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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주 엄윤숙의『조선 지식인의 말하기 노트』를 읽고(2012.1.11)
우연히 도서관 서가에서 만난 책이다. 50가까운 인생을 살면서 말하기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 책이다. 그동안 잘못된 나의 말하기 태도를 반성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참 좋은 책이다. 중요한 부분을 옮겨 적었다. 일독을 권한다.
머리말
고전연구회 사암俟巖은 독서와 글쓰기에 이어 조선 시대 지식인들의 말하기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조선 지식인의 말하기 노트』를 내놓게 되었습니다. 말하기는 옛 지식인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독서, 글쓰기와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다루기도 했지만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가치를 지닌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조선 지식인들이 전하는 말하기의 메시지는 특별하지도 않고 고상하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면 드러내고 싶은 생각을 다 말하지 말라,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지 말고,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 말을 할 때 몸을 흔들거나 머리를 흔들지 말라, 칭찬이 지나치면 아첨에 가깝고, 비평이 지나치면 헐뜸음에 가깝다. 좋은 말로 꾸며 남을 기쁘게 하는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은 드물다, 말이 너무 가벼우면 체통을 잃고, 말이 지나치게 무거우면 오만해 보인다 등입니다.
익숙히 들어왔고, 또 지금 우리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들입니다. 아마도 수백 년 전 조선 시대 지식인들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면 말하기를 둘러싼 온갖 사건과 해프닝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조선 지식인의 말하기 노트』는 분명 독자들의 말하기 수준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대화의 기술과 요령에 대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정약용, 안정복, 이덕무, 박지원, 이익, 최한기, 홍석주, 홍길주 등 조선 지식인의 글과 이야기를 그들이 지은 저술이나 문집 속에서 뽑아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다만 저술과 문집의 원문이 갖고 있는 한문체 문장과 표현법이 무척 난해하여, 원문의 본뜻과 내용을 크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문장을 고치고 다듬었습니다. 또한 각각의 글 뒤에는 글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고 서늘하게 깨달았던 소감들을 짧게 기록했습니다.
『조선 지식인들의 말하기 노트』가 말하기와 대화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07년 봄
고전연구회 사암俟巖
한정주, 엄윤숙
법도에 맞는 옷이 아니면 감히 입지 않고, 법도에 맞는 말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않고,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마땅히 목숙이 다할 때까지 가슴속에 품고 있어야 할 바다.
말을 삼가라, 마음을 지켜라(허균,『성소부부고』한정록 閒情錄)
말은 충직하고 믿음이 있어야 하고, 행동은 신중하고 정성을 다해야 하며, 화를 참고 욕망을 억누르고, 착한 일을 하고 잘못은 고쳐라.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도록 하려면 내가 말하지 않는 편이 낫고,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하려면 내가 행동하지 않는 편이 낫다.
병을 마개로 꼭 막듯 입을 다물고 말을 삼가라. 군사가 성을 지키듯 사사로운 욕망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지켜라.
말은 마음을 드러낸다(안정복,『순암집』여섯 가지 경계로 삼은 말 육잠 六箴)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은,
자기 입을 다스리는 사람
자기 몸을 다스리는 사람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
자기 시간을 다스리는 사람
자기 공간을 다스리는 사람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입니다.
말은 곧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유몽인, 『어우야담』)
말은
사람의 마음을 담는 그릇
지나온 세월을 닮은 그릇
그 나라의 문화를 담는 그릇입니다.
침묵의 값어치(장유,『계곡집』침묵을 위한 새김 黙所銘)
온갖 미묘함이 나오는 문으로
침묵만한 것이 없네.
교활하고 영악한 사람은 말이 많고
어수룩한 사람은 침묵하네.
급하게 서두르는 자는 말이 많고
마음이 안정된 자는 침묵하네.
말이 많은 자는 수고롭지만
침묵하는 자는 편안하네.
말이 많은 자는 낭비하지만
침묵하는 자는 간직하네.
말이 많은 자는 싸우지만
침묵하는 자는 쉬고 있네.
사람의 도리는 침묵으로 이루어지고
사람의 덕성은 침묵으로 길러지며
사람의 정신은 침묵으로 안정되고
사람의 기운은 침묵으로 온전히 쌓이고
사람의 언어는 침묵으로 깊어지고
사람의 사고는 침묵으로 터득하고
사람의 허명은 침묵으로 줄어들고
사람의 실질은 침묵으로 더해지네.
깨어나면 침묵으로 편안해지고
잠잘 때는 침묵으로 여유롭네.
재앙은 침묵으로 멀어지고
행복은 침묵으로 모여드네.
말이 많은 자는 모두 이와는 반대니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지 분명하지 않네.
이 때문에 내가 사는 곳에 이름을 세워
편안히 앉아 밤낮을 보내려 하네.
말이 많으면 실수도 많다(유중림,『증보 산림경제』, 수신 修身
말을 조심해야 하고, 비난과 칭찬을 경계해야 한다. 말을 삼가지 않으면 재앙을 부르게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해도 반드시 앞을 생각하고 뒤를 살펴보며, 아무리 등 뒤에서 할 말이라고 해도 또한 얼굴을 마주 보고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막 입 막으로 꺼낼 말이 정말 피해야 할 말이라면 끝내 입을 다물어야 한다.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재앙은 입에서 나간다고 했다.
많은 말과 생각은 마음에 해롭다(이이, 『격몽요결』올바른 몸가짐)
많은 말과 생각은 마음에 가장 해롭다. 일이 없으면 조용하게 앉아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른 사람과 마주하면 말을 가려서 간략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때에 맞게 행동한 후에 말을 하면, 말은 간략하지 않을 수 없다. 말이 간략한 사람이야말로 도리에 가깝다고 하겠다.
법도에 맞는 옷이 아니면 입지 않고, 법도에 맞는 말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말고,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목숨이 다할 때까지 가슴속에 품고 있어야 할 바다.
말이 너무 가벼워도, 무거워도 안 된다(유중림, 『증보 산림경제』언어)
그 사람이 착하고 어질다고 해도, 말을 할 때 화난 기색으로 큰 소리를 내면 듣는 사람이 즐겁겠는가? 더욱이 말하는 사람이 온화한 뜻으로만 말하지 않는다면 어떻겠는가? 따라서 말이란 부드럽고 따뜻하게 해야 듣는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되 너무 지나치면 좋지 않다. 다른 사람을 꾸짖을 때 너무 혹독하게 하면 좋지 않다. 이렇게 해야 이웃 사람들에게 원한을 사지 않는 법이다.
