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31 (풍남동3가 36-3)
영업시간 : 매일 11:00-20:30
휴무일 설당일
대한민국 대표음식으로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의 전통요리인 비빔밥... 그래서 비행기에서도 기내식으로 자주 먹고...
특히 고급화되고 특성화되어 비빔밥의 대명사가 된 전주비빔밥
전주에서는 200여 년 전부터 이미 비빔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잔뜩 기대를 안고 전주의 비빔밥 식당을 방문하면 크게 실망하게 되고...
또 거꾸로 별 기대없이 방문한 곳에서 기대치 않은 큰 만족을 얻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 이유는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워낙 다양하고 그때그때 맛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계절별로 맛있는 식당이 달라지고 개인 취향에 따라 선호가 갈리기 마련인 음식이 비빔밥이다.
반찬 몇개 함께 넣어 고추장넣고 비벼먹으면 될것을 굳이 비싼 돈을 주고 먹을 이유를 찾기는 쉽지않다.
정작 전주 토박이들은 전주 비빔밥을 잘 먹지 않는다.
그래서 비빔밥 장사는 관광객 상대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가격은 꽤 나가는 편이다.
그럼 집에서 냉장고에 남은 반찬 때려넣고 고추장으로 비벼먹는 비빔밥이 전주 비빔밥이냐? 그건 아니다.
전주시가 표준 전주 비빔밥을 통일하여 제시한 것이 있다.
사골육수로 지은 밥, 전주산 미나리, 무주 진안 장수(소위 무진장)산 산나물, 다시마 튀각, 그리고 전주산 황포묵이 들어간다.
황포묵 자체는 남원 특산물로 상당히 비싼 재료다. 더구나 전주산 황포묵으로 한정지으면 가격은 더 뛸 수밖에 없다.
비빔밥을 먹으러 전주를 올 필요는 없지만 전주를 오면 꼭 한번은 먹어야 될 음식이 되어버렸다.
아내가 지난번에 지인들과 전주에 와서 땡땡회관에서 비빔밥을 먹고 몹시 실망했다는 얘기를 듣고
신중히 결정한 곳이 바로 고궁수라간이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비빔밥 맛집은 어불성설일 수밖에 없다. 각자의 기준에 맞춰 식당을 선정하고 메뉴를 선택할 뿐이다.
자극적인 맛이나 짠 맛으로 부족한 재료를 맛을 덮어버리고 숨기려는 식당을 피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고 간이 쎄지 않은 슴슴한 비빔밥을 먹고싶어 선택한 곳이 고궁수라간이다.
전주 전통비빔밥 1그릇 9,000원
전주 돌솥비빔밥 1그릇 9,000원
해물파전 1판 10,000원
그런데 A세트라고 해서 1,000원을 할인해 줘서 27,000원을 지불했다.
비빔밥을 먹으면서 재료 본연의 맛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요구 조건에 어울리는 고궁수라간의 전통비빔밥
돌솥비빔밥의 약간 눌은 밥의 식감과 돌솥으로 인해 약간 익은 나물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가 있다.
그리고 찬 콩나물국을 한 수저 떠 먹으면 최고의 궁합을 맛볼 수 있다.
다만 돌솥비빔밥은 재료들이 조금 탈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비벼서 온도를 낮춰 놓아야 타는 것도 방지하고 좋은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비빔밥의 가격이 조금 저렴한 만큼 황포묵의 양이 아쉽고 전체적인 밥과 나물의 양이 슬림하기는 하다.
대신 이렇게 해물파전을 추가해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워 먹을 수 있어서 나름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계란 지단 느낌의 해물파전도 해물의 양은 부실했지만 가격에 맞개 나온 듯 해서 별 불만없이 먹을만 했다.
밖에 대기석 좌석이 너무 많이 있어서 완전 깜놀~ 이렇게나 대기를 한다고?
식사하는 내내 전통정원에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입 뿐만 아니라 눈도 더불어 호강하는 시간이었다.
다음에 혹시 전주를 찾게 되면 그때는 고궁 본점에 가서 식사를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비빔밥부심이 없는 사람도 거부감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잘 가꾸어진 정원의 뷰가 음식 못지 않은 만족을 주는 인상적인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