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꽃
혜담 김민경
하늘아래 작은마을
배꽃 피는마을에
흙내음 진동하는 봄날은
어머니 거친 손때가 여기저기
묻어나고
꽃잎은 어머니 따라서
나드리간다
허이연 속살 드러내어
천연덕스럽게
살랑거리는 바람에
못이기척 향기뽑내며
온 천지를 하얗게 수놓아
꽃잎은 이봄을 기다렷노라고
꽂망울 토~옥 터뜨려
아 간밤에 찬서리 맞은 설움도
잊게하는구나
별빛을 꽃잎 하나하나에 내려놓고
달빛에 진득하니 맞서
고요함속에서
이겨내는 이 기다림은
누군가의 삶이고 인생같구나
살그머니 해가 질때면
저녁밥 짓는 냄새에
허리한번 펴고
배꽃들을 바라본다
가슴이 뛴다
이 꽃들이 다 지고나면 나는
꽃잎에 박힌 별을 만나러
갈 채비를 해야지
약속
혜담 김 민 경
모란꽃 피던 그날
당신이 돌아온단
그 약속 잊으셧나요
바람이 불면 바람속으로
그대인가 헤매입니다
당신의 사랑앞에
철없던 그맹세를
그맹세를 잊으셧나요
떠나간 당신 잊으렵니다
당신을 잊으렵니다
저멀리 떠나가는
떠나가는 뱃머리에
당신을 불러보고
불러보아도 대답없이
그대진정 가시렵니까
떠나간다면 돌아선다면
미워나 하지말것을
어머니
혜담 김 민 경
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사랑한다 한번 더 말해줄껄
고맙다고 한번 더 안아줄껄
이제서야 그 말을 가슴에만 묻고
하염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소나기가 내리는 대낮에
어머니 어머니 우리어머니
너무보고싶어 달려가보니
비많이 온다 오지마라
걱정하시며 내걸음을 멈추게하시니
오늘도 무덤가에서 어머니 모습
한참을 그리워 불러봅니다
어머니 어머니 우리어머니
젊은 날 좋은날에 다시태어나시어
꽃처럼 예쁘고 별처럼 빛나는인생에
한번 더 나의 어머니로 살아주세요
한번 더 나의 어머니로 살아주세요
봄 어느날
혜담 김 민 경
꽃이 좋고 봄볕이 좋은 어느날
잠시 스치우던 인연들을
떠올리기에도
좋은날
봄볕이 따사로우니
어머니품도 왠지 그립다
하얀머리가
더 고우셧던 어머니
배꽃을 등지고
사진한방 수줍게 찍던 그날도
오늘처럼 화려한 봄날이었지
그리운 어느날
....그리고 어머니 ...
배꽃 2
혜담 김 민 경
나 여기있다고
고개를 쳐들어 빼꼼히 쳐다보며
손을 마구 흔들어댄다
꽃비가 휘감돌다가 머리위로 앉아
봄의 요란함을 한껏 뽐내고있다
마음이 스스로 녹아드는 계절
봄은 이래서 좋고
봄은 저래서 좋다
배꽃피는날은
오히려 마음만바쁘다
일손을 거들어야하니
서둘러 배밭을 수없이 지나치다가도
배나뭇가지가 허리를 잡아끌듯
한번 꽃좀 보라한다
아름다움 속에서 일하는 기쁨도 크고
꽃들의 생명 속에서 또하나의 생명을
이끌어내기위해
오늘따라 배꽃의 속살이 더욱
경이롭기만하다
세상의 여유로움은
다 여기에있는듯하네
인천수산
혜담 김 민 경
오가는 정이 많아서
꽃바람이 부는날이면 꼭 한번 들러
소주한잔에 회한접시 놓고도
넋두리에 하루해가 진다
석양이 눈앞인데
이곳 인심은 저물줄 모르고
오는이들 반가워서
눈인사 할 겨를도 없이 회포를 푼다
사랑이 많은곳 인천수산에 오면
모두가 잠시 흩어젔던 가족같고
그칠줄 모르는 정겨움에
오늘도 그저 좋은날이다
봄바람과함께 바다바람도 좋은날
이곳을 찾아와
또다시 일년의 정을 쌓고
돌아가련다
~~신진도를 다녀와서~~
제목 그대 내게 오는날
오! 그대 내게 오는날은
어여쁜 꽃
흐드러진 숲길
안개속같은 꿈으로 오소서
그대 내게 오는날은
하늘아래
바람을 띄워보내
먼 길 편히 오소서
그대 내게오는날
꽃잎