말로 믿음을 얻기란 어렵다(홍길주, 『수여난필』)
스님의 상투이야기
골초의 금연이야기
고양이의 뿔 이야기
술고래의 금주이야기
하루살이의 내일 이야기
못할 건 없지만 믿음이 덜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의 옳고 그름에 대해 말할 때(홍길주,『수여난필』)
나라 사람들이 모두 어질고 현명하다고 하거나 또는 모두 그렇지 않더라도 반드시 헤아려 살필줄 알아야 한다.-맹자
공론은 여러 사람의 말이지만, 모두의 말은 아니며, 항상 옳은 것도 아닙니다.
바른 말이 잘못을 깨우친다(정약용, 『아언각비』서문)
배운다는 것은 곧 깨닫는 것을 말한다. 그럼 깨닫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깨달음이란 무엇이 잘못인지를 깨우치는 것이다. 잘못을 깨우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바른 말로 깨우칠 수 있을 뿐이다.
깨달은 사람이란 한번도 잘못한 적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한 번도 그냥 넘긴 적이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오만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말(홍길주, 『수여난필』)
논쟁에서 지고서 인정하면, 말을 얻고 친구를 얻고 스승을 얻습니다.
논쟁에서 지고서 인정하지 않으면, 말을 잃고 평판을 잃고 자신을 잃습니다.
말재주를 무엇에 쓰겠는가?(박세당, 『사변록』논어)
좋은 말로 꾸며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거나 좋은 얼굴빛으로 다른 사람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중에 어진 사람은 매우 드물다. 충직함과 믿음은 어짊의 근본인데, 교묘하게 말을 꾸며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거나 아첨하는 얼굴빛으로 다른 사람의 비위나 맞추는 일은 충직함이나 믿음과는 거리가 멀다.-공자
너나없이 떠들어대는 말이란(홍길주, 『수여난필』)
비틀기는 쉬워도 바로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트집 잡기는 쉬워도 일이 되게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쉬운 일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은 많아도 어려운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말이란 사람의 자질과 경험에서 나온다(최한기 『기측체의』 말은 소리에 의해서 나온다)
몸안의 기운을 드러내는 것이 소리가 되고, 모습을 얻어 표현하는 것이 말이다. 소리가 나오는 것은 오장육부에 뿌리를 두고 있고 목구멍과 혀에서 이루어진다. 그 기운의 바탕에 따라 맑거나 탁해지고, 강하거나 약해지며, 느리거나 빨라지기도 한다. 마치 피리의 소리가 그 안에 들어 있는 기운에서 생겨나지만 소리의 맑고 탁함, 강약은 쌓인 기운에서 비롯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길고 짧음, 크고 작음, 느리고 빠름은 피리의 구멍과 사람이 부는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과 같다.
편안함, 우울함,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은 소리에 드러난다. 그러므로 소리를 듣고 먼저 맑은지 탁한지, 기쁜지 슬픈지 알 수 있다. 또한 소리로 꾸미고 음절로 모양을 표현하는 것이 곧 말이다. 말을 자세하게 듣고 일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풀어 맥락을 헤아려 살핀다면, 그 사람의 자질과 경험해 얻은 것으로 요령을 터득할 수 있다. 내가 한 말을 다른 사람이 듣는다면, 그 사람 또한 내 말이 자질과 경험에서 얻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말은 나의 이력서입니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말해 주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 말해 주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말해 줍니다. 말은 곧 나입니다.
말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홍길주, 『수여난필』)
말이 사라지는 것보다 거만하다고 욕먹는 것이 낫습니다.
뜻이 숨을 거두는 것보다도 거만하다고 욕먹는 것이 낫습니다.
변명과 핑계를 일삼지 말라(홍길주, 『수여난필』)
세상에 나아가 자기 한 몸을 세우고 일을 할 때 생각이 여기에 미친다면, 역사가 자신이 한 일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될 것이네.
공들여 변명하고 그럴듯한 핑계를 댄다면 세상은 한 번쯤 속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양보를 모릅니다.
역사는 용서가 없습니다.
역사는 타협을 모릅니다.
사람이 좋다고 해서 모두 좋은 벼슬을 하는 것은 아니듯
좋은 화초라고 해서 모든 좋은 토양에서 나는 것은 아니다.
좋은 말馬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두 훌륭한 주인을 만나는 것은 아니듯
좋은 말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두 좋은 마음에서 나온다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이 좋아야 말이 좋게 마련이다.
스스로 다 안다고 떠들지 말라(홍길주, 『수여난필』)
세상의 이치가 끝이 없듯이 사람이 깨우쳐야 할 것도 끝이 없는 법이다.
말은 샘물과 같습니다.
말의 샘은 깊고 맑아서 조용히 기다리면 계속 솟아납니다.
마시면 마실수록 솟아납니다.
오래면 오랠수록 새롭습니다.
누군가 분탕질치지 않는 한 가장 깨끗한 자신을 내어줍니다.
말로 깨우치는 이치와 책으로 깨우치는 이치는 똑같다(최한기 『기측제의』 글과 말은 마음에서 일어난다.)
소리가 울립니다.
고막이 떨려야 들을 수 있습니다.
가슴이 울려야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의 문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은 아직 내 것이 아닙니다.
행동이 경솔한 사람의 말은 믿음을 얻기 힘들다(홍길주,『수여난필』)
그러므로 평소 자신의 몸을 닦지 않고 남에게 믿음을 주는 행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말을 해서는 안된다.
말은 삶을 담보로 믿음을 내어 줍니다.
담보가 시원치 않으면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신용이 불량하면 담보로 잡힌 것까지 위태롭습니다.
성실하게 살고서 성실을 말하고,
정직하게 살고서 정직을 말하고,
믿음직하게 살고서 믿음을 말해야 합니다.
대충대충 말하고 실천하는 태도를 버려라(정조대왕,『황재전서』훈어5)
사대부라면 스스로를 바로잡고 조정의 법도를 가다듬어서 말하려고 하는 바를 말하고, 행하고자 하는 바를 실천해야 한다. 대충대충 말하고 실천하는 태도를 떨쳐내려고 힘써야 한다.
나는 이제껏 다른 사람에게 한 말을 반복하거나 약속을 뒤집은 적이 없다.
