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정
10.14
08:30 출발
10:00 비내섬 도착
17:00 비내길1, 2코스 완주
18:00 야영준비 완료
10.15
02:00 기상, 정리
02:40 출발
04:40 도착
2. 취침: 8도-19도, 1500g짜리 덕다운 침낭으로 취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덥지 않았다. 지난 겨울 영하 10도이하에서도 같은 조건에서 잤는데.... 환절기에 내 몸이 제대로 적응되지 않았나보다.
비박텐트에서 처음으로 잤는데 싱글웰이라서 결로가 매우 많았다. 하지만 중량으로 모든게 용서가 되는 텐트이다.
3. 준비물: 배낭, 스틱, 식수, 케른쉘터, 팩(예비팩포함), 비박텐트, 테이블, 의자, 침낭, 매트, 베게,
커피, 랜턴, 세면도구, 휴지, 구급약, 비닐봉지, 수건, 코오롱버너, 보조배터리, 카메라, 선글라스
슬링백, 생수, 행동식, 취사도구(매스킷, 캔틴컵, 야전컵, 후라이팬, 버너),원두, 스테이크, 햇반, 와인오프너, 누룽지, 단무지
가. 1일차 석식: 스테이크 샐러드(고기, 샐러드야채, 홀스래디쉬소스), 햇반, 와인, 와인오프너
2일차 조식: 누룽지, 단무지
4. 기타
- 비내길 1,2코스를 한번에 걸었다. 걷는 데 소요한 시간은 5시간 40분 정도였고, 식사시간 약 30분, 온천에서 냉온욕한 시간인 40여분 정도 되었다.
- 출발을 비내섬 화장실에서 남동쪽으로 잡았는데 점심시간에 음식점이 있는 곳에 닿기 위해서였다. 그 이유가 아니었다면 북서쪽 방향으로 출발을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다음에 간다면 비내섬 화장실- 비내교- 비내마을 - 송이산 전망대 - 능암온천- 새바지길을 따라 천왕사 - 옛조대 나루터 - 철새전망대 - 대평교 - 할미바위 - 단풍터널 - 앙성온천광장 - 새바지길을 따라 천왕사까지 간 후에 옛조대나루터 가기 전에 비내섬방향으로 좌회전 - 보도교 건너 비내섬으로 - 비내섬 화장실... 이렇게 걸으면 이번에 걸은 19.8km 보다 2-3km 짧은 거리를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등짐크루에 올린 후기: http://cafe.naver.com/tripwithbackpack/285]


















































굽이굽이 사람 냄새 짙은 정겨운 길 비내길 2구간
비내길 2구간은 새바지산을 넘어 비내섬으로, 다시 남한강과 앙성천을 따라 출발점인 앙성온천광장까지 11km 남짓 이어진다. 비내길 1구간의 백미로 꼽히는 남한강 변 숲길과 앙성천 변 방죽 길이 모두 비내길 2구간에 포함된다. 비내길 1구간을 걷고 뭔가 부족하다 느꼈다면, 이유는 분명하다. 비내길의 멋을 완성하는 2구간은 탄산 온천으로 유명한 앙성온천광장에서 시작한다.
새바지산 오솔길 지나 비내섬으로
앙성온천광장에서 능암2교 아래 교차로를 지나면 능암 온천랜드다. 비내길 2구간의 실질적인 출발점은 이곳 능암온천랜드 옆 새바지산 들머리다. 자가운전자라면 능암온천랜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걷기에 나서도 괜찮다. 새바지산 들머리에서 박석 깔린 완만한 경사로를 100m 정도 오르면 길이 두 방향으로 갈린다.
어느 쪽으로 길을 잡아도 새바지산 전망대에서 만난다. 다만 오른쪽 길은 이정표가 설치되지 않아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조금 가파르게 시작하더라도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좋다. 갈림길에서 전망대까지 완만한 경사로가 굽이굽이 이어진다.
