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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aver.me/FPnGDrn1
[신년특집 신춘문예 당선작]
책가도 / 이수국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오크 향 원목 책장을 창문 앞에 세웠다
책을 좋아한 왕이 책가도(冊架圖)를 세워 일월오봉도를 가렸듯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
창틈으로 들어온 빛이 어둠을 가른다
박물관 유리문 너머 책가도
가로와 세로의 배열 속, 그림 위에 꽂힌 천년의 페이지들
그림 속 책을 보던 왕과
유리문 안을 보는 내 눈이 책가도 위에서 만났다
그림 한구석 은밀히 쓴 화공의 이름이 흔들렸다
책장 바닥에 그늘 한 권을 괴자 몸이 중심을 잡는다
무너지던 중력을 다시 세운 건 한 권의 책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꺼내면
그들의 체온이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오고
작가를 지우며 작가를 꽂는다
이럴 때 사전을 거역하는 것은 유쾌한 일
문장이 자라는 시간
스위치를 켜면 책과 나는 조도가 같아져
수백 년 전 죽은 우린 서로 이마를 맞대며 이야기한다
눈감은 순간에도 새로운 이름이 눈을 뜨고
서로 다른 시계들이 태엽을 돌리면 한 곳에서 만나는 페이지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바람과 함께 써가는 연대기
이곳에도 낱장 사이 기압골이 있어 새로운 바람이 분다
내 안의 책장을 만지면 나는 가끔 살아 있는 것 같다
https://naver.me/IGKhseM3
책가도- 책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물품을 그린 그림. 정조가 책거리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자, 양반계급은 이 새로운 유형의 회화를 수용하며 같이 향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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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신춘문예 당선작 시 심사평]
“정조가 좋아한 물건 중심 상상 펼쳐 ... 완성도도 높아”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응모작이 몰려 강원일보 신춘문예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종까지 남은 작품은 김영희의 시조 ‘함박눈’, 박승균의 시 ‘묵호 4’, 이수국의 시 ‘책가도’ 등이다. 김영희의 시조 ‘함박눈’은 시조의 멋과 매력이 잘 스며있어 거듭 읽게 됐다. 시조 특유의 정제된 표현과 호흡, 그리고 현대적 감각 등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박승균의 시 ‘묵호 4’는 묵호를 제목으로 삼은 연작시 일곱 편 중 하나로, 시를 풍요롭게 만드는 낭만적 서정성이 두드러졌다.
당선작으로 선정한 이수국의 시 ‘책가도’는 정조가 좋아한 책가도를 중심으로 상상을 펼쳐나간 작품으로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았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통해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응모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이영춘·이홍섭 시인
https://naver.me/5pwoao40
[신년특집 신춘문예 당선작 당선소감]이수국 “침묵 속 더 넓어진 나를 만나다”
△이수국
△전남 보성 生
△한국방통대 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 졸업
시를 쓰지 않고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무렵, 당선 소식이 도착했다. 늦게 시를 시작하는 내게 어느 시인이 말씀하셨다. 먼저 자신만의 노트북을 준비하라고, 그리고 하루 한 편씩 시를 쓰라고. 자신만의 방에서 홀로 바깥을 바라보면 그동안 보지 못한 또 다른 세계가 보일 것이라고.
혼자 가야 하는 그 무섭고 아득함에 시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성장한 아이가 떠난 빈방에 뒤늦게 책장을 마련하고 외부와 차단된 공간을 한동안 침묵으로 채웠다.
그럴 때마다 백지에 쌓인 고요가 조금씩 밀려 나갔다. 갇혀서 더 넓어지는 나를 만나는 중이었다. 책을 읽고 목록을 정리하고 세상의 뒤편에 숨은 시를 찾는 일상으로 어지러운 호흡이 가지런해졌다. 책을 펼치면 낯선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가보지 못한 먼 곳까지 갈 수 있었다. 오늘도 내일도 묵묵히 나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시의 길을 열어준 박지웅 선생님, 흔들릴 때 버팀목이 되어주신 마경덕 선생님, 박남희 선생님, 김이듬 선생님, 조정인 선생님, 이승희 선생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과정 교수님들 존경과 감사를 올립니다.