식언食言
나는 나의 말을 먹었습니다.
나는 나의 신의를 씹었습니다.
나는 나를 삼켰습니다.
꿀꺽!
이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홍길주,『수여난필』)
손님과 앉아 대화할 때 주의해야 할 말들
내 방에 들어와 손님 자리에 앉은 사람은 정치의 득실이나 벼슬아치의 옳고 그릇됨에 대해 말하지 말라. 다른 사람의 장점만 말하고, 허물을 말하지 말라. 남의 집 안방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감추고 싶어 하는 일을 들추어내지 말라. 명예와 이익 혹은 재물과 여색에 대해 말하지 말고, 비루하고 저속하며 음란한 말을 꺼내지 말라. 요망하고 황당하게 앞날을 점치는 말을 해서도 안된다.
어리석음과 미련함을 깨우치는 말(이덕무, 『청장관전서』, 어느 노인의 말)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절대 스스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내가 볼 때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은 대부분 난폭하고 성품이 비뚤어져 있다.
난폭하면 성정이 나빠지고 성정이 교만하고 사악해지면 쓸모없는 고집만 강해진다.
부모에게는 순종하지 않고 형제들과는 우애하지 않고 친구들과는 화합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과는 화목하지 않는다.
좋은 말을 제대로 듣거나 따르지 않고 나쁜 말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지껄인다.
잘 알지 못해 제멋대로 행동하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고집한다.
친한 친구와 마을 사람,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전염병을 피하듯 멀리한다.
예를 들자면 열 명의 사람이 서 있으면 아홉 사람은 서로 사이가 좋은데 유독 나와는 말도 섞지 않아 사방을 둘러보아도 설 땅이 없는 것과 같다.
혹은 음식이 있어도 다른 친구들과는 더불어 연희를 베풀면서 유독 나한테는 함께 가자고 부르지 않아 외롭게 앉아 아무런 맛도 즐기지 못하고 더러 다른 사람과 더불어 서 있기라도 하면 그 사람의 부모형제가 경계하며 어찌 그런 사람과 만나 피하지 않느냐고 한다.
가난하고 미천하면서도 난폭하고 비뚤어져 있으면 시기와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해 먼저 종놈의 주먹에 실컷 당하고 그 다음에는 관청에 끌려가 매 맞고 갇힌 신세가 된다.
부유하고 귀한 신분이면서 난폭하고 비뚤어져 있으면 술을 마시고 취한 사람처럼 칼을 들고 구덩이에 뛰어들거나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 제 몸을 스스로 베고 죽이는 신세가 된다.
아무런 복도 없이 못나고 어리석은 사람이 재주와 지혜를 품고 있겠는가?
재주가 없으면서도 난폭하고 비뚤어져 있으면 검은 나귀의 재주처럼 한 걸음을 뗄 때마다 한 번씩 울부짖어도 사나운 호랑이게 물려가기 십상이다.
집안에서 난폭하고 비뚤어져 은혜와 의리를 돌아보지 않으면 윗사람은 분노하고 아랫사람은 원망하게 만들어 이 한 몸 죽어도 편안하게 쉴 곳이 없다.
하물며 또 다시 무슨 좋은 일이 있겠는가?
자식들이 바라보고 있으니 네가 부모형제를 거스리는데 어찌 네 자식들이 그렇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에게 난폭하고 함부로 굴면 나는 다시는 뜻을 펼 수 없는 법이다.
내가 다른 사람을 한 마디 나무라면 다른 사람은 나를 두 마디 나무라고 내가 다른 사람을 두 번 때리면 다른 사람은 나를 네 번 때린다.
가는 곳마다 제 한 몸 거처할 곳 없고 만나는 것마다 길하지도 이롭지도 않네.
내가 가난하고 궁색해도 바라만 볼 뿐 도움을 주지 않고 내가 재앙을 당한 것을 알면서도 빨리 죽기만을 바랄 뿐이네.
애처롭구나, 이런 사람이 세상에 살아 있다니.
다른 사람이 어찌 나를 버리겠는가?
다른 사람이 나를 버리도록 했을 뿐이네.
내가 노인의 말을 듣고서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고 또한 나 자신에게도 권한다.
군자는 세상에 나면서 좋은 일을 하는데 소인은 참으로 시간만 보내는구나.
마음이 좋아야 사람이 좋고, 사람이 좋아야 말이 좋다(정조대왕, 『홍재전서』,훈어3)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드리는 말을 귀중하게 여기는 까닭은 정성스럽고 정직하기 때문이다. 명예를 팔아먹는 자를 미워하고 사사로이 욕심을 품은 자를 혐오하기 때문이다. 또한 권력과 세력에 의지하여 다른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는 일을 증오하기 때문이다.
말은 가려 해야 하고, 마음은 굳세어야 하며, 뜻은 높아야 하고, 마음은 넓어야 하며, 일은 진실해야 하고, 학문은 힘써야만 한다.
-누구나 어쩌다 한 번은 좋은 일 할 수 있지만, 언제나 좋은 일을 하려면 좋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누구나 어쩌다 한 번은 고운 말을 할 수 있지만, 어디서나 고운 말을 하려면 고운 사람이어야 합니다.
어쩌다가 한 번 해보는 걸로는 새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나라의 흥망은 자유롭게 말할 권리에 달렸다(정조대왕, 『홍재전서』,훈어1)
말은 두 개의 얼굴을 가졌습니다.
말할 권리와 말해야 할 의무,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말은 없습니다.
해야 되거나 하면 안 되는 말이 있을 뿐입니다.
하늘이 놀라고 귀신이 조롱할 정도로 추악한 말(이익,『성호사설』,추악한 말)
말은
사람의 인격을 말해 주고,
관계의 품격을 말해 주고,
사회의 풍속을 말해 줍니다.
이 말도 옳고 저 말도 옳다(이익,『성호사설』,침묵)
是是非非-이것도 옳고 저것도 옳다는 것은 그르다. 그 말도 맞습니다.
非非非是-이것도 그르고 저것도 그르다는 것은 그르다. 그 말도 맞습니다.
是是非非是-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 그 말도 맞습니다.
말에 관련한 우리 속담(정약용, 『이담속찬』,우리나라 속담 東諺)
혀 밑에 도끼가 있어 사람이 자신을 해치는 데 사용한다.(말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소에게 한 말은 사라져도 아내에게 한 말은 밖으로 새어나간다.(다른 사람에게 한 말은 반드시 새어나갈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말을 조심해야 함을 경계한 것이다.)
