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화사하다.
42년만에 邂逅(해후)하는 제자와 함께 산을 오르니 감개무량하다.
사당동에서 시작하여 가파른 깔딱고개를 오르기가 쉽지 않다. 젊은 제자는 가볍게 오르는데 나는 발걸음이 무겁다. 오를수록 내려다보는 전망이 너무 좋다.
조금 올라왔는데 탁트인 전망에 속이 후련하다.
높고 낮은 건물에서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이 푸르게만 보인다.
능선에 올라 정상 바라보면서 오르는 산행이 즐겁다. 42년만에 만난 제자가 하나도 낯설지 않고 자주 만난 사람처럼 정겹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이런 거구나 하는 것을 느끼면서 즐겁게 산행했다.
苦盡甘來(고진감래)라고 관악산 정상에 오르니 제자앞에서 체면이 서는 것같아 기분이 좋다. 관악산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오늘 날씨가 좋아 다들 산에 온 듯 하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다는 게 너무 좋다.
연주대 정상찍고 연주암에서 양지바른 곳에 앉아 점심으로 간식 먹었다. 11월 추워야 하는데 봄날같은 따뜻함에 마냥 앉아있고 싶어진다. 누워서 한숨자고 싶을 정도로 햇볕이 너무 좋다.
아무리 햇볕이 좋아도 산은 오르면 내려와야 하니 다시 하산하기 시작한다. 연주암에서 관악샘 방향으로 하산한다. 옛날에는 공터였던 곳에 암자들이 세워져 있고 커다란 통바위는 부처님과 보좌 보살들이 새겨져있는 모습으로 바꿔었다.
오르던 길로 하산하지 않고 오를 때 왼쪽에 보이던 암벽들이 있는 곳으로 하산한다. 태곳적 큰바위가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비바람눈보라에 깎이고 갈라져서 신비로움을 간직한 바위들이다.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곳이라 관악산 오르면 이 방향으로 하산한다.
낙성대 방향으로 하산하여 낙성대공원에 도착하여 오늘 산행이 무사히 끝났다.
오전9시에 시작한 산행이 오후 4시에 끝났다. 이야기 하는 시간이 많았고 눈부신 따스한 햇볕속에 쉬는 시간이 많았다. 오랜만에 느긋하게 산행했다.
제자가 얼마전에 산디아고 순례길을 다녀와서 기념하는 산행이어서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퇴직하고는 제자와 산행하는 게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
산행 마치고 낙성대근처에서 등산용품 Eider매장을 운영하는 제자와 셋이서 식사했다. 42년만에 만나는 제자들과의 식사라서 너무 맛있게 먹었다.
오늘 참 감동과 보람을 느끼는 하루였다.
살아 있어 42년만에 제자들 만났으니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다.
어느 순간 누구를 다시 만날지 모르는거다. 진실하게 사람들을 대하고자 다짐한다.
제자들이 열심히 살고 나름대로 성공했으니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