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의 광고판을 들여다보면 어느새부턴가 정사각형 모양의 불규칙한 마크가 하나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수기호나 상형문자 같기도 한 이 마크를 ‘QR코드QR은 ‘Quick Response’의 약자로 ‘빠른 응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흔히 보는 바코드 비슷한 것인데, 활용성이나 정보성 면에서 기존의 바코드보다는 한층 진일보한 코드 체계이다.
광고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사각형 마크, QR코드
기존의 바코드는 기본적으로 가로 배열에 최대 20여 자의 숫자 정보만 넣을 수 있는 1차원적 구성이지만, QR코드는 가로, 세로를 활용하여 숫자는 최대 7,089자, 문자는 최대 4,296자, 한자도 최대 1,817자 정도를 기록할 수 있는 2차원적 구성이다. 때문에 바코드는 기껏해야 특정 상품명이나 제조사 등의 정보만 기록할 수 있었지만, QR코드에는 긴 문장의 인터넷 주소(URL)나 사진 및 동영상 정보, 지도 정보, 명함 정보 등을 모두 담을 수 있다. 최근에는 QR코드가 기업의 중요한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통용되면서 온/오프라인을 걸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바코드의 정보를QR코드에 넣은 모습, QR코드는 바코드보다 훨씬 작은 공간에 정보를 담을 수 있다. <출처 – 덴소웨이브 QR코드 페이지>
QR코드의 장점
가장 큰 장점은 기존 바코드에 비해 많은 양의 데이터/정보를 넣을 수 있으면서 코드 크기는 짧고 작은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QR코드의 크기는 약 2cm2 정도지만, 이를 약 1/4 크기로 줄인 마이크로 QR코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주로 전자부품 등과 같은 작은 공간에 적용된다.
또한 QR코드는 오류 복원 기능이 있어 코드 일부분이 오염되거나 손상돼도 데이터 정보를 복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손상/오염 정도가 심하면복원이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기존 바코드에 비해 인식률이 우수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코드 모양이 정사각형이라 360도 어느 방향으로 읽어도 정확하게 인식된다. 더구나 바탕/배경 그림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므로 다양한 형태의 홍보/판촉물에 삽입할 수 있다.
QR코드의 기본 형태
<출처 – 덴소웨이브 QR코드 페이지>
아울러 QR코드를 처음 개발한 일본의 덴소웨이브(1994년)가 (고맙게도)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아 현재는 누구라도 다양한 목적으로 쉽게 제작,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QR코드의 활용성
QR코드가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는 아무래도 광고/홍보 업계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공간의 제약으로 충분한 정보를 전달할 수 없을 때 QR코드를 통해 관련 추가 정보를 인터넷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QR코드 인식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QR코드를 읽어들이면 해당 상품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여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는 흔히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상세한 정보가 들어 있다. 또한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에서는 QR코드에 할인 쿠폰 정보를 넣어 제품 구매 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쿠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R코드의 다양한 용도
직장인이 자신의 명함에 QR코드를 추가하는 사례도 있다. 회사 혹은 자신에 대한 자세한 소개나 개인 블로그 주소, 트위터/페이스북 계정, 각종 전화번호, 사진 등을 넣어 둘 수 있기 때문이다. QR코드는 또한 결혼 청첩장 등 경조사 정보 알림에도 요긴하게 활용된다. 결혼식장의 주소와 지도 정보, 전화번호 등을 저장하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QR코드를 읽어들여 인터넷 지도 서비스(네이버 맵, 구글 맵 등)와 연동할 수 있어 대단히 편리하다.
QR코드를 이용한 진품 인증 시스템도 있다. 농수축산물 분야를 예로 들면, 지방자치단체의 특산물에 QR코드를 부착한다. 사용자는 이 QR코드를 스캔해서 해당 상품에 관해서 생산자, 상품 정보, 품질인증 내용 등을 얻을 수 있다. 이 밖에도 QR코드는 현재 알게 모르게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상태다.
최근 등장한 사례 중 재미있는 것을 꼽으라면, 소설 같은 종이책에 QR코드를 첨부한 콘텐츠다. 이 QR코드를 읽으면 본문 내용과 관련된 음악이나 동영상이 재생된다. 전통적인 매체인 '종이'에 디지털 콘텐츠를 더하면서 생동감있게 진화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