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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징검다리] 20년째 여인숙서 생활하는 명도씨 | ||
위암 수술 받고 병원비 부족 '발동동' | ||
수년 전 노동판서 다쳐 오른손 마비·치아 부실 | ||
그러나 건설업이 부도가 나면서 가족은 물론 친구들과도 점차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사업을 할 때는 결혼도 미룬 채 일에만 매달렸지만, 부도 뒤에는 집 한 칸도 얻지 못할 만큼 어렵게 된 것입니다.
이후 혼자 월세방을 얻어서 일용직 일도 했지만 남자 혼자 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아예 방 한 칸짜리 여인숙으로 옮겨 틀어박혀 살게 됐습니다.
4∼5년 전 막노동판에서 척추를 다친 뒤에는 그나마 날품팔이도 할 수 없습니다. 고통을 참고 일을 해보기도 했지만 언제부터인지 오른손마저 마비됐습니다.
겨울에는 난방도 되지 않아 전기장판을 깔고 지낼 정도로 생활은 엉망이었습니다. 치아도 나빠져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어 라면과 국수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였습니다.
몇 번을 망설이다 겨우 용기를 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한 뒤 2년 전부터 매월 30여만원 정도를 받고 있습니다. 이중 13만원은 여인숙 비용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20여만원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합니다.
그런데 김씨는 올해 봄, 무료 건강검진을 받다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의사의 말에 대학병원을 찾았다가 위암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당장 위 절제수술을 해야만 하는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20여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는 김씨에게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몇 달을 고민하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수술을 했지만 수술비 등 470여만원은 김씨의 부담으로 남았습니다. 다행히 구청에서 300만원 정도는 지원받았지만 나머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이라고는 경북 포항에 계시는 89세 노모가 전부이며, 주변에 친구도 없습니다.
김씨는 수술 이후 죽 같은 연한 음식도 한 두 숟가락 먹고 나면 소화가 되지 않고, 기력도 없어 거동도 힘듭니다.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 살고 싶었다는 김씨의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은 언제일까요.
△최사라·부산 연제구 연산6동 주민센터 051-665-4910. △지난 29일자 헬렌씨 이야기 42명의 후원자 137만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9월8일자 오상백 할아버지 '사랑의 징검다리'를 통해 모인 후원금 220만원은 병원비 마련에 고심하고 있던 할아버지에게 전달됐습니다. 사연이 소개된 이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도 긴급의료비 지원 명목으로 300만원을 지원했으며, 해운대구 우2동 주민센터에서도 50만원을 후원했습니다. 할아버지와 가족들은 많은 병원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정성으로 인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다시 품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병마와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세상의 관심과 사랑에 더욱 힘을 내 투병 생활을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