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죽음에 대한 준비
유중희 흥부TV유튜버 ・ 2023. 5. 14.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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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야하고, 어떻게 죽는 것이 좋은가? 의미 있는 삶, 행복한 삶의 비결은 무엇인가?
아라비아 숫자 4자와 죽을 死자는 전혀 상관이 없는 데도 한국 사회에서는 이를 터부시 하는 경향이 너무 강한 것 같습니다.
어떤 건물이나 아파트에 가보면 4층이 없는 곳도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DEAD CAFE라는 곳이 있어 이 카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죽음’을 주제로 정보를 교환하며 대화를 즐기는 곳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군포늘푸른노인복지관에서 주제는 죽음 문화를 다루는 모임이었지만 ‘웰다잉 카페’라는 초기 이름에서 ‘이야기 카페’이름으로 수정하여 몇 차례 개최한 바 있다.
행복한 노년은 사람답게 살다가(well being),
사람답게 늙고(well aging)
사람답게 죽는 것(well dying)으로 마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반드시 늙어서 죽는 것이 아니고, 교통사고나 사고사로도 젊어서 죽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사람은 죽음에 대하여 분명히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이 각각 3가지씩 있습니다.
죽음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는 것 3가지는
첫째 사람은 분명히 죽는다.
둘째 나 혼자서 죽는다.
셋째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 입니다.
죽음에 대해 모르는 것 3가지는
첫째 언제 죽을지 모른다.
둘째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
셋째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라는 것입니다.
웰다잉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죽음은 당하지 말고 맞이하자.’라는 표현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삶은 곧 죽음이다. 죽음은 삶의 완성이다. 하루의 삶은 하루만큼의 죽음이다. 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잘 죽는 문제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한다. 사람은 사는 데만 집중할 뿐, 잘 죽는 법을 알고 품위 있게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삶은 아름다울 수 있다. 어떤 죽음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과 의미, 품격이 달라진다.
사람은 존엄을 지키기 위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죽는 것 역시 자기 방식대로 죽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출생은 준비 없이 맞았지만 죽음만큼은 잘 준비해서 임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존엄한 삶을 추구하는 것과 함께 존엄한 죽음을 준비해야 마땅한 세상입니다. 제일 좋은 건 건강하게 살 만큼 산 다음에 어느 날 잠을 자다가 그대로 깨어나지 않는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죽음에 대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날 때는 작별하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사망 예정일이 정해진 불치의 병, 암과 같은 환자는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할 시간이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자옥은 강호동이 이끌었던 무르팍 도사에 출연하여 암으로 인한 자기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며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얼마 후에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대한민국 평균 나이는 남자 78세, 여자 84세이다. 건강수명은 9년이나 짧습니다. 질병이나 부상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기간이 9년이나 된다고 합니다.
죽음에 대한 준비는 배우자나 자녀가 있으면 젊어서부터 해 놓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은퇴를 하여 나이 60을 넘어섰으면 내가 당장 죽어도 배우자나 자녀가 당황하지 않게 준비를 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베이컨은 말했지만
저는 ‘아는 것을 실행하는 것이 힘이다’라고 믿으면서 신천하고 있습니다.
저는 65세를 전후하여 죽음에 대한 준비를 거의 완벽하게 준비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이자라도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다면 또한 즉시 보완할 것입니다.
제가 이미 준비해 놓은 것에 대한 제목만 나열해 보겠습니다.
1. 유언장
2. 버킷리스트
3. 사전의료연명의향서
4. 사전장례의향서
5. 사전치매요양의향서
6. 묘지(가묘) 및 묘지명
7. 수의
8. 조문보
9. 조문보 대상 명단
10. 사전장례식
11. 자서전
12. 용서/화해
13. 불필요한 물건 정리
유언장은 일단 법적인 요건을 갖추어 작성해 놓고,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1~2년에 한 번씩 수정해 놓으면 됩니다.
유언장에는 저의 제사는 지내지 말라는 내용과 벌초도 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 돌아가 잊혀지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버킷리스트도 작성해 놓고 적절한 시기에 마친 것은 삭제하고 보완해 가면 좋습니다.
저는 최기에 8개 항목을 정해 놓았었는데, 2~3년내 3개는 너무 일찍 달성되어 버킷리스트이자 버킷리스트이자 새로운 부캐(부수적 캐릭터)로 유튜버 클리에이터를 포함 2개를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사전의료연명의향서는 법적인 효력이 있는 문서이고, 사전장례의향서와 사전치매요양의향서는 아직 법적인 요건은 아니지만 준비해 놓으면 편리합니다.
제 부부묘지는 고향마을 선산 부모님 묘지석(와비) 옆자리에 내 묘지석까지 마련해 놓았습니다.
할아버지 묘소 봉분을 없애고 그 자리에 3대 6명의 조그만 와비로 정리를 마쳤습니다.
제가 죽으면 화장해서 아담한 와비에 사망일만 새겨 넣고 밑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묘비명은 「‘바보 국민’ 별명 들으며, 진실과 정의의 삶으로 손해 보기도 했지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혜택도 많이 받다 간 사람 여기에 묻히다」로 정해 놓았습니다.
수의는 유언장에 죽기 직전 제가 등산할 때 가장 즐겨 입던 아웃도어로 정해 주었습니다.
조문보라는 것이 다소 생소한 용어인데 자식들이 문상객들에게 나누어 주는 망인에 대한 간소한 안내문입니다.
제가 죽으면 장례는 지인들에게 알리지 말고 49재를 마치고 조문보를 띄우라고 지시해 놓았습니다. 조문보 문안까지 다 만들어 놓았습니다.
남자의 평균 연령이 78세라고 하니까 저도 70대에 죽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겠지요.
사전 장례식은 요즈음 새로 생긴 제도인데, 사전장례식은 제가 장례식때 지인들에게 알리지 말고 직계가족끼리만 치르라고 해 놓았기 때문에 제가 70이 되는 고희 때 미리 사전장례식을 치루고자 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인사는 흥겨운 파티를 열어 즐겁게 작별하고 싶습니다. 내 삶과 죽음을 애통함이 아니라 유쾌한 기억으로 남게 하고 싶습니다.
제가 죽었을 때는 부고문이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드릴 것입니다.
그날 자서전도 온 분들에게 배포해 드릴 것인데, 이는 이미 준비해 놓았습니다. 생명이 연장되어 80대에 접어든다면 80세 생일 때 사전장례식을 한 번 더 하면 되겠지요.
용서와 화해는 제가 살아오면서 서운했던 분들과 죽는 날까지 꾸준히 시도해 나갈 것이며 물건도 되도록 새로운 물건 장만은 자제하고 정리해 나갈 것입니다.
때가 되면 나는 그렇게 웃으면서 지구 행성을 떠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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