본디 차를 위해 생긴 임도이다 보니 아기자기함보다는 탁트인 시원함을 느끼며 걷는 구간이다.곧게 뻗은 경사로와 급하게 방향을 트는 굽이를 두어 번 돌아서면 한순간 길섶 너머 시원한 풍경에 걸음이 절로 멎는다. 이정표나 안내판이 없지만, 장담컨대 이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곳에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다. 나름대로 붙여본 이름은 ‘앙성온천 조망 포인트’. 아닌 게 아니라 앙성온천지구를 내려다보기에는 키 큰 나무 몇몇 이 시야를 가리는 새바지산 전망대보다 이곳이 훨씬 좋다.
전망대부터 비내마을까지 2km는 오롯이 산길이다. 새바지산 정수리를 살짝 비켜 가는 길은 물살에 실린 몸처럼 자연스레 앞으로 나간다. 내리막인가 싶으면 짧은 오르막이 나오고, 오르막인가 싶으면 순한 평지가 이어져 지루할 틈이 없다. 차양처럼 드리운 숲 그늘은 여행자의 두 다리에 힘을 실어줄 만큼 시원하다.
비내마을에서 비내섬까지 산뜻한 큰길을 따라간다. 마을 입구 느티나무 그늘에서 잠시 숨을 고르면 비내섬이 지척이다. 비내섬에 들어가기 전, 비내교 앞 비내쉼터에서 요기하거나 음료수를 구입하는 것도 좋다. 비내쉼터에는 화장실과 주차장이 있다.
비내섬을 품은 남한강의 절경 속으로
비내섬은 말 그대로 갈대 섬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설익은 초록빛 갈대로 가득하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갈대는 불어오는 바람에 서걱서걱 마른 소리를 연신 토해낸다. 갈대를 ‘베어(비어)내’ 비내섬이라 부른다지만, 갈대숲을 지나 비내섬 보도교 방향으로 가다 보면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거친 숲도 만난다. 봉두난발한 느티나무와 쓰러진 고목, 그 고목에서 싹을 틔운 억센 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이 사는 백악기에라도 온 듯한 풍경이다.
비내섬 보도교에서 300m 떨어진 옛 조대나루터는 비내길 1구간과 2구간이 몸을 섞는 곳이다. 이제 번성한 나루터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의 아름다움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터. 조대나루의 이름은 조선 숙종 때 사관을 지낸 김익창이 낙향해 읊은 시구 ‘동강칠리탄 부청산조대(洞江七里灘 富靑山釣垈)’에서 유래했다.
옛 조대나루터에서 철새전망공원을 잇는 강변 구간은 새바지산을 지날 때와 또 다른 분위기다. 숲길을 걷지만 내내 남한강이 곁을 지켜 강변길과 숲길의 재미를 두루 느낄 수 있다. 옛 조대나루터에서 300m 남짓 가서 만나는 나무 계단은 2km에 이르는 강변 구간에서 유일하게 강 아래로 내려가는 통로다. 강 마을 풍경을 구경하며 뻐근해진 다리를 잠시 쉬었다 가기 그만이다.
철새전망공원과 벼슬바위 전망대를 지난 길은 자전거 도로와 방죽 길로 이어진다. 챙 넓은 모자를 눌러써도 부담스럽던 여름 햇살은 방죽 길로 접어들면서 기세가 많이 누그러졌다. 걸음에 여유가 생기니 바짓단을 스치는 풀 소리도 들리고, 먹이 사냥에 나선 왜가리도 보인다. 친구들과 멱 감으러 가는 길에 메뚜기와 잠자리를 잡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길. 이제는 호방한 남한강 대신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 그 하늘을 고스란히 담아낸 앙성천이 길동무를 자처하고 나선다.
비내길 2구간을 출발하기 전 비내섬 출입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비내섬이 주한미군 훈련장으로 지정되어 훈련기간에는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이다. 출입 가능 기간 확인은 방문 전 충주시 홈페이지(www.chungju.go.kr) 공지사항을 참고 또는 관련부서에 문의(043-850-3621충주시 환경정책과)한다.
강변길·숲길·논길, 삼색 길을 걷는 재미 비내길 1구간
비내길 1구간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방죽 길과 자전거도로를 넘나들며 철새전망공원까지 걷고, 철새전망공원에서 남한강 변을 따라 옛 조대나루터까지 갔다가, 조대마을에서 논길을 따라 앙성온천광장으로 돌아오면 7.5km 비내길 1구간이 완성된다.
