병의 효과였다. (연나라는) 태자 단에 이르러 형가를 계략으로 삼아, 비로소 화를 초래하게 되었다.
赵尝五战於秦,二败而三勝。 後秦击赵者再,李牧连却之。
조 상 오 전 어 진, 이 패 이 삼 승. 후 진 격 조 자 재, 이 목 연 각 지.
조나라는 일찍이 진나라를 상대로 다섯 번 전쟁을 치러, 두 번을 지고 세 번을 이겼다. 후에 진나라가 조나라를 공격한 것이 두 번 있었으나, 이목이 연달아 진나라를 물리쳤다.
洎牧以谗诛,邯郸为郡。惜其用武而不终也。
기 목 이 참 주, 한 단 위 군. 석 기 용 무 부 종 야.
이목이 참소로 인해 죽임을 당하자, 감단은 (진나라의) 일개 군이 되어 버렸다. 애석하게도 조나라는 무력을 끝까지 다 사용하지 못했다.
且燕․赵处秦革灭殆尽之际,可谓智力孤危,战败而亡,诚不得已。
차 연․ 조 처 진 혁 멸 태 진 지 제, 가 위 지 력 고 위, 전 패 이 망, 성 부 득 이.
또한 연․조 두 나라는 진이 다른 나라들을 거의 다 멸망시킨 시기에 처해 있었으니, 지력이 미약한 상황에서, 진과 싸워 패망한 것은, 실로 부득이한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向使三国各爱其地,齐人勿附於秦,刺客不行,良将猶在,则勝负之数,
향 사 삼 국 각 애 기 지, 제 인 물 부 어 진, 척 객 불 행, 양 장 유 재, 즉 승 부 지 수,
存亡之理,當與秦相较,或未易量。
존 망 지 리, 당 여 진 상 교, 혹 미 역 량.
만약 (韓․魏․楚) 세 나라가 각기 자신의 국토를 사랑했다면, 제나라 사람들이 진나라에 의존하지 않았을 것이요, (형가와 같은) 자객도 가지 않았을 것이며, (이목과 같은) 훌륭한 장수도 아직 살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승패의 운명이나, 존망의 이치는, 만약 진나라와 겨룬다 해도, 아마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呜呼!以赂秦之地,封天下之谋臣,以事秦之心,禮天下之奇才,并力西嚮,
오 호 ! 이 뇌 진 지 지, 봉 천 하 지 모 신, 이 사 진 지 심, 예 천 하 지 기 재, 병 력 서 향,
则吾恐秦人食之不得下咽也。
즉 오 공 진 인 식 지 부 득 하 인 야.
진나라에 뇌물로 바친 땅을 가지고, 천하의 지모가 뛰어난 신하를 봉하고, 진나라를 섬기는 마음으로, 천하의 뛰어난 인재들을 예우하며, 힘을 합쳐 서쪽을 향해 진에 대항했더라면, 나는 진나라 사람들이 무엇을 먹어도 목구멍으로 넘기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悲夫! 有如此之势,而为秦人积威之所劫,日削月割,以趋於亡。
비 부 ! 유 여 차 지 세, 이 위 진 인 적 위 지 소 겁, 일 삭 월 할, 이 추 어 망.
이러한 형세를, 오히려 진나라의 오랜 위세에 눌려, 날마다 자신의 힘을 줄이고 달마다 땅을 떼어줌으로써, 멸망의 길을 향해 걸었다.
为国者,無使为积威之所劫哉!
위 국 자, 무 사 위 적 위 지 소 겁 재 !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오랜 위세에 위협당하게 해서는 아니 되리라!
夫六国與秦皆诸侯,其势弱於秦,而猶有可以不赂而勝之之势 ;
부 육 국 여 진 개 제 후, 기 세 약 어 진, 이 유 유 가 이 불 뇌 이 승 지 지 세 ;
무릇 육국은 진과 더불어 모두 제후의 나라로서 그 세력이 진나라보다 약하지만, 그러나 여전히 뇌물을 바치지 않고도 진나라를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苟以天下之大,而从六国破亡之故事,是又在六国下矣。
구 이 천 하 지 대, 이 종 육 국 파 망 지 고 사, 시 우 재 육 국 하 의.
만약 천하의 대국으로서, 육국이 패망한 전례를 따른다면, 이는 다시 육국의 아래에 처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알기쉬운 한문해석법 심재동 2002 운주사
漢文講解 민병수 2002 태학사
漢文解釋講話 崔相翼 1997 한울아카데미
漢 文 ․Ⅰ 崔完植, 李永朱, 安炳國 1993 한국방송대학교출판부
고전중국어 문법강의 에드윈 플리블랭크 2005 궁리
중국 고전산문 選讀 최봉원역주 2001 다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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