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에 머무르고 싶다.”
섬 크기가 울릉도의 약 10배, 제주도의 40% 정도 섬 전체 90%가 산림지대, 인구는 약 42,000명, 거리는 부산에서 49.5㎞, 일본 본토에서 110㎞, 아키섬에서는 73㎞, 마한(馬韓)과 마주한 섬이다하여 대마도(對馬島).
원래 대마도는 경상도 경주땅, 11세기 고려때부터 종속된 섬, 조선시대에는 대마도를 통치하고 세종대왕은 이종무로 하여금 대마도 해적 정벌을 명하기도 했다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침략의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일본 영토로 간주되기 시작하여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 땅이 되고 만 아까운 섬.
1948년 8월 이승만 대통령이 “대마도 반환 요구”, “대마도 속령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여 대마도를 대한민국 영토로 확보하고자 하였으나, 이루지 못하여 우리의 기억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미지의 섬 대마도 산행에 어린아이처럼 괜히 마음이 설랬다.
부산항에서 출발하여 망망대해를 달려 약 40분만에 대마도가 눈에 들어오고, 고구마처럼 길쭉한 섬을 돌아 이즈하라 항구까지는 1시간 50분 소요되는 이웃집처럼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진 섬이었다.
첫 눈에 들어온 것은 사방팔방 잘 정리된 울창한 산림이었다.
등산길 인근에는 잘 조림된 편백나무가 빽빽이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펴고 우리 일행을 환영하였으며, 몇백년 묵은 원시림도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고, 인공미가 전혀 가미되지 않은 자연 상태의 나무들이 점령군처럼 온 산을 점령하고 있었다.
맑고 시원한 오염되지 않은 공기는 머릿속까지 맑게하고 몸의 피로까지를 한 방에 가져간것 같았다.
대마도의 나무를 팔면 일본인구 전체가 3년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재원을 가진 산림자원들
우리나라는 그동안 산림자원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산행길은 정상까지도 힘들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산책길 같은 등산로였다.
나무위에 붙어사는 콩난들의 풍요로운 잔치가 우리 일행을 반겨주었고, 한결 보기 좋았다.
긴 산행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큼하고 뿌듯한 산행이었다(해발 558m, 왕복 4시간소요).
천연림들의 협주곡에 맞춰 한 분의 일탈자 없이 무사히 산행을 마쳤으나 회원님들의 표정은 피로는 보이지 않고 모두 밝은 표정들이었다.
가슴속까지 파고드는 오염되지 않은 맑고 깨끗한 천연 공기, 잘 가꾸어진 산림자원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마도 곳곳에는 우리 선조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일본식 산성과는 다른 한식 산성은 백제계 유민들이 대거 이주해 쌓은 것임을 암시해주고 또한 신사주위에 쌓아둔 담벽의 돌은 일본 본토에는 없는 화강암으로 거제도에서 가져온 화강암들이고 일본 본토에는 생존하지 않는 한국의 살쾡이가 대마도에만 살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성황당을 그대로 모방한 신사주변의 새끼줄, 소원성취 종이들 등.
남해안에 식생하는 나무, 풀, 들꽃 등.
4년 전 일본 본토를 10일간 다녀온 적이 있어 일본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일본인들의 검소한 생활, 작은 것을 선호하는 생활철학, 좁은 길이지만 깨끗하고 잘 정리된 도로 및 주변 환경, 화려하지 않는 생활 문화, 낭비 없는 음식문화, 친절한 생활상 등.
내 자신을 뒤돌아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친근감이 느껴지는 포근한 섬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대마도 산행을 추진해 주신 회장님을 비롯하여 임원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리면서 신안골 산악회가 더 한층 번창하길 ...
- 각 산(閣山) -
첫댓글 글을 참잘 쓰셨습니다 대학때 레포트는 A플러스 여께 습니다 대마도를 눈앞에서 보는것 같이 표현을 잘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