어린아이의 말일지라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말을 받아들일 줄 아는 총명함이 있다면 당연히 어린아이의 말일지라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노랫소리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오래 들으면 싫증이 난다(좋은 말이라도 여러 번 하면 듣기 싫다는 뜻이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사돈집에서 먼저 한다.(나는 네 탓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반대로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안 땐 굴뚝에 어찌 연기가 나겠는가?(근거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비방일지라도 모두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말이 많은 집은 장맛도 나쁘다(말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람은 실제로는 덕이 없다는 뜻이다)
들으면 병이고, 듣지 않으면 약이다.(마음에 거슬리는 말은 듣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오고, 사람도 제 말하면 오는 법이다.(사람이 없는 곳에서 그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남의 잔치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 그 지위에 있지도 않으면서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사람은 말로 배우고 말로 사귀고 말로 싸우고 말로 사는 존재
불행조차 우스갯소리로 넘긴 이항복(장유,『계곡집』침묵을 위해 새김黙所箴)
나는 침묵을 소중하게 여기는 묵소명(黙所銘)을 지은 다음, 다시 그 큰 뜻을 드러내고자 잠箴을 지었다.
입을 다물고 말하지 말라.
어리석고 어두운 바보처럼
속마음이 시끄러운 사람
싸움질하고 내달리니
이것이 바로 병통이고
침묵을 해치는 도적이로구나.
정신과 영혼을 거두어들여서
맑고 고요한 곳에 갈무리하게.
깊고 깊은 연못 속 바깥일에 아랑곳하지 않으니
당신의 삶 모두 비우면 만물을 담을 수 있네.
간혹 꺼내어 놓아도 결코 마르지 않으니
이것이 진실로 침묵하는 이유네.
-마음이 시끄러운 사람은 주변을 시끄럽게 합니다. 떠들고 나면 잠깐 속이 후련한 것 같지만 마음은 더욱 지옥이 됩니다.
불행조차 우스갯소리로 넘긴 이항복(유몽인, 『어우야담』)
-나를 웃게 하는 말은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열쇠를 쥐어 줍니다.
나를 미소 짓게 하는 말은, 무건운 짐을 들 수 있도록 맞은편을 들어 줍니다.
나에게 웃음을 주는 말은 외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좋은 벗이 되어 줍니다.
다른 나라 말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이해응,『계산기정』언어)
-지금 어려운 것은 그때도 어렵고, 그때 어려웠던 것은 지금도 어렵습니다.
나에게 어려운 것은 다른 사람도 어렵고, 다른 사람에게 어려운 것은 나에게도 어렵습니다.
앞에서 내가 한 말은 희롱이었다(이익,『성호사설』희롱하는 말 戱言)
시시콜콜한 변명을 위해 공자님을 팔지 마십시오.
시시껄렁한 자랑을 위해 공자님을 팔지 마십시오.
등 뒤에서 야유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홍길주,『수여방필』)
-요란스레 떠드는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드러난 것은 좁은 식견과 비루한 지식일 뿐입니다.
수선스레 떠드는 사람은
자신을 내보이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내보인 것은 얕은 안목과 비천한 솜씨일 뿐입니다.
정신과 기운을 밖으로 드러내는 일은 스스로 밀려오는 바닷물과 같다. 그래서 만약 먼저 드러낼 것을 나중에 하고, 나중에 드러낼 것을 앞서 한다면, 듣는 사람이 혼란스럽고 헤아려 살필 수 있는 실마리를 얻기 어렵다.
말에 대한 대가(이익, 『성호사설』, 말에 대한 보상)
다른 사람의 물건을 사용하고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도적이다.
-말은 꽃과 같습니다. 좋다고 예쁘다고 꺾어다 놓으면 처음에는 화려하지만 이내 시들어버리고 맙니다.
뿌리가 없는 꽃은 생명이 없는 꽃
뿌리가 없는 말은 생명이 없는 말
아무리 예쁜 꽃도 시들고 나면 쓰레기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말도 시들고 나면 소음입니다.
말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홍길주, 『수여난필』)
-말이 많다는 것은
할 수 있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게 많다는 뜻
욕심을 내다 보면 편법을 쓰게 됩니다.
말이 많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가지고 싶은 게 많다는 뜻
욕심을 내다 보면 남의 것을 탐내게 됩니다.
아첨에도 등급이 있다(박지원,『연암집』마장전)
-좋은 말은 하기 좋은 말이 아니라 옳은 말입니다.
좋은 말은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옳은 말입니다.
옳은 말은 하기 어려워도 하고, 듣기 싫어도 들어야 약이 됩니다.
행수라고 높여 부르면서 부려먹네(이덕무, 『청장관전서』한양의 속담)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하기란 식은 죽 먹기다.
들으면 병이고 듣지 않으면 약이다.
행수라고 높여 부르면서 일을 부려먹네(겉으로 높여 부르면서 은근히 부려먹는다는 말이다.)
-거죽만 있고 내용이 없는 말은 사기꾼의 말
내용도 없고 거죽도 형편없는 말은 날강도의 말
우리말에는 범어가 많다(이덕무, 『청장관전서』우라나라에는 범어가 많다)
-말은 살아 있습니다.
태어나고, 만나고, 부러워하고, 잘난 체하고, 열렬히 사랑하고, 싸우고, 깨지고, 잊혀지고...
말은 사람과 생로병사를 함께 겪습니다.
이런 말은 함부로 하지 말라(이덕무,『사소절』,언어)
여름철에 솜옷을 입은 사람과 같이 자리했다면 아무리 덥다고 해도 덥다고 말하지 말라. 또 아무리 추운 겨울철에라도 홑옷을 입고 있는 사람을 보면 춥다고 말하지 말라. 그리고 굶주린 사람을보고 밥을 먹을 때는 음식 맛이 없다고 탄식하지 말라.
-거짓말은 나쁩니다.
거짓말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그러나
참말의 얼굴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는 것은 더욱 나쁩니다.
그런 말로 아픔은 커지고 상처는 깊어집니다.
집안에서 지켜야 할 말 예절(이덕무,『사소절』언어)
-집에서도 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혼자서도 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가까운 사람에게도 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안과 밖이 같아야 사람입니다.