하나 둘
강가에 띄워보내
그리운 이름 한번 불러봅니다
그대 내게 오는날은
바람이 몹시 불어도 그대일까봐
설레이는 날 입니다
제목 나이
아무것도 아닌것에
좋고
아무것도 아닌것에
눈물나고
아무것도 아닌것에
슬프다
나이
먹나보다
서러운게
많아지고
그리운게
많아진다
바람이 분다
오늘은 흐린하늘이라 좋고
어제는 맑은하늘이라서 좋았다
내 나이
열일곱 같아서 좋다
기다림
아무것도 살지않을것같은
메마른 땅위에
따스한 공기와 물이
생명을 구하듯
당신의 차거운 잔디위에도
따스한 온도와 물이
생명을 탄생시킨다면
얼마나 좋을까
눈물이 꽃잎에 떨어져
뜨거운 가슴을 쥐어짜도
당신은 그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네
풀꽃으로 오든
풀잎으로 오든
무엇이라도 좋을 당신의 흔적을
나는 오늘도 기다립니다
제목 아버지 아버지
언제나 제일 큰나무
더울땐 그늘이 되어주셨고
추울땐 땔감이 되어주셧고
힘들땐 쉬어가시라하시고
외로울땐 나무위를 올라타라하시고
삶이 지칠땐 푸념하라하시고
삶이 즐거울땐 풍성함을 보여주시고
삶이 고달플땐 이겨내는법을 가르쳐준
큰 나무같은 우리아버지
커다란 나무가 조금씩 살첨을 떼어내듯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을때
세상에 흔들리지 않으셨던
아버지 우리 아버지
이렇게 보고싶을땐 어찌해야하는지
그것을 알려주지않아 힘이듭니다
이만큼 어른인데도 아직은 힘이들때는
아버지를 부릅니다
좋은날에도
슬픈날에도
아버지는 늘 크게읏지도 않으시면서도
좋아하셨고
크게도 울지도않으면서도
슬퍼하셧던
아버지 아버지
이렇게 할말이 너무많을때는
어떻게해야하는지
그것 하나만 마지먁으로
말해주셨더라면..
너무나도 보고싶어
죽겠습니다
커피한잔
오늘
그윽한 너의 미소 만큼이나
어여쁜 향기로
다가오너라
내 너의 기다림에
설레임은 크고
벅찬가슴 끌어 안으리
고독한 이슬픔
진동하는 너의 향기로
내 뜨거운 심장을
깊게 더깊게 파헤쳐 보리라
마치
네가 나를 미치게 사랑한것처럼
마치 내가 너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는 것처럼
몸속으로 파고드는
가장 낮은곳까지
내 너를
불러보리라
유혹
영혼으로 가는 마차를 타고
뛰다 걷다 가다가다 보면
풀들의 우거짐 뒤안으로
보여지는것들은 또다른 세계인가
인형들처럼 장난치듯 서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든것들이 사라지고
뿌연 안개 속에서 한참을 걸어 나와보니
또다른세계
마차에 내려서 꽃들을 보아
아름다움을 느꼈고 만져지지않아도 촉촉한 살결은
이내 평생을 지지않는 꽃 처럼
고고하고 눈부시어라
영혼의 세계는 꿈처럼 달콤햇고 영화처럼 순식간에 많은것들을 내게 보여주면서 나를 황홀하게 한다
날아다니는 모든것들이 지루하지않으며
기어다니는 모든것들이 거대한 생명의 원초적인 욕구를 이뤄내기라도하듯 움직이면서
나를 유혹한다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지나가고 긴 터널끝에 닿으니
이또한 또다른세계
살갗이 뜨겁고 눈조차뜰수없는 강한 빛이 내 가슴을 조여온다
삶의 강한 의지처럼 내몸은 빛을 이겨낼수 있기라도한듯
버티고있다
끝이 없을것같앗던 끝이 보이고
중독처럼 나를 지배햇던 과거의 빛이 사라지자
또 다른 세계
하고자 하는 많은것들이 생각이난다
만나야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난다
영혼이 쉬지않는 동안에.....
