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점빵차를 타고 마을을 돌다보면 이집 저집, 마당과 담벼락에 피어난 꽃과 나무들이 사시사철 기분을 설레게 합니다. 이젠 한창 아름답던 장미꽃이 지고 그 자리를 접시꽃이 대신하고 있네요.
00마을의 00어르신께서는 이동점빵차량에서의 쇼핑을 즐기십니다.
점빵차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들리시면 뛰어 나오시며 반갑게 웃으시고 이것 저것을 사십니다. 혼자서 다 드시지도 않고, 집에 오는 이들에게 하나씩 들려보내신다고 합니다. 스팸, 황도캔, 참치 등등.
그러다 사고가 나고 말았습니다. 마루에서 마당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구르신 겁니다. 돌봐주시는 요양보호사 선생님은 병원에 모시고가고, 동네 후견인께서는 점빵에 들르셨습니다. 부탁할 게 있노라고....
" 점빵차 오면 직접 어르신을 모시러 갔으면 좋겠어요. 어르신께서 마음이 바빠 뛰어오시다고 큰일 날 뻔 했다니까요....."
멍~~ 해지는 기분으로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습니다. 어르신이 나오실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다른 곳에서보다 조금 더 기다렸는데, 어르신께는 기다림이 아닌 동행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점빵차를 공터에 세우고, 어르신 댁으로 향했습니다.
6년째 어르신과 함께 하신다는 요양보호사 선생님께 지난 사고에 대해 전해 듣고, 어르신과 함께 차량을 향했습니다. 발가락 변형이 심하고, 허리가 굽고.... 어르신께서는 달릴 수 밖에 없어보였습니다. 도움을 거부하시고 혼자 하시겠다는 어르신 곁에서 함께 걸으며 어르신을 지켜보는 것으로 마음을 다했습니다.
-서울시 청년허브와 함께 진해하는 청년들의 삶의 경로탐색 프로그램 '별의별 이주00' 참여 청년이 함께 동행하고 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이번에도 깡통 몇개와 바나나를 한손 구입하셨습니다. 다음에 가서는 누구 누구랑 나눠드셨는지 여쭤봐야겠습니다.
오랫만에 나오신 어르신은 매실청을 담그신다고 설탕3kg을 사셨습니다. 무거운 설탕은 청년 활동가가 동행 배달~~
무거운 것을 들어드리는 것은 기본. 옆동네 고마운 사람에게 소주한박스, 베지밀 좋은 놈 한박스 전하는 '심바람'도 저희의 중요한 일입니다.
지나가는 골목에서 신기하게 생긴 호박나무를 보고 구경도 합니다.
시장과 마트에서 흔하게 보이는 쥬키니호박이더군요. 우리가 아는 호박잎도, 담벼락을 타고 올라가는 줄기도 없는데 꽃은 영락없는 호박꽃~~~, 신기해서 한컷
메밀 꽃에 앉은 하얀 나비 한쌍이 인상적이라 한컷
양파캐는 시기라 인적이 더 드물어진 마을을 돌며 만난 우리동네 풍경입니다.
사람을 많이 만나도
사람을 많이 만나지 않아도
사람과 사랑을 잇는 마을가게 , 동락점빵은 일주일에 두번씩 마을을 돕니다.
내일은 어떤 일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