문우들과 ‘시에게’ 동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가족에게도 사랑을 전합니다.
문을 열어주신 강원일보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챗 GPT 해설(참고로만)
1. 제목의 의미
**‘책가도(冊架圖)’**는 책장이 그려진 한국 전통 민화로, 지식과 학문을 상징하며 문화적·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다. 제목은 책과 책장이 단순한 물질적 대상이 아니라, 시간과 존재를 잇는 다리로 작용한다는 의미를 암시한다.
2. 주제
책과 인간, 과거와 현재, 생과 사를 연결하는 매개로서의 책의 역할과, 책을 통해 살아 있는 감각과 인간 존재의 연속성을 탐구함.
화자가 **"살았지만 죽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은, 독서를 하지 않고 내적 성찰과 생명력을 상실한 상태를 상징합니다. 이 표현은 화자가 외형적으로는 살아있지만, 내적으로는 공허하고 무기력한 상태에 있음을 암시합니다. 그러나 책가도를 통해 책과 교류하며 독서를 시작하면서, 화자는 새로운 내적 생명과 영감을 얻게 되고, 결국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으로 변모합니다.
이는 독서가 화자에게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가 아니라, 삶의 의미를 깨닫고 내적 생동감을 회복하게 하는 창조적 경험임을 보여줍니다. 책은 과거와 현재, 작가와 독자가 서로 교감하고 연결되는 매개체로 작용하며, 화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내적 생명력을 되찾아갑니다.
결국 이 시는,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 인간이 내적 생명을 되찾고, 영적 부활을 경험하는 과정을 묘사한 것입니다. 화자는 책과의 교류를 통해 무기력한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내적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이 변모는 독서가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새롭게 만드는 힘을 가졌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3. 상징의 분석
책가도: 과거와 현재, 죽음과 삶을 잇는 상징적 공간. 책은 단순히 읽히는 도구가 아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연결체.
책: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 인간의 지식과 감정을 담고 있는 통로.
빛과 어둠: 창틈으로 들어오는 빛은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며, 어둠은 책을 통해 밝혀지는 내면의 진리를 상징.
책장: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지적·정신적 기반.
스위치와 조도: 책과 독자가 동일한 감각과 인식을 공유하게 되는 순간.
4. 연단위 분석
책가도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다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오크 향 원목 책장을 창문 앞에 세웠다
책을 좋아한 왕이 책가도(冊架圖)를 세워 일월오봉도를 가렸듯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
창틈으로 들어온 빛이 어둠을 가른다
화자는 자신을 "살았지만 죽은 사람"으로 정의하며, 책가도를 통해 과거와 현재, 죽음과 삶의 연결을 탐구한다. 왕이 책가도로 일월오봉도를 가린 것처럼, 책장은 현실과 상징적 세계를 구분짓는 동시에 잇는 매개체다. 창틈의 빛은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며, 책이 이를 초월하는 역할을 암시한다.
이 연에서는 화자가 자신을 "살았지만 죽은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책장을 통해 과거와 현재, 빛과 어둠,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탐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1.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화자는 현실에서 살아 있지만, 정서적으로나 내면적으로는 고립된 상태, 혹은 과거와 죽음의 세계에 더 가까운 상태를 자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면적인 단절과 고독을 암시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자기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2. "오크 향 원목 책장을 창문 앞에 세웠다"
책장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화자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창문)을 가리는 장치로 묘사됩니다. 화자는 책장을 통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합니다.