겉과 속이 같아야 사람입니다.
몸과 맘이 같아야 사람입니다.
말을 할 때 피해야 할 행동(이덕무,『사소절』행동거지)
말을 할 때는 몸을 흔들거나 머리를 흔들지 말라. 손과 무릎을 흔들거나 발을 흔들어서도 안 된다. 눈을 깜빡이거나 눈동자를 굴려서도 안 되고, 입술을 삐죽거리거나 침을 흘려서도 안 된다. 턱을 받치지도 말고 수염을 쓰다듬거나 혀를 내밀지도 말라. 손바닥을 치거나 손가락을 튀겨서도 안되고, 팔뚝을 드러내 자랑하거나 얼굴을 쳐들어서도 안 된다. 자리를 긁거나 옷을 끌어 잡아당겨서도 안 되고, 부채 머리를 거꾸로 던져서도 안 되고, 허리띠 끝을 돌리지도 말라.
몸가짐은 마음가짐의 이야기
마음가짐은 몸가짐의 이야기
손은 팔랑거리는데 마음이 침착하기는 어렵습니다.
마음은 조용한데 발이 덜덜거리기는 어렵습니다.
말 앞에서는 침착해야 합니다.
말 앞에서는 조용해야 합니다.
말은 고요한 오솔길을 따라 마음속으로 걸어갑니다.
배우는 사람이 지녀야 할 말의 태도(이이,『율곡집』잡저)
사람의 잘못은 말에서 말미암은 것이 많으므로 말은 반드시 정성스럽고 믿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무리를 지어 공허한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거나, 시대와 정치에 관해 함부로 말하거나,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거론하는 일은 모두 공부에 방해가 되므로 일절 하지 말아야 한다.
쉽게 말하지 마십시오.
재미는 짧고 후회는 깁니다.
남의 장단점을 말하지 마십시오.
유익은 짧고 해악은 깁니다.
쉽게 허락하지 마십시오.
대답은 짧고 책임은 깁니다.
말의 예절이란?(이덕무,『사소절』언어)
말이란 소근거려서도 안 되고, 지껄여서도 안 되고, 어수선해서도 안 되고, 어물어물해서도 안 되고, 길게 늘어 뜨려서도 안 되고, 딱딱 끊어져서도 안 되고, 소리가 낮거나 힘이 없어서도 안 되고, 난폭하거나 성급해서도 안 된다.
말이 많다 보면 위엄을 해치고 정성스러움을 잃게 된다. 또한 기운을 상하고 일을 그르치게 된다.
좋은 말이라도 지루하면 듣는 사람이 되려 싫어한다. 하물며 나쁜 말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음담패설, 패악무도한 반란, 허망하고 망령스러운 일,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말 혹은 가혹하고 과장되고 원한 가득한 말을 듣게 되면 절대로 대꾸하지 말고 슬금슬금 물러나 자리를 피해야 한다.
-입에서 나는 가장 지독한 악취는 입 냄새가 아니라 쓰레기 같은 말입니다.
입 안에 있는 가장 위험한 것은 충치가 아니라 쓰레기 같은 말입니다.
말은 너무 많거나 지나치게 간략해도 안 된다(최한기,『기측제의』말이 통함을 얻다)
단락을 이루는 문장은 시작과 마무리 그리고 조리가 있어야 한다. 소리에는 우아한 품격이 있고 말은 기력을 낳는다. 그러므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귀기울여 쉽게 깨닫고 기억하도록 한다. 이것이 말이 통함을 얻었다고 이른다.
말은 입으로 하고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기로 말하고 기로 듣는 것입니다.
말은 실천의 뒤를 좇아야 한다(박세당,『사변록』논어)
사람은 빈말에 힘을 쏟지 말고 반드시 실상을 갖추려고 힘써야 한다.
어진 사람은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공자
이것은 말할 것을 먼저 실천한 다음에 말이 그 뒤를 좇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계절이 바뀌고 온갖 사물이 태어나 자라는데,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말의 완성은 실천
실천이 빠지면 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것입니다.
시작만 있는 일이 많아지면, 복잡해지기만 할 뿐
완성이 없습니다.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라(정조대왕,『홍재전서』훈어1)
여러 문신들 가운데 현재 삼사의 벼슬을 맡고 있는 신하들은 임금의 덕행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일까지 모두 거리낌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라. 각자 열 가지씩 말하되 절대로 대충대충 상황만 모면하고 넘어가지 않도록 하라.-정조대왕,『홍재전서』훈어1중에서
말을 할 때는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허목,『미수기언』서문)
적과의 동침
가장 두려운 적은 내 혀
적과의 동거
가장 집요한 적은 내 입
적과의 동행
가장 무서운 적은 내 말
과장해서 말하지 말라(정조대왕,『홍재전서』훈어2)
말은 과장해서는 안 되고, 진실해야 한다.
글은 길게 늘어뜨려서는 안 되며, 정확하고 세밀하게 해야 한다.
은혜는 함부로 베풀어서는 안 되고, 적절하게 해야 한다.
사람은 의심해서는 안 되며, 믿어야 한다.
사물은 꺾어서는 안 되며, 그 본성을 좇아야 한다.
뻥치지 마십시오.
작은 것을 큰 것처럼, 큰 것을 작은 것처럼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있는 것을 없는 것처럼
뻥은
듣는 재미는 있지만 들은 게 없고
말하는 재미는 있지만 말한 게 없습니다.
끝까지 다 말하려고 하지 말라(허균,『성소부부고』한정록)
저속한 말은 장사꾼에 가깝고, 부드러운 말은 기생에 가까우며, 농담은 어릿광대에 가깝다. 사대부가 이러한 말에 가깝다면 위엄을 해칠 뿐 아니라 복도 누리기 힘들다.
일은 완벽하게 끝내려 하지 말고, 세력은 끝까지 의지하지 말고, 말은 끝까지 다하지 말고, 행복은 끝가지 다 누리려고 하지 말라.
어떤 사람이 경박한 사람입니까?
경박한 말을 하는 사람이 경박한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이 침울한 사람입니까?
침울한 말을 하는 사람이 침울한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이 해로운 사람입니까?