제목 효
살아잇음이 효 이거늘
일하고 있음이 효 이거늘
건강함이 효 이거늘
웃는날들이 효 이거늘
그리어려운일이 아니거늘
마음을 다하여라
어렵지않은일에
세상의 모든건
어렵지 않은것부터 시작이 되듯이
효를 다하라 가장 행복하게
효를 다하라 가장 즐거웁게
효늘 다하라 가장 아름답게
커피향기
화단에 피어난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오만가지 피어난
색들의 잔치는
끝날줄 모르고
식어가는 커피한잔 마저
꽃으로
물이든다
창문 너머에는
나와 다른세상
찬란하고 아름답다
빛으로 색으로 향기로
이렇게
잔인한 여름을
저들은
태양앞에서
즐기고 있다
꽃은 피고
지는 꽃은
다시 꽃을 피우기 위해
오늘도
땅끝 어딘가에서
꿈틀대고 있기에
내삶이
꽃만큼이나
진실하다면
나도
그어딘가에서 살아나고자
몸부림을 쳐보리라
생각이 많은
오후 한나절
커피향기 더 진해지고
꽃들의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앗다
제목 인연
굽이 굽이 먼길 돌아서
그대를 마중나왓습니다
발그레한 두볼을 부비고
너무도 익숙하게 끌어안으며
천번도 더 부르고싶엇던 이름을 이제서야 당신앞에불러봅니다
흘러 흘러 강물이 되고싶고
아침이면 당신의 창가에서 지저귀는 새가 되고싶고
밤이되면 당신의 머리맡에 놓인
한권의 책이되고싶기에
어떠한 인연으로라도
그대를 만날것이며
어떠한 이유가 되서라도
나는 그대에게
매일밤 찾아드는 외로움이고 싶습니다
굽이 굽이 먼길 돌아서
나는 그대를 마중나왓습니다
제목 기다림
어떠한 말들로 어여쁘게 포장을 한다해도
서글퍼지고 파헤쳐지는 가슴언저리는 아프다
드디어
하늘 저편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하늘은 금새 소나기를 뿌린다
온세상은 회색빛으로 기다렷다는듯이
비를 맞이하느라 더 바쁘고
나무들은 춤을 추면서
장단을 맞춘다
후련하다
기다림이 주는 이짜릿함
하늘과 도시와 내가
유일하게 하나되어 만나는 시간
기다림은 언제 아팟냐는듯
얄굿게 온다
제목 소나기
후두두둑
후두두둑
하늘을 열고 폭탄을 떨어뜨리는것처럼
비는 거세게 내리치고
바람은
비를 통과해
바위에 꽃힌다
전쟁이라도 난것처럼 요란하다
나무들은
휘청이고
꽃들은
무서움에 몸 둘곳 없으니
잔득 겁을먹고
아스팔트 위에 남겨진것들은
모조리 사라졌다
통쾌하다
후련하다
나 대신 싸워주는것같고
나 대신 소리쳐주는것같아
신이낫다
한나절 소나기는
그렇게 왓다
그렇게 갓다
제목 고백
세상 제일 어려운것이 있다면
그중에 하나가 이것일 것이다
아마도 그럴것이다
벙어리처럼 말을 할수없고
내심장이 고장나기라도 할까봐 겁이 난다
당신앞에 나는 풀잎보다도 약한
그무엇이 되는것같아
용기를 낼수도없는데
이어려운것을
나는 숙제처럼
매일매일 거울앞에 서잇다
나는
당신이 내앞에 놓인
거울이엇으면좋겠다
제목 그리움
저 푸른빛 하늘을
바라다보면
내 시야 끝에 닿는 그곳까지
내 님이 있고
내 님이 있는
그곳에는 수많은 벗들이 있다
손이 닿지않아도
만날수있고
발이 닿지않아도
님을 만나러 갈수있으니
저 하늘 끝으머리 즈음에는
내가 그리워하는 님이 계신곳
님이 계신곳
그곳에선
님은 무엇으로 그리움 달래고
님은 무엇으로 외로움 달래나
제목 바다
바다야 바다야
수평선 끝으로 또 바다야
기다리면 누군가라도 올것만같고
떠나면 다시 보고싶은
황홀한 바다야
별이 바다위에 보석처럼 박히어
가시가 되듯
억울하게 죽은이들의 무덤처럼
칡흑속에서도
영혼을 노래하는
바다야 바다야 슬픈 바다야
제목 사랑
함께 하고싶은것이 많아서
함께 가고싶은곳이 많아서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해주고
