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1일 오전 원주비행장 / 07:12분티(1부 마지막 팀)를 배정받았다. 서울에서 2시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04시 20분경 조公을 은평구 역촌동 집에서 만나 함께 이동하였다. 새벽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불빛 가득한 서울을 뒤로 하고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를 따라 춘천/양평으로 연결되는 6번국도를 빠져 나갔다.
덕소-팔당-양수리를 잇는 한강변의 화려한 가로등 불빛 속에서 새벽 어둠을 뚫고 미끄러지듯 나아가다가 양평 용두리에서
횡성 방향쪽으로 꺾으니 한적한 도로로 접어 들었다. 이른 아침의 시골길을 따라 횡성 공근단지를 통과해 빠르게 내달렸다.
신촌 I C 근처에서 5번국도로 길을 바꿔 횡성읍 아랫쪽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드디어 원주 비행장이 나타났다.
여명의 시골길을 따라 오던 도중 양평에서 횡성으로 연결되는 6번, 5번 도로 근처의 한적한 시골길은 1976년 생도 2학년 때
원주 제 1하사관학교에서 치열하게 하훈을 받을 당시 느껴졌던, 마치 어릴적 고향 마을과도 같았던 한적한 주변의 풍광이
4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어서 조용히 목가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둘러 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아침 시골길의 상쾌한 공기를 숨쉬며 드라이브 하는 것도 참으로 오랫만였으나 원주비행장에서
운동을 하는 것도 벌써 5~6년쯤 된 것 같아 조금은 기대되고 설래는 아침이었다.
06시 20분경 골프장에 도착한 직후 조公이 집에서 준비해 온 음식으로 차 안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백을 차에서
옮기고 있는데 원하와 병호가 막 도착하였다. 문무 친구들이란 언제 보아도 반가운 것. 서로가 좋은 인연인 셈이다.
카운터에서 첵크를 하고 라커를 배정받고 보니 오늘은 노캐디라서 팀 단위로 수동식 차를 몰고 다녀야 했다.
간단한 조작법과 안전교육을 설명들은 뒤 출발선인 1번 홀로 나가서 드라이버를 꺼내들고 가볍게 몸을 풀었다
이 곳은 비록 군 골프장이지만 잔디가 민간인 골프장 이상으로 잘 가꿔져 있고 주위의 산세나 경치도 뛰어나서
일류급 민간 골프장도 부럽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2014년과 2015년 중대 모임 시 가을, 봄에 연속 두 번이나
이 곳에 와서 운동을 했기 때문에 각 홀을 돌 때 마다 그 당시의 기억들이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 특히나 OB를 날려서
애석해하던 홀과 파를 잡아서 좋아했던 홀은 벌써 오래됐지만 잊혀지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냥 운동을 하는 것 보다는
서로 우애있게(?) 운동을 즐기기 위해서 해피게임을 하기로 하였다.
최초 전반 9홀을 돌 때 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후반전 9홀을 돌 때는 11시경 부터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점점
더위가 심해졌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1년 중 최고로 더운 대서(大暑) 하루 전날이고 삼복의 한가운데 날 중복(中伏)이
아닌가! 더구나 이 곳 원주 일대의 지형은 대구처럼 분지형태로 이루어져서 통풍이 제대로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특히
여름에 무척이나 더운 곳이다. 더위도 더위지만 목이 타고 갈증이 심하게 나서 다 같이 그늘집에 잠깐 들리기로 하였다.
화장실 다녀 와서 시원한 팥빙수를 시켜 먹으면서 무더위를 식혔다. 우리가 오전 마지막 팀이었는데 예쁜 그늘집 아가씨가
뒤따라 오는 팀이 없으니 여유있게 출발하라고 해서 그녀 말대로 천천히 나갔다. 그랬더니 완전히 우리들 세상 같았다.
후반 7번홀 부터는 앞 뒤 팀이 아예 보이지 않는 가운데 원주 비행장의 푸른 초원을 온통 전세낸 듯이 …
그야말로 황제골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낮 12시 30분경 라운딩이 막 끝났을 때 기온은 약 36~37度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짐을 대충 정리하고서
샤워실로 직행하였는데 쏟아지는 냉수애 온 몸을 씻을 때는 "와우~ 어~억" 하는 悲鳴(?)의 소리가 절로 나왔다~ ^^
무척 더운 날이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2시간의 먼 거리도, 한 여름 땡볕의 더위도 우리 문무인에게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함께 웃고 즐기며 해피하게 보낸 어느 더운 여름날의 만남은 우리의 우정을 더욱 진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문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