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 750마력 내뿜는 괴물 자동차
F1 경주차는 일반 승용차와는 비교가 안 되는 엄청난 성능 때문에 '머신'이라고 부른다. F1 머신의 엔진 배기량은 2400㏄에 불과하다. 그러나 엔진 출력은 750마력으로 같은 배기량의 국산 중형차(약 170~200마력)의 4배에 달한다.
F1 머신의 엔진 배기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엄청나게 크고 날카로운 소리에 귀를 막으면서도 F1 팬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24대의 경주차가 동시에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이는 출발 장면은 F1 관람의 하이라이트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정지 상태의 F1 머신이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4초. 직선 구간이 충분할 경우 시속 350㎞를 거뜬히 돌파한다. 시속 200㎞로 달리다가 2초 안에 완전히 멈춰 설 정도로 브레이크 성능도 뛰어나다.
F1 머신의 가격은 100억원에 이른다. 각 팀이 1000분의 1초라도 더 빨리 달리기 위해 머신 제작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기 때문이다. F1 머신에서 엔진만큼 중요한 것이 공기역학, 특히 바람의 저항을 제어하는 것이다.
승용차를 고속으로 몰면 차체가 흔들리거나 위로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F1 머신은 시속 300㎞에도 지면에 붙어 달린다. 차체 앞뒤에 비행기 날개를 뒤집은 모양의 윙(wing)에서 다운 포스(down force)를 만들기 때문이다.
◆서킷: 1.2㎞ 직선 주로가 승부처
F1 경주용 트랙을 서킷이라 한다. 영암에 지은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10일 FIA(국제자동차연맹)로부터 F1 대회를 치를 수 있는 A급 국제경주장으로 승인을 받았다. F1 한국 그랑프리는 18개의 코너를 갖춘 5.615㎞ 서킷을 총 55바퀴 도는 레이스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출발선을 지나 1·2번 코너를 통과하자마자 맞는 1.2㎞의 직선 주로(走路)이다. 올 시즌 F1이 열리는 19개 서킷을 통틀어 가장 긴 직선 코스다. 선수들은 이 구간에서 시속 320㎞까지 머신의 스피드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1만6000석을 갖춘 그랜드스탠드를 포함해 총 12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국내 단일 스포츠 경기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그랜드스탠드 맞은편엔 피트(pit·차량 정비 구역)와 팀 빌딩이 있다.
피트는 F1 경주차들이 대기하는 격납고이자, 레이스 도중 타이어 교체 및 경주차 세팅 등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서킷을 둘러본 F1 관계자들은 "그랜드스탠드에서 피트 상황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것이 팬들에게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스: 예선 결과로 출발 위치 결정
F1 한국 그랑프리엔 12팀에 각 2명씩, 총 24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해 사흘 동안 경기를 펼친다. 22일 연습주행, 23일엔 예선, 24일 결선 레이스가 열린다.
예선은 3차로 나누어 치른다. 서킷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린 기록을 측정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24대가 모두 참가하는 1차 예선에서 기록이 나쁜 7대가 탈락하고, 2차 예선에서 또 7대를 떨어뜨려 마지막 3차 예선은 10대만 출전한다.
예선 기록으로 1위부터 24위까지를 정하는데, 성적에 따라 결선 레이스의 출발 위치가 정해진다. 결선은 24대의 머신이 '이열종대'로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데 예선 1위가 맨 앞에 선다.
결선 성적에 따라 1위(25점)부터 10위(1점)까지 승점이 주어진다. 한국에 이어 브라질, 아부다비 대회까지 마치면 합계 점수로 2010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과 팀 챔피언을 가린다. 현재 호주 출신의 마크 웨버(레드불)가 드라이버 부문 1위, 레드불이 팀 순위 1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