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평생학습센터에서 우리고장 문화유산 탐방의 일환으로 합덕수리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합덕수리박물관에 도착하니 장영란 문화해설사가 일행들을 반갑게 맞아주네요.
우리 조상들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하면서 농사를 천하의 큰 근본으로 삼았습니다. 농업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비가 내려야 농사를 지을 수 있었고 가뭄이 들면 임금이 기우재를 지내기도 하였습니다.
합덕수리민속박물관은 내포평야의 중심에 있는 조선 3대 저수지 중 하나였던 합덕제를 기념하고, 수리(水利)의 중요성을 인식한 조상들의 지혜를 본받기 위하여 건립되었습니다.
지금은 현대화로 인하여 농경문화가 많이 변했는데요. 합덕수리박물관을 둘러보며 다양한 치수시설을 살펴보았습니다.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였던 수리사업이 선조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사업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전시실에서 입구에는 합심적덕이란 문구가 있는데요. 합덕지명은 읍의 여러 마을들이 둘러 쌓고 있는 합덕방죽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수차례에 걸쳐 진행된 합덕저수지의 보수 및 개축작업 시 참여한 장정들의 '합심적덕' 그 구호에서 합덕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70호로 지정된 합덕제의 축조 시기에 대한 설이 있는데요.
후백제 견훤이 왕건과의 전투를 위해 군마용으로 우물을 파 놓았다는 설입니다.
합덕방죽은 합덕읍 운산리와 성동리 사이의 너비 0.7~1.5km 정도에 이르는 넓은 하천 계곡의 끝부분을 막아 축조된 저습지 둑입니다.
평지에 축조된 거대한 제방은 높이가 7∼8m가 넘으며 원래는 흙으로 만들어졌던 것 같으나 나중에 석축으로 보수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합덕제의 제방은 곡선을 이루고 있는데 길이가 1,770m이고 저수 면적이 102ha나 된다고 합니다. 합덕제는 2017년 10월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제68차 집행위원회에서 ‘세계 관개시설물 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합덕제의 축조공법은 지엽부설공법과 무리말뚝공법, 다짐공법이 대표적인데요. 김제의 벽골제가 직선의 방죽으로 되어 있는 것과 달리 곡산으로 되어 있다고 합니다. 방죽을 곡선으로 쌓은 것은 들판에 돌이 없어 볏짚이나 나뭇가지를 켜켜이 쌓아 제방을 튼튼하게 하면서 수압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상들의 슬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이런 농사를 짓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물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저수지를 만들어 물을 가두고 그 물을 이용해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바로 당진의 합덕에도 합덕제가 있어 물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근대화 이후에 우리나라에도 저수지를 축조하는 등 수리사업을 통해서 하늘만 바라보던 농업에서 물을 찾아 나서고 물을 논으로 끌어들이게 되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둠벙에 있는 물을 논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맞두레(두레, 쌍두레)나 낮은 곳에 있는 물을 높은 곳으로 퍼 올리는 용두레 그리고 수레바퀴를 밟아 물을 퍼 올리는 무자위 등을 사용하였다.
전시실에는 통차, 용두레, 무자위, 맞두레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장영란 해설사가 농기구들이 농사 지을때 어떻게 사용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 두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무자위라고 하는 수차입니다.
수레바퀴를 발로 밟아 돌려서 도랑과 같은 곳에 있는 많은 양의 물을 길어 올릴 때 사용하던 수리기구입니다.
물을 대고 풀때 사용하던 홈통과 타래박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후 근대화 되면서 양수기에 발동기와 경운기를 연결해 논에 물을 끌어 올렸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농업기술이 발달해서 요즘은 이앙기나 콤바인이 농민들이 하던 일을 대신 해주고 있습니다.
■ 합덕성당
아름다운 고딕양식의 합덕성당은 1998년 7월 16일 충청남도기념물 제145호로 지정되었는데요.
이곳은 천주교인뿐만 아니라 사진애호가들의 단골 출사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버그내순례길 중 한 코스여서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1929년 건축된 합덕성당은 1890년(고종27년) 예산군 고덕면 상궁리에 설립된 양촌성당에서 출발하였습니다.
1899년 초대 본당 주임 퀴를리에 신부가 현 위치에 한옥성당을 건축하여 이전하였고 그 뒤 7대 주임 패랭(백문필) 신부가 현재 건물인 벽돌로 된 고딕 양식의 성당을 지었다고 합니다.
성당옆에 종탑은 127년의 역사를 간직한 합덕성당의 종 12개를 2017년 12월31일 복원해 건립했습니다.
성당건물 훼손을 우려해 복원한 종탑은 이전에 사용하던 종을 보존하여 새 종탑에는 12명의 사도가 교회의 초석이 된 것처럼 12개의 종을 설치했으며 프랑스에서 7대째 종을 만들어오던 파카르드사에서 주문제작 했다고 합니다.
오전6시, 정오12시, 오후6시 종탑의 종소리는 매일 미사전 1일 3회 정해진 시간에만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성당 본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니다. 계단이 보기엔 많아 보이지만 막상 올라가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오래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천국의계단'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한 포토존입니다.
합덕성당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건축양식인데요. 벽돌과 목재를 사용한 연와조 구조로 지어졌고 종탑이 쌍탑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1961년 합덕읍 운산리에 신합덕성당이 생기며 구합덕성당으로 불리었다가 1997년 다시 합덕성당의 명칭을 되찾았습니다.
내포지역은 충남지역 천주교의 중심지였고, 내포 공동체는 한국 천주교회사에서 늘 주목 받는 곳이었습니다. 신해박해 이후 무진박해 때까지 많은 박해가 있었고 그로 말미암아 많은 순교자가 생겼는데요. 김대건, 최양업 신부 집안도 합덕성당에서 천주교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성당 뒷쪽으로 돌아보면 당진에서 출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동상이 설치되어 있고, 사제들을 위한 기도, 성소를 위한 기도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 농촌테마파크
합덕 농촌테마파크에서는 농촌 가옥체험, 농촌 농기구 체험을 할수 있는데요. 비약적인 농촌발달에 도움을 주었던 천문시설, 수리시설 등에 대한 조상들을 지혜와 문화유산에 대해 배워볼 수도 있습니다.
농사 지을때 물을 퍼올리는 연장인 무자위와 펌프도 보입니다.
이곳에선 전통민속놀이인 그네, 투호, 널뛰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고, 각종 농촌체험도 가능한데요.
농촌테마파크를 둘러보며 벼농사를 짓기 좋은 곳에 마을을 이루고 농사를 지어 생활하였던 우리 조상들의 문화와 슬기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혼천의, 앙부일구와 측우기 등 많은 발명품들이 있어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앙부일구의 모습인데요. '솥뚜껑을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을 한 해시계' 라는 뜻으로 시간과 절기를 한분에 알 수 있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별자리의 위치와 크기를 알 수 있는데요. 해설사와 함께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에 대해 알아봅니다.
혼천의는 천체의 운행과 위치를 측정하는 천문관측기구입니다.
민속놀이기구와 각종 농기구, 천문기구가 공원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농경문화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농촌문화도 즐기고 역사공부도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