해로운 말을 하는 사람이 해로운 사람입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의 말에 귀 기울여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듣고 싶지 않은 말을 기꺼이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요즘 사람들 중에
다른 사람이 듣기 싫어하는 말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또한 싫은 말도 기꺼이 듣고
마음에 노여움을 품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목을 베는 칼이다(유중림,『증보 산림경제』,언어)
속담에 병은 입으로 들어오고 재앙은 혀에서 나간다고 했다. 또한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고, 혀는 목을 베는 칼이다라고도 했다. 모두 말을 경계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말을 적게 하되 그 말의 처음과 끝이 같아야 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가볍게 말을 내뱉으면 해로운 일을 자주 겪게 되니, 병마개를 막듯 입을 지켜라라는 속담은 대체로 말을 주의하라는 뜻이다.
귀를 더럽히면 마음을 더럽히는 것입니다.
입을 더럽히면 마음을 더럽히는 것입니다.
한번 마음이 더러워진 뒤에는
얼룩지고 때가 끼어도 잘 알 수 없습니다.
더러워지기 전에 조심하고 경계해야 합니다.
임금과 신하의 올바른 의사소통 방법(이익,『성호사설』수많은 사람들이 임금에는 바치는 말)
당나라 시대에는 황제에게 글로 아뢰어 벼슬길에 오른 사람이 아주 많아서 과거 시험에 합격하여 벼슬에 오른 사람의 숫자와 같았다.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는 말이란(홍길주,『수여난필속』)
나를 새롭게 하는 것은
가슴 속에 간직한 한 권의 책
나를 꿈꾸게 하는 것은
가슴 속에 간직한 한 마디의 말
나를 붙들어 주는 것은
가슴 속에 간직한 한 사람의 얼굴
곧은 말은 나라의 빛(이익,『성호사설』곧은 말은 나라를 이롭게 한다)
누가 했든 옳은 말은 옳은 말이고,
언제 했든 옳은 말은 옳은 말이고,
어떤 이유로 했든 옳은 말은 옳은 말입니다.
옳은 말은 옳은 말입니다.
간언하는 신하를 두려면(이익,『성호사설』, 간쟁하는 신하 일곱 사람)
임금이 간언을 받아들이면 신하에게는 세 가지 이로움이 있다.
먼저 충신이라는 명예를 얻고, 또한 간언에 대한 포상을 얻고, 마지막으로 벼슬길이 탄탄하게 되는 이로움이 있다. 또한 온천하 사람들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해 그 음덕이 먼 훗날 자손에게까지 미치게 된다.
임금이 어진 인재가 없다고 한탄하는 것은 들판에 잘 자란 곡식이 널려 있는데도 수확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임금에게 간쟁하는 신하가 일곱 사람만 있다면 무도한 임금이라고 하더라도 그 나라를 잃지 않는다.-공자
진실로 신하의 간언에 기뻐하고 힘써 행동에 옮긴다면 침묵하지 않고 간쟁하는 자가 어찌 일곱 사람에게 멈추겠는가?
그러나 잘못을 지적하는 신하의 간언에 분노하여 죄를 묻는다면 일곱 사람인들 얻을 수 있겠는가?
중간은 없습니다.
성군이거나 무도한 임금이거나입니다.
자신이 말의 편에 서면 성군이 되고,
자신의 편에 말을 세우면 무도한 임금이 됩니다.
임금의 말이란(이익,『성호사설』임금의 말)
임금의 말은 실과 같지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윤(실을 두 겹으로 꼰 것)과 같다. 또한 임금의 말은 윤과 같지만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발(동아줄)과 같다.-예기
혀끝을 벗어나자마자 천하에 두로 행해져, 바람이 온갖 사물을 움직이듯 하는 것이 임금의 말이다.
나 하나를 움직이는 말과
열 사람을 움직이는 말과
나라를 움직이는 말은
그 무게가 각각 다릅니다.
말의 무게는 곧 사람의 무게이기 때문입니다.
말의 무게는 곧 책임의 무게이기 때문입니다.
온 힘을 다해 곧은 말을 한다(이익, 성호사설, 곧은 말로 지극히 간한다)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는 사람만 있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 나라는 곧 멸망하고 말 것이다.
어린아이가 배워야 할 말 예절(이덕무,『사소절』행동거지)
어렸을때부터 아홉 가지 몸가짐을 잘 배운 사람치고 훌륭한 선비가 되지 못한 경우를 난 보지 못했다.
참혹하고 해괴하고 원통한 말을 쉽게 입 밖에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몸으로 익힌 것은
질기고 오래 갑니다.
좋은 것도 그렇고
나쁜 것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교육을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좋은 습관을 갖는 것은
힘겹지만, 오래오래 유익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것은
어렵고, 오래오래 고단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희롱은 할 수 있지만 해학은 할 수 없다(이익,『성호사설』희롱과 해학)
희롱과 해학이란 참으로 재앙 덩어리라고 하겠다. 요즘 사람들은 이러한 일을 깊게 생각하지 않고 희롱과 해학을 잘하는 일을 무척 고상하게 여긴다. 이것은 너무 지나친 짓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말로 하는 것은 아직 장난입니까?
말로 때리는 장난은 폭언
말로 비웃는 장난은 희롱
말로 욕하는 장난은 욕설
말이 매보다 더 아프고
말이 칼보다 더 예리하고
말이 총보다 더 위험합니다.
말로 한다고 해서 장난이 아닙니다.
속삭이며 말하는 습관의 폐단(홍길주,『수여난필』)
비밀 이야기는 조금 부족한 이야기
말하기 민망하거나 어려운 이야기
비밀 이야기는 조금 넘치는 이야기
말하기 불편하거나 참담한 이야기
비밀 이야기는 비밀로 남겨 둡시다.
꾸짖음과 용서함의 법도(이익,『성호사설』장자언)
공자는 자신을 나무랄 때는 후하게 하고, 다른 사람을 나무랄 때는 박하게 한다고 말했다.
송나라 시대의 문인 범충선은 다른 사람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신을 꾸짖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용서한다면, 성현의 지위에 이르지 못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장자언-청렴함과 괴로움은 아름다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몸을 박하게 대하면서 다른 사람을 후하게 대접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말하기의 기준은 나입니다.
내가 말하는 데 간결하고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듣기의 기준은 나입니다.
내가 듣는 데 쉽고 꾸밈이 없어야 합니다.
나는 내가 아는 가장 정확한 바로미터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내가 아는 가장 성실한 자기 관리법이기 때문입니다.
