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희의 웰빙라이프] 직접 만들어 쓰는 천연 화장품
요즘 일본의 모 화장품에 중금속이 들어있다고 중국에서 문제가 되는 바람에 우리나라 백화점에서 그 화장품이 철수되고 그 화장품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등 소동을 겪었다. 해가 될 정도로 많은 중금속은 아니라는 해명도 있고,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바탕 난리를 떨어도 지나가면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얼마 있지 않으면 언제 그랬냐 싶을 만큼 조용해질건 뻔하다.
문제는 모든 화장품에는 첨가제가 무수히 많이 들어가는데 그것들이 피부에 좋은 작용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화장품의 기본 원료를 간단하게 말하면 물과 기름이다.
이 물과 기름이 잘 섞이고 잘 발라지고 향기로운 냄새를 내고 고운 빛깔을 내며 오래 둬도 썩지 않게 하기 위해 화학약품들이 수 십 가지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초창기에는 납이나 수은처럼 치명적인 성분들이 들어가서 화장품을 오래 쓰면 피부가 검푸르게 변하는 등 부작용이 엄청났지만 요즘 그런 화장품은 거의 없다.
그러나 대신 주방세제의 원료인 계면활성제 같은 성분들이 들어간다. 고급 화장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피부가 예민한 여성들은 이런 첨가제에 민감하기 때문에 화장품을 바르면 따끔거린다든가 붉게 된다든가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피부가 건강하면 첨가제가 든 화장품을 발라도 별 문제는 없지만 사실 그런 것들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 화장품이 피부에 가장 좋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가장 좋은 화장품은 자기가 집에서 만든 수제 화장품이다.
요즘 천연 화장품이 많이 팔리고 있지만 재료에 천연성분이 좀 들어있다고 무조건 믿을 일은 아니다. 천연성분 한두 가지가 들어가지만 수 십 가지 첨가제가 들어가니 말이다. 집에서 직접 화장품을 만들어 쓰면 이런 화학물질이 안 들어가니 안심하고 바를 수 있다. 대신 보존기간이 짧기 때문에 오래 쓰면 안 되고 냉장고에 넣고 써야한다.
게다가 아무리 최고급 재료로 만들어도 가격이 싸다. 광고하느라고 이나영이나 전지현 같은 스타들을 쓸 필요가 없으니 가격이 몇 배나 부풀려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 만들어 써보면 피부가 이전보다 훨씬 좋아지는 걸 실감하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은 화장품은 없다는 결론이 나게 된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바쁜 세상에 언제 화장품 같은 걸 만들어 쓰느냐고 하는 여성들은 그냥 사서 쓰면 된다. 웰빙에 관심이 많고 부지런한 여성들만 이런 글에 반응하는 걸 알고 있다. 실제로 기초 화장품 몇 가지만 만들어 써보면 파는 화장품 같은 건 찾지 않게 된다.
스킨을 가장 간단하게 만들려면 녹차를 진하게 우려내서 식힌 후 냉장고에 넣고 쓰거나 와인을 물로 희석해서 냉장고에 넣고 세안 후 바르면 된다. 이걸 좀 오래 쓰려면 프로폴리스 같은 자연 방부제를 한 두 방울 떨어뜨리면 된다.
로션은 물과 기름이 들어가야 하는데 이 두 가지가 잘 섞이게 하려면 유화제를 넣어야 하지만 그것도 넣기 싫으면 정종이나 와인 같은 술을 넣는데 물과 기름이 웬만큼 섞이도록 하는 역할을 해준다. 단 쓸 때마다 흔들어야 잘 섞여서 쓰기에 좋다.
좀 고급으로 만들고 싶으면 여기에 아로마 오일이 들어가게 된다. 미인의 원조인 클레오파트라는 나일강 진흙 한줌에 우유와 꿀을 섞은 머드 팩으로 고운 피부를 가꾸었다고 한다. 백 퍼센트 천연 화장품이 그녀의 전유물일수만은 없다.
국제대학 웰빙 건강관리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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