앙성천이 길동무 되어주는 방죽 길
앙성온천광장 입구 비내길 표석을 지나 100m 정도 걸으면 이내 방죽 길이다. 높이라고 해봐야 두어 걸음 올라선 게 전부인데, 성큼 다가선 앙성천 덕에 눈맛이 참 좋다. 앙성천은 남한강과 만나는 철새전망공원까지 여행자의 곁을 든든히 지킨다.
냉이, 현호색, 애기똥풀, 개망초 무리가 계절 따라 피고 지는 방죽 길은 걷기 편한 흙길이다. 간혹 무릎 높이로 웃자란 잡풀이 앞을 가로막아도 문제 없다.단풍터널과 중원교 밑을 지나 짧은 나무다리가 있는 능암 맑은물관리센터까지 스펀지처럼 폭신한 흙길이 계속된다. 흙길과 자전거도로를 넘나들던 길이 양진농원을 지나면서부터 온전히 자전거도로에 의지한다.
양진농원 갈림길에서 앙성천을 건너면 곧게 뻗은 자전거도로다. 1km가 안 되는 거리지만 몸이 느끼는 거리는 확실히 더 멀다. 손바닥만 한 나무 그늘이 징검다리처럼 흩어진 자전거도로 끝에 벼슬바위 전망대가 있다. 벼슬바위 전망대에서 철새전망공원은 300m 정도라 천천히 걸어도 2~3분이면 충분하다. 전망대와 화장실, 정자, 벤치 등을 갖춘 철새전망공원에서 시원한 물로 갈증을 달래면, 비내길 1구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강변길과 만날 차례다.
남한강의 비경을 만나다
철새전망공원에서 옛 조대나루터까지 양지말산의 발목을 적시는 남한강을 따라간다. 발아래 강을 두고 울창한 숲을 걷는 길이다. 숲길에 발을 들이면 한여름 뙤약볕도 기세가 한풀 꺾인다. 투박한 모습과 달리 길은 여전히 순하다. 오르막과 내리막에는 나무 계단이 놓였고, 끊어진 길은 통나무 다리가 대신한다.
평지에도 박석과 통나무를 놓아 걷기가 한결 수월하다. 뻐근한 다리를 쉬었다 갈 정자와 벤치도 곳곳에서 만난다. 강변 구간은 쉬엄쉬엄 걸어야 한다. 아니 느린 걸음에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로 시작하는 신경림 시인의 〈목계장터〉 한 수 보태야 한다. 낭창거리는 걸음에 시 한 수 읊조리는 여유야말로 비내길을 제대로 걷는 방법이다.
옛 조대나루터 못미처 하늘이 활짝 열린다. 이곳에서 길이 갈린다. 오른쪽은 비내섬으로, 정면은 조터골로 불리는 조대마을로 가는 길이다. 비내길 1구간은 조대마을을 지나 앙성온천광장으로 이어진다. 비내길 2구간에 포함된 비내섬은 갈림길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다.
조대마을을 가로지르는 길은 대부분 정겨운 논길이다. 논두렁 위를 걸을 때면 정강이 높이로 자란 벼들이 사각사 각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길섶에 내려앉은 고추잠자리도, 풀숲에서 찌르찌르 울어대는 메뚜기도 반갑다. 700m 거리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지나갈수록 어릴 적 추억도 그만큼 기억에서 되살아난다.
조대마을에서 벗어나면 잠시 차도로 걸어야 한다. 다행히 자전거도로가 있고 갓길도 넉넉해, 오가는 차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다. 그래도 길이 굽고 내리막이어서 안전에 철저히 대비하는 게 좋다. 길을 무단으로 건너는 행동은 금물. 운전자의 눈에 잘 띄도록 밝은 색 옷을 입는 것도 방법이다.
능암온천랜드 못미처 자전거 횡단로를 건너면 중원교 아래에서 앙성천을 만난다. 오래전 헤어진 길동무와 다시 만난 듯 반갑다. 마침 싱싱한 물고기로 점심을 해결한 왜가리 한 마리가 훌쩍 날아오른다. 몇 시간 전만 해도 낯설던 길을 익숙하게 되짚는다. 길은 여전히 부드럽고, 앙성천은 여전히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