뜬소문으로 사람의 잘못을 논하지 말라(이익, 『성호사설』,뜬소문으로 다른 사람을 논하는 일)
측천무후와 연산군 시대의 폐단이다.
뜬소문의 문제점은
믿을 만하지 않다거나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말을
아무도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말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신흠,『상촌집』말과 침묵)
반드시 말을 해야 할 때 침묵해서는 안 되고, 또 반드시 침묵을 지켜야 할 때 말을 해서도 안 된다. 반드시 말을 해야 할 때 말하고,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것은 군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군자가 침묵하면 깊고 미묘한 하늘이나 심오한 연못 또는 흙으로 만든 조각과 같다.
그러나 말을 해야 할 때는 구슬이나 옥 같고, 혜초와 난초 같으며, 때로는 종과 북 같다. 깊고 미묘한 하늘은 바라보아도 그 끝을 볼 수 없고, 심오한 연못은 굽어보아도 그 밑바닥을 들여다볼 수 없고, 흙으로 만든 조각은 마주 보고 있어도 그 얼굴 표정을 볼 수 없다. 구슬과 옥은 임금이나 쓰는 면류관을 장식하고, 혜초와 난초는 향기를 피우며, 종과 북은 하늘과 땅에 소리를 울려 퍼지게 한다. 이보다 더 중요하고 진귀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마른 나무처럼 침묵을 지키고, 광대처럼 떠드는 것을 나는 결코 보고 싶지 않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말이 많거나
그럴듯하게 남을 속이거나
감히 쳐다볼 수 없도록 윽박지르는 것이 아닙니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말할 때와 그칠 때를 아는 것
말할 곳과 그칠 곳을 살피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이유(최한기,『기측체의』,말과 글 그리고 정신과 기운)
글과 그림으로 실제 모습을 묘사하는 일 또한 정신과 기운이 통달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온화하고 즐겁게 하지 못할 것이다.
스스로를 감동시키지 못한 말에
누가 감동하겠습니까?
스스로를 설득시키지 못한 말에
누가 설득되겠습니까?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정조대왕, 『홍재전서』)
말로 한때의 쾌감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나는 천한 마부일지라도 일찍이 이놈, 저놈 하고 부른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과 말할 때, 그 부모나 형제의 이름자를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특별한 법식이 있지는 않다. 그러나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일정한 경계가 있다. 『한시외전』에서는 사람들은 8척의 담을 넘지 못하지만, 어린아이가 놀면서 800척의 산을 오른다고 했다. 이는 산의 경계가 담의 높은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또한 듣고 싶지 않은 말을 기꺼이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실컷 욕을 퍼 부었습니다.
그를 욕했다고 생각했으나
욕된 것은 오히려 나입니다.
한껏 거드름을 피웠습니다.
그를 낮추었다고 생각했으나
낮아진 것은 오히려 나입니다.
말을 할 때 경계해야 할 네 가지(윤휴, 『백호전서』말에 관해 말한다)
옛사람들은 말을 적게 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겼다. 말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인데, 왜 말을 적게 해야 한다고 여겼겠는가? 단지 말할 만한 것은 말해야 하고,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은 말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일 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말은 하지 않아야 하고, 다른 사람을 헐뜯는 말 또한 하지 않아야 한다. 진실이 아니면 말하지 않아야 하고, 바르지 못하면 말하지 않아야 한다. 말을 할 때 이 네 가지를 경계한다면, 말을 적게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된다.
말하십시오.
단,
자랑하는 말
남을 헐뜯는 말
진실이 아닌 말
바르지 못한 말은 빼고 하십시오.
다른 사람이 알까 두려운 말을 무엇 때문에 하고, 무엇 때문에 듣는가?
이미 말해 놓고 다른 사람에게 새나갈까 경계하는 일은 상대방을 의심하는 것이고,
상대방을 의심하면서도 말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말하라(이덕무,『사소절』언어)
번거롭거나 시끄럽더라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는 정신을 가다듬은 다음 대강의 줄거리를 들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데도 그것을 살피지 못하고 끝까지 말한다면 정확한 사람이라고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말은
하기만 하는 것도, 듣기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말은 주고 받는 것입니다.
줄 때는 정확하고 예의 바르게
받을 때는 주의 깊고 공손하게
잘 모르는 사람과 말을 나눌 때(홍길주,『수여난필』)
스스로 몸을 닦거나 세상에 나아갈 때 반드시 寡言(말을 아끼다)이라는 두 글자를 첫 번째 가르침으로 여겨야 한다.
실수는
자각증상이 별로 없습니다.
있어도 매우 느리고 둔합니다.
아차 할때는
이미 병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다음입니다.
지나친 겸손은 아첨에 가깝다(이덕무,『청장관전서』소인이라고 하는 말)
이익이 지은 성호사설에 이렇게 적혀 있다.
신분이 높고 귀한 사람 앞에서 스스로 소인이라고 한 사례는 옛날에도 있었다. 『좌전』에 나오는 영고숙을 예로 들 수 있다. 요즘 풍속으로는 무관이 재상에게 혹은 모든 벼슬아치가 의정부의 정승들에게 다 스스로 소인이라고 한다. 지위나 신분에 견주어 말한다면, 소인이라는 말은 곧 지위가 있거나 신분이 높은 자와 반대되는 말이다. 조정의 모든 벼슬아치 역시 지위가 있고 신분이 높은데 어찌 소인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소인이라는 말은 또한 사람을 견주어 말한다면, 군자와 반대되는 말이다. 스스로 겸손하게 낮추어 부르는 예의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나는 군자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지나친 것도, 모자란 것도
잘못입니다.
겸손이 지나치면 아첨이 되고,
겸손이 모자라면 자만이 됩니다.
칭찬이 지나치면 아부가 되고,
칭찬이 모자라면 질투가 됩니다.
관심이 지나치면 집착이 되고,
관심이 모자라면 무관심이 됩니다.
사람의 소리와 하늘 땅 사물의 소리는 어떻게 다른가?(최한기,『기측체의』하늘과 땅, 사람과 사물의 소리)
잘 보고 들으려면
눈과 귀도 밝아야 하지만.
우선 머리가 맑아야 합니다.
