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보루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외로운 섬이었다.
유라시아대륙의 절반이상이 온통 붉은 가운데 아슬아슬하게 대륙 끝에 매달려 있는
절망적인 고립이었다.
그러나 발상을 바꾸면 지도가 달리 보인다. 고립이 아니라 자유의 최전선이었다.
더 이상은 후퇴할 수 없는 자유의 보루였다.
이승만은 1947년, 소련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강경 대응 노선을 밝힌 '트루먼 독트린'이
발표된 직후 트루먼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
당시 한반도 남쪽의 미 군정에 민족주의자들과 공산주의자들의 협력을 종용하는 노력을
포기해 줄 것을 바라는 것과, 미군 점령 지역에 과도적 독립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공산주의의 진격을 저지하는 보루가 될 것이며 이것이 결국 남북통일을 가져올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1949년 8월 15일 정부 수립 1주년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이를 더욱 명확히 했다.
“우리 한국이 대륙 끝에 있는 조그만 점에 지나지 않으나 서양 각국의 소위 냉전에
아무 경중이 없는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전선의 앞장에 서서 항거하고
있는 터입니다. 우리가 싸우게 된다면 우리 싸움은 즉 세계 모든 자유민들의 싸움을
싸우는 것입니다. 세계적 자유의 전쟁을 우리가 생명을 걸고 싸우느니만치 모든 세계에
대해서 우리를 후원할 직책이 있다는 것을 주저치 않고 말하는 바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말한 '자유의 전쟁'은 1년 후 현실이 된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그 싸움에서 자유를 지켰고, 대한민국이 자유의 보루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는 자유를 위해 세워졌고, 자유를 위해 피를 흘렸으며,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하는 위대하고 아름다운 땅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미국 워싱턴D.C.의 링컨기념관 옆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의 명예를 기리는
한국전쟁기념탑공원(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이 조성되어 있다.
비를 맞으며 행군 하는 미군들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고, 기념비에는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6·25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가 치른 최대의 전쟁이었다.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6·25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던 와중에 "우리는 한국에서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연설했다. 트루먼의 말처럼 6·25는 단순한 남북 간의
대결이 아니라 3차대전을 막아낸 전쟁이요, 3차대전 대신 치른 국제전이었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소련 등 두 초강대국을 포함한 세계의 거의 모든 강대국들이
참전한 최초이자 마지막 세계전쟁이며, 유엔이 수행한 가장 큰 전쟁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전쟁, 잊힌 전쟁으로 사람들이 이 전쟁을
부르고 있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6·25전쟁에서 미군은 전사자 5만 4,246명, 실종 8,177명, 포로 7,140명,
부상 10만 3,284명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 수치를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는 한국인은 얼마나 될까?
- 강규형, 김용삼, 남정욱, 정경희, 주익종 공저, ‘6ㆍ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