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서대문전우회 유인문 회장과 함께 역사의 현장을 찾아서
9월 28일 서울 수복의 결정적 역할을 한 104 고지 전투는 불굴의 해병대 정신을 상징적으로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에 해병대 사령부는 해병 대원들의 명복을 길이 추모하기 위해 서대문구 연희동 궁둥산 끝자락에 해병대 104 고지 전적비를 건립했다.
6.25 전쟁 71주년을 이틀 앞 둔 6월 23일 오전 보훈회관 5층에서 바라다 보이는 104 고지를 해병대 서대문 전우회 유인문 회장과 함께 찾기로 했다.
보훈회관을 나서 뒷길로 산을 오르던 유 회장은 갑자기 발길을 멈춘다. 104고지 전적비가 세워진 곳으로 가는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사유지를 알리는 철문으로 길을 막고 그 안으로 공사 중임을 알 수 있는 시설물들이 있다. 가는 길이 막혀 있다.
되돌아 나오면서 원주민을 만나 전적비로 가는는 길을 묻자 친절하게 알려준다. 연희동 쪽에서 가는 길은 공사하는 측에서 막았으며 (구) 성산 회관 쪽에서 가는 방법 외에는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유 회장은 "역사적인 유적지를 사유지란 이유로 대책 없이 막을 수는 없다"라고 분개했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등재된 전적지를 눈앞에 두고도 원주민의 안내로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 성산로로 내려갔다. 그리고 (구) 성산 회관 앞에 이르자 전봇대를 가리키며 이곳에 전적지를 알리는 안내 팻말이 있었으나 구청에서 철거했다고 설명한다. 유 회장의 말을 듣고 보니 어디를 둘러봐도 104 고지 전적지를 알리는 안내판을 찾을 수가 없다. 서울의 미래 유산이며 서울 수복의 원인이 된 대 격전지를 소홀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회관 오른쪽 길을 오르니 해병대 특유의 빨간색 안내판이 보인다. 그곳에는'해병대수도서울탈환 104 고지 전적비'라는 글자가 자랑스럽게 쓰여있다. 또한 계단을 오르는 곳에 '해병대 104 고지 전적비'라는 글자가 조그만 바위에 새겨져 있다.
기념탑 앞에 선 유 회장은 몸을 살라 나라를 구한 해병 선배들 앞에서 묵념을 한다. 유인문 해병 전우회 회장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배들은 모두의 귀감이 돼야 하며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라고 말하며 "많은 아이들이 이곳을 찾아 선조들의 기개와 뜻을 기리는 훌륭한 학습장이 됐으면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해병대104고지전적비'는 처음 1958년 9월 28일에 조촐하게 세웠으며 이후 1982년 9월 28일에 이전 전첩비는 그냥 놔두고 위쪽에 확장해서 세웠다. 1958년에 세워진 104고지 전첩비가 낡았지만 아래쪽에 의연하게 서 있다. 유 회장은 전첩비를 덮어가는 풀을 뜯어 글자를 보이게 하고 전몰장병의 명복을 빈다는 투혼 내용을 경건하게 읽어 내려간다.
유 회장은 "서울시에서 불굴의 해병 정신을 기려 미래 유산으로 지정한 만큼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허술한 주위 관리 상황을 에둘러 비판했다. 필자가 보기에도 연희동 길은 폐쇄되고 유일한 출입구가 된 성산로 쪽에는 안내판 하나 없고 주차장 이용도 막연하여 서울시 미래 유산이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느낌이 든다.
유 회장은 "나라를 위해 분골쇄신하여 목숨을 바친 전몰 해병들의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문화유산을 지켜나가야 한다"라고 말하고 "많은 사람들이 104고지 전적비를 통해 피 흘려 나라를 지킨 선배들의 고귀한 뜻을 이어 갔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연희동 104고지는 1950년 9월 21일 16시 15분에 시작된 서대문 연희 104 고지 전투는 해병대가 치열한 백병전 끝에 적을 격퇴시켜 서울 탈환의 발판을 마련한 역사적인 전투이다. 연희고지는 인민군 최후의 보루로써 국군은 이 전투의 승리로 9.28 서울 수복이 이루어진다.
23일까지 계속된 이 전투의 주요 참가자는 미 해병과 대한민국 해병대이고 미국의 머리 중령이 연대장을 맡았다. 밀고 당기는 치열한 백병전 끝에 23일 적을 격퇴하였으며 인민군 사살 자는 1750명에 이르는 대 전과를 거두었다. 아군의 전사자는 178명이었으며, 해병 1대대의 남은 인원은 26명에 불과했다.
정재순 서대문시니어기자
https://blog.naver.com/cjs2136
첫댓글 9.28 서울 수복의 비하인드 스토리네요.
정말 중요한 전투가 치열하게 있었다는 것을 각인시켜주신 글입니다.
아울러 길을 막은 것을 탓할게 아니라 역사적인 전적비를 사유지를 통해서 가는 길에 건립한 것이 문제인 듯합니다.
글 잘 봤습니다~!
6.25전쟁 71주년을 맞이하여 해병대 서대문 104고지 전적비를 다녀온 탐방기 잘 보았습니다.
역시나~서대문 시니어 기자 로서의 모범을 보여 주시네요~/
옆에 살면서도 한번도 안가봤는데 좋은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