돌아설때 보고싶어서
만날때마다 웃게만들고
슬플때마다 안아주는것
이것이야 말로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진심이 옷속으로 스며들고
손끝으로 묻어나와
행복하다 말할수있는 지금이
사랑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함께할수있는 시간이 천년도
안되는 기가막힌 이유를
천년만 함께하자고 말해주는 당신이
내게 사랑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아침이 오기전 당신의 안부를 묻고
하루가 저무는 매일의 일상이
지루하지않는건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때문이란걸
그 진실을 알게해준 당신
이런하루가 사랑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제목 선물
당신이 내게 주는 것들은
시가 됩니다
아침도
꽃들도
바다도
그리움이 아침을 타고 오면
나는 아침에 시를 태워 보내고
설레임이 꽃을타고 오면
나는 꽃에 시를보내고
보고픔이 바다를 건너오면
나는 바다에 시를 보냅니다
모든것이 지금은 아름답고
모든것이 지금은 설레이고
모든것을 지금은 선물하고싶기에
이 순간이
그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제목 그리움
참으라합니다
저바다는 나에게
성난파도가 잠들고나니
새들도 한참을 그렇게울다 잠이들고
고요는 이세계를 정복이라도 하듯
비장한 각오로 침묵합니다
내발걸음은 한걸음 조차
더 나가지 못하고
기억에서 기억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서있는것처럼
그리움을 따라서
여기 이곳에 머물럿습니다
시간이 새벽을 찾아와도
아직 이세계는 무겁고 적막하여
두렵기만 합니다
무슨 죄로
기억속의 당신은 그리도 힘들어
흑빛 바닷속까지 당신의
마음이 시커멓게 멍들어있고
작으마한 돌맹이처럼
나는
그대를 지키는
밀물과 썰물의 시련에도
버티고 버티는
작은 조가비 사랑입니다
제목 최고 최고야
멋짓인생 ! !
한번왓다 한번가는
그것이 인생이지
미련도 갖지마라
원망도 하지마라
생긴대로 살다가
멋지게 가는거야
그것이 인생이지
그것이 인생이야
돈도 좋아
명예도 좋아
그래도 여보게나
마음 편한게 최고 최고야
울면서 이세상에
다들 왓지만
이세상에 갈때는
웃으면서 가는거야
그게최고 최고야
그게최고 최고야
미련도 갖지마라
원망도 하지마라
생긴대로 살다가
잘놀다 가는거야
거친파도 성난파도
내인생 고달파도
언제 그랫냐고
웃을날 있으니까
힘들다 울지말고
지친다 포기말고
하룻밤 자고나면
언제 그랬나
웃을날
있을테니
행복하게 사는거야
행복주고 사는거야
그렇게 사는거야
그게 인생이지
내인생 잘살앗다
네인생 잘살앗다
술한잔 기울이며
말이나 하세
최고 최고야
최고 최고야
제목 사랑의노래
사랑한다고 말을 해주오
당신의 말한마디로 나는
이세상을 그나마 사는 사람이잖소
정으로 쌓여진 숱한 시간들도
애타던 가슴이 머물러진 시간들도
당신앞에 서만은 초라하게 보일지라도
나는 나는 당신의 그림자라도 좋은 사람 이잖소
그저 나무라지만 마소
그저 탓하지만 마소
당신이 싫어하는 내가
당신을 그토록 좋아하는 내가
나는 그런 내가 좋소
세월의 무게가 우리의 반만큼만
더 무거워지는날
나는 당신의 무덤가에 피는 꽃이
되리니
허무한웃음 지으려해도
안타까운 미소 지으려해도
도저히 웃지못할 그때를위해
나는 진심으로 당신을위한
노래를 부르리다
사랑 노래를
사랑 노래를
제목 새벽
뽀얀 달빛이 너무도
아름다운밤
달이 창문앞 나뭇가지에
걸치어
내게 할말이라도 있는듯