3. "책을 좋아한 왕이 책가도(冊架圖)를 세워 일월오봉도를 가렸듯"
이는 책과 문학이 현실 세계를 가리고, 그 너머의 상징적 세계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왕이 일월오봉도를 가린 것처럼, 화자는 책가도를 통해 외부 현실을 차단하고, 내면적이고 상징적인 세계로 몰입하고 있습니다.
4.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
햇살과 달은 현실 세계와 자연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려진 방은 외부의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단절된 공간으로, 화자가 자발적으로 고립을 선택한 상태를 암시합니다.
5. "창틈으로 들어온 빛이 어둠을 가른다"
빛과 어둠은 생명과 죽음,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상징합니다. 화자는 이 틈을 통해 외부 세계와 최소한의 연결을 유지하며, 그 연결을 통해 내면의 어둠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려 합니다.
이 연은 화자가 외부 세계와 단절된 내면적 공간에서 자신의 존재를 탐구하며, 과거와 현재, 삶과 죽음 사이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으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책장과 책가도는 화자의 내면 세계를 상징하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자신을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나타냅니다.
책가도와 책을 통해 연결되는 시간
박물관 유리문 너머 책가도
가로와 세로의 배열 속, 그림 위에 꽂힌 천년의 페이지들
그림 속 책을 보던 왕과
유리문 안을 보는 내 눈이 책가도 위에서 만났다
그림 한구석 은밀히 쓴 화공의 이름이 흔들렸다
책가도를 매개로 과거와 현재, 그림 속과 현실 세계가 교차하는 장면이 그려집니다. 화자는 유리문 너머 책가도를 보며 과거와 현재, 관찰자와 피사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경험을 합니다.
1. "박물관 유리문 너머 책가도"
책가도가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로서 등장하며, 이는 과거의 흔적과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유리문은 과거와 현재를 나누는 경계로, 화자는 이 경계를 통해 과거를 관찰하고 현재와 연결하려 합니다.
2. "가로와 세로의 배열 속, 그림 위에 꽂힌 천년의 페이지들"
책가도에 그려진 책들의 배열은 시간의 축적을 상징합니다. 가로와 세로의 배열은 단순한 시각적 구조를 넘어, 인간의 지식과 기억이 층층이 쌓인 모습을 나타냅니다. '천년의 페이지들'은 긴 시간 동안 기록된 역사와 지혜를 암시합니다.
3. "그림 속 책을 보던 왕과 / 유리문 안을 보는 내 눈이 책가도 위에서 만났다"
과거에 그림 속 책을 바라보던 왕과 현재의 화자가 책가도라는 매개체를 통해 교차합니다. 이는 시간의 초월과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을 상징합니다. 화자는 단순히 관람자가 아니라, 과거의 인물들과 교감하는 존재로 자신을 인식합니다.
4. "그림 한구석 은밀히 쓴 화공의 이름이 흔들렸다"
책가도를 그린 화공의 이름이 등장하면서, 예술과 창작자의 흔적이 드러납니다. '흔들렸다'는 표현은 화공의 존재가 생생히 느껴지는 순간을 암시하며, 화자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 고리를 인지하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종합 해석
이 연은 책가도를 통해 과거와 현재, 창작자와 관찰자의 경계를 허물며, 시간과 공간의 초월적 교류를 묘사합니다. 유리문 너머의 책가도는 단순한 예술품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 매개체로 작용합니다. 화공의 이름이 흔들리는 장면은 예술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살아 숨 쉬는 기억이자 연결임을 암시하며, 화자의 내면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순간을 강렬하게 드러냅니다.
책이 중심을 잡아주는 힘
책장 바닥에 그늘 한 권을 괴자 몸이 중심을 잡는다
무너지던 중력을 다시 세운 건 한 권의 책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꺼내면
그들의 체온이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오고
책이 단순히 읽고 배우는 도구가 아니라, 삶의 무게를 지탱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로서 기능하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책은 죽은 자와 산 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화자는 이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회복하고 내면의 중심을 다시 세웁니다. 책에 담긴 '체온'은 과거의 사람들과 현재의 화자를 이어주는 따뜻한 연결고리로, 책을 매개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간적 교감이 이루어짐을 상징합니다.
