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서편제'를 보고
서편제는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 단성사 단일관 상영으로 1백만명을 훌쩍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상영일 196일, 무려 1백만 관객을 동원) 요즘의 멀티플렉스, 1000여 극장에서 상영했다면
아마도 1천만 관객을 동원을 쉽게 달성했으리라 본다.
뮤지컬 '서편제'가 영화의 강렬하고 긴 여운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내심 半信半疑하며 공연장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
(무대로부터 객석 가장 뒷 열 간의 거리가 21m 내외로 최적의 공연 관람 조건을 갖춘 극장으로 안내하고 있다)로 간다
이청준 작가의 원작 소설 '서편제'와 윤일상 작곡가의 음악이 만나 어떤 장르보다
대중적이고 감각적으로 만들어 졌다고 하여 기대가 컸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무대가 천정에서 드리어진 긴 한지를 바른 판넬이 다가온다
그리고 무대 바닥이 천천히 돌게 되어 있어 길 떠나는 장면이 자연스레 연출되게끔 구성되어 있다.
영화 서편제에서 아버지(유봉), 송화, 동호가 해변이 보이는 길을 따라가며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은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 장면(거의 5분정도? 롱 테이크로 잡은 장면) 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장면은 우리의 흥, 恨이 녹아있어 오랫동안 머리에 刻印되어 있었다.
공간적 제약이 있는 뮤지컬 무대에서 그런 배경을 어떤 모습으로 해석하고 보여줄 것인지 궁금했는데,
바닥 무대가 돌고 있는 길을 가는 것으로 분위기는 잡았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영화에서는 아버지와 송화의 곁을 떠난 후 동호의 행적에 대해 그다지 비중이 없었는데
동호가 밴드음악을 하는 설정으로 서양 팝(pop)음악 공연장면을 보여 준다.
---서양의 록, 발라드, 재즈 등등을 부르는 설정은 뮤지컬의 볼거리를 위한 게 아닐까?---
이후 누나 송화와의 만남까지도 조금은 억지스럽다.
극이 得音을 위해 巡禮하는 건지, 사랑 이야기인지 잠시 혼란스럽다
주제가 흐트러지니 집중이 되지 않고 극 흐름도 산만해진다
원작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좀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군더더기 스토리는 좀 줄이고, 짜임새는 더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판소리의 매력을 극대화시킬 때에는 판소리만의 소리로,
조명도 핀 조명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았을까? 특히 엔딩 때의 송화의 심청가 부분에서는.
粗惡하고 지나친 연출, 장면전환을 위한 무대장치(한지바른 판넬)의 잦은 변환,
계절감을 살리지 못한 조명 때문에 저들의 연기와 소리가 묻히고 흩어지는 게 정말 안타까웠다.
오늘 출연진은 송화 차지연, 동호 강필석, 유봉 이정열 님이다
그러나 송화 役의 차지연 가수의 혼신의 힘을 다하는 노래는 소름이 끼쳤다
---차지연은 TV 프로 복면가왕에서 가왕을 5연속 한 대단한 가수지만
그녀가 부르는 한스런 노래(‘살다보면 살아진다’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장면…)
에서 대 가수를 만난 게 큰 福이라 하겠다
차지연의 노래로 감상해 보십시요
‘살다보면 살아진다’ (3’23”)
https://youtu.be/WGI3oKMBm88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장면' (6’48”)
https://youtu.be/tlkLqPwzuUU
첫댓글 정말 대단한 관람평이다.
완전 전문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