웃고있다
달빛은 고요히 내머리위로
내려앉아 속삭여준다
지난날의 사랑을
우리들의 청춘을
그리운이들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새벽이 오기전에 보내야하는 달빛
달빛을 유리잔에 담아
보내고싶지 않으려하나
새벽은 달빛을찾으러 별들을보내고
별은 달을몰고 사라진다
밤새 나누던 비밀같은 말들에
내 눈가에 고인 눈물처럼
영롱하게 가슴에 남고
어스름한 저편으로 달빛이지나간곳으로
새벽이 기어이 온다
제목 시골집
그냥 봐도 도화지속에 그림
하늘에 맞닿아
산줄기 능선은 길게 펼쳐있고
빼곡히 들어선 나무들과
우거진 숲들
자그마한 계곡물은 꼬불꼬불
어디론가 흐르고
한나절 있어도 인기척없는 시골길을 차한대 훅 지나가면
그제서야 까마귀들도 일제히 운다
정겨운만큼 고독하다
고독한만큼 그립다
숲길을 따라 가보니
계곡물이 가지런히 흐른다
송사리떼들은 나를 보고 도망을치고
나는 송사리떼 놀던물에 손을담가 시원함을 느껴본다
하늘은 더 나와 가깝게 내려와있고
산등성이 아래로 붉은 노을이
지려할때
나도 도화지속에 그려 놓고싶다
지금 화려하지않은 내모습을
제목 시골집
한낮에 캔 감자가
한바구니 마루위에 얹어있고
빨간고추는 언제그리 많이 따놓은건지
마당에 돗자리펴고 널려있고
흰둥이는 집을 지키랫더니
한나절을 그렇게 잠만자고 있다
찾아오는이도 없다
해가 좀 져서 어둑어둑해져야
주인할아버지는 집에 들어오실려나보다
할머니는 낮동안 말린 고추를
몇번을 쉬면서 거두어들이고
부억으로 들어가 나오질 않는다
아마도 저녁밥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솔솔 된장국 끓이는 냄새가
집밖까지 진동을하고 나서야
저멀리 할아버지는 술한잔
걸친 자태로
기분좋게 걸어오신다
쓰러져 자던 개도
번개같이 눈을뜨고는 꼬리를쳐대면서 할아버지를 마중간다
낮에 집에 별일 없었냐고
둘이 대화라도 하듯
둘은 그렇게 그렇게 하더니
시골집 밤은 금새찾아오고
하늘에 별은 총총히 박힌다
제목 가을
산 너머 너머에서
시원한 가을바람을 몰고오니
여름아
고맙다
천지에 뜨겁던 열기는
식어가고
죽도록 더웟던
나무들도
이제겨우 한숨을 돌리는듯
바싹 마른 잎들도
고개들고앉아
가을바람을 반긴다
여름아 고맙다
더워서 이내 잠못들엇던
밤들의 기억도
한줌
가을바람에 잊혀질수 있고
뙤약볕의 고통도
한줌
가을햇살에
미소지을수있으니
여름아 고맙다
제목 사랑하기
하루 온종일 너의 연락을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동안
내 마음은 따뜻했으며
내 가슴은 뛰었으며
내 머리는 너를 그리며
한참을 넋놓아 있어도 모를
그리움에 사로잡혀
해질녘 되어서야 번뜩 정신을 차려본다
못본지 오래되어서
더 그립다
하루는 생각보다는 너무길고
지루하며
우리처럼 사랑하는이들에겐
하루는 다른 계산법으로
따져보고 싶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나보다
창틈사이로 이젠 찬바람이
삐집고들어와 내 코끝을 스친다
커튼사이 창문너머로 보이는모든게
너엿음 좋겠다
이토록 보고싶은게 사랑
그렇다면 사랑하고있는 지금이 난
얼마나 외로우면서도 행복한것인가
하루가 긴만큼
너를 생각하는시간은 점점길어지고
이 밤도 길다
오늘은 사랑하기 좋은 날
제목 말복
한풀 꺾일듯한 더위가
막바지 오기를 부리듯
기승을 부리고
수려한 산들도 지친듯
빛을 바래고 누워
일어설 기력없이
그리 강열한 태양을 맞서고나니
오직 말복 만이 누릴수있는
여름의 끝자락
그래 너의 기세에 눌려
내년에 여름이 다시 오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