보는 것은 눈의 몫이지만,
알아보는 것은 머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듣는 것은 귀의 몫이지만,
알아듣는 것은 머리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친한 친구 사이라도 함부로 농담을 주고받지 말라(유중림, 『증보 산림경제』,수신)
친한 친구 사이라도 버릇없이 함부로 농담을 주고 받아서는 안 되고, 서로 온화하고 겸손하며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술잔을 주고받을 때, 대화를 나눌 때, 행동하고 거처할 때 모두 함부로 농담을 던져 마음속에 노여움이 자라도록 해서는 안 된다.
쉿! 조용!
하나 남은 내 편을 잃고 싶지 않다면
마지막 후원자에게 버림받고 싶지 않다면
입 조심
또 조심!
새나갈까 두려운 말은 아예 하지 말라(박지원,『연암집』 중옥에게 답하다)
귀에 대고 속삭이듯 하는 말은 듣지 말라. 다른 사람에게 새 나갈까 경계하는 말은 아예 하지 마라.
다른 사람이 알까 두려운 말을 무엇 때문에 하고, 무엇 때문에 듣는가?
이미 말해 놓고 다른 사람에게 새나갈까 경계하는 일은 상대방을 의심하는 것이고, 상대방을 의심하면서도 말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오해입니다.
편을 가르면
내 편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적이 생기는 것입니다.
편을 들면
내 편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그만큼 조각조각 나는 것입니다.
사람을 사귈 때는 그 사람의 말부터 살펴라(박지원,『연암집』중옥에게 답하다,네번째 편지)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 사람을 사귈 때는 그 사람의 말이 간략하고, 기운이 차분하며, 성품이 소박하고, 뜻이 검약한지 살펴야 한다. 마음속에 계교를 품고 있는 사람과는 절대로 교제해서는 안 되고, 뜻이 허황되거나 지나치게 떠벌리는 사람과도 사귀어서는 안 된다.
사람을 볼 때
거죽만 보면 헷갈립니다.
그러나 말을 들어 보면,
지혜와 용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친구를 들여다보면,
성격과 인격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잘못은 말에서 온다(이이,『율곡집』학교 모범)
배우는 사람이 선비의 행실을 닦고자 한다면 반드시 말을 삼가야 한다. 사람의 잘못은 말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말은 마땅히 정성스럽고 믿음직스럽게 해야 한다.
때맞추어 말해야 하고, 남의 말에 대해 긍정하거나 허락 할 때 무겁게 해야 한다. 목소리는 엄숙해야 하고 우스갯소리를 하거나 지껄이듯 말해서는 안 된다. 문자의 뜻과 이치에 이로움이 있는 말만 하고, 황당한 귀신 이야기나 뒷골목의 상스러운 말을 입 밖으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여럿이 어울려 다니면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공담으로 날을 보내거나, 시정에 대해 함부로 논쟁하거나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논하는 것은 모두 공부에 방해가 될 뿐이다. 일체 경계해야 할 일이다.
목소리는
건강,지능,나이,인격,지위,성격,기분...
많은 것들이 들어 있고,
많은 것들을 들려줍니다.
구차한 변명은 잘못을 크게 할 뿐(홍길주,『수여난필』)
죄의 무게를 따진다면, 구차한 변명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죄악이 배나 더 크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은 또한 조금 이나마 나를 일깨워주는 구석이 있으니, 이 또한 내가 스승으로 삼을 만하다.
변명은 겉모양만 말입니다.
나는 빠지고 상황만 있기 때문입니다.
핑계는 껍데기만 말입니다.
책임은 빠지고 이유만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책임이 빠진 것은 말이 아닙니다.
내가 나를 걸고 하는 것이 말이기 때문입니다.
말은 사람과 자리에 따라 달라야 한다(홍길주,『수여난필』)
자리를 안다는 것은
자기을 안다는 것입니다.
자리를 안다는 것은
상대를 안다는 것입니다.
말이 많은 사람에게는 알려주지 말라(홍길주,『수여난필속』)
옛사람의 책을 보다가 좋은 말이나 훌륭한 문장과 마주치면 혼자만 비밀스럽게 간직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일러 주어야 한다. 단, 말이 많은 사람에게는 알려 주지 말라. 대화의 실마리를 이 이야기로 잡아 지루하고 싫증나는 말을 끊임없이 늘어놓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말이 많은 사람의 해로움은 자신에게 유익한 좋은 이야기조차 들을 수 없게 한다. 따라서 선배나 어질고 현명한 사람과 사귀어 가르침을 얻으려는 사람은 서둘러 말 않은 병통부터 철저하게 고쳐야 할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복을 자기 발로 차고서
복이 없다고 합니다.
자기 밥그릇을 자기손으로 엎고서
살기 힘들다고 합니다.
자기 얼굴에 자기가 침을 뱉고서
분하고 억울하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을 지적하거나 나무랄 때(홍길주,『수여난필속』)
바보는
잘못을 말하면 화를 내고,
돌려서 말하면 못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계속 바보로 남습니다.
끼어들어 말하거나 속마음을 내보이지 말라(홍길주,『수여난필속』)
조금씩 조금씩
약해 보이지만 가장 강한 방법입니다.
천천히 천천히
느려 보이지만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조용히 조용히
허약해 보이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말 한 마디에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이덕무,『사소절』교접)
칭찬할 곳을 비난하면
비난도 아니고 칭찬도 아니고,
비난할 곳을 칭찬하면
칭찬도 아니고 비난도 아닙니다.
묻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홍길주,『수여난필』)
차례를 지켜야 합니다.
생각이 먼저고 질문은 나중입니다.
관찰이 먼저고 질문은 나중입니다.
아껴 말하라(신흠, 『상촌집』야언)
말을 적게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멀리하지 않게 마련이다. 정성으로 마음을 간직하고, 대범하게 행동하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고, 침묵으로 자기 자신을 지킨다.
듣는 것을 절제하면 텅 빔을 닦을 수 있고 보는 것을 절제하면 정신을 기를 수 있고, 말을 아끼면 기운을 기를 수 있다.
절제는
아껴 두었다가 야금야금 꺼내 쓰는 것이 아니라
잘라내는 것입니다.
남겨 두었다가 나중에 꺼내 쓰는 것이 아니라
잘라내는 것입니다.
미련을 싹둑 잘라내는 것입니다.
조선 지식인의 말하기 노트
발행일 2007년5월10일(1판1쇄)
지은이 고전연구회 사암俟巖 한정주 엄윤숙
발행인 유현종
편집 김재원
디자인 박근영
마케팅 이삼영
관리 김양희
발행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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