1. "책장 바닥에 그늘 한 권을 괴자 몸이 중심을 잡는다"
책이 단순한 지식의 저장소를 넘어, 삶과 내면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그늘 한 권'은 세상의 빛과 어둠을 모두 품은 책을 의미하며, 화자의 혼란한 내면이나 무너지던 중심을 바로잡는 도구로 작용합니다.
2. "무너지던 중력을 다시 세운 건 한 권의 책"
화자가 흔들리던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책을 통해 다시 회복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력'은 삶의 무게나 현실의 어려움을 의미하며, 책은 이를 견디게 해주는 정신적 지주로 묘사됩니다.
3.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꺼내면"
책은 과거와 현재, 죽은 자와 산 자를 잇는 매개체로 등장합니다. 책 속에는 과거의 작가와 독자가 남긴 흔적과 기억이 담겨 있으며, 현재의 화자는 이를 통해 그들과 교감하고 공감하는 경험을 합니다.
4. "그들의 체온이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오고"
책을 통해 과거의 작가와 독자의 감정, 경험, 지혜가 화자에게 전달됩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독서를 넘어서, 인간적인 연결과 공감의 경험을 묘사한 것입니다.
책과 작가의 관계
작가를 지우며 작가를 꽂는다
이럴 때 사전을 거역하는 것은 유쾌한 일
문장이 자라는 시간
스위치를 켜면 책과 나는 조도가 같아져
수백 년 전 죽은 우린 서로 이마를 맞대며 이야기한다
책과 독자(화자)가 단순한 읽기의 관계를 넘어서, 서로 교감하고 동일화되는 과정을 묘사합니다. 작가와 독자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연결되고 대화를 나누는 동등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1. "작가를 지우며 작가를 꽂는다"
화자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와 정체성을 일시적으로 지우는 동시에, 자신의 해석과 경험을 통해 책을 새롭게 '꽂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독자가 단순히 작가의 의도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자신의 독창적인 해석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2. "이럴 때 사전을 거역하는 것은 유쾌한 일"
사전은 규범적이고 고정된 의미를 상징합니다. 화자는 책을 읽는 과정에서 고정된 의미나 해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상상력과 해석의 가능성을 즐기며, 이를 유쾌한 일로 여깁니다. 이는 독서가 단순히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해방적인 경험임을 보여줍니다.
3. "문장이 자라는 시간"
책 속의 문장은 독자의 경험과 상상력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며 '성장'합니다. 이는 독서가 정적인 행위가 아니라, 독자와 문장 사이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해석과 의미가 생겨나는 동적인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4. "스위치를 켜면 책과 나는 조도가 같아져"
책을 읽는 순간, 화자는 책과 동일한 '빛' 아래에 있게 됩니다. 이는 화자가 책과 완전히 몰입하여 하나가 되는 상태를 상징합니다. 조도가 같아진다는 것은 화자와 책이 같은 세계,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5. "수백 년 전 죽은 우린 서로 이마를 맞대며 이야기한다"
책 속의 작가와 독자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대화하고 교감하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여기서 '죽은 우린'은 과거의 작가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며 현재와 과거를 연결하는 화자를 포함합니다. 이는 책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인간적 연결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종합 해석
독서 행위를 작가와 독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창조적 과정으로 묘사합니다. 화자는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 작가와 독자가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고, 그 과정에서 문장이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고 성장함을 느낍니다
책과 독자는 단순히 수동적이고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며 교감하는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관계임을 보여줍니다. 책은 화자에게 단순히 읽히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동반자로 그려집니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책의 힘
눈감은 순간에도 새로운 이름이 눈을 뜨고
서로 다른 시계들이 태엽을 돌리면 한 곳에서 만나는 페이지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바람과 함께 써가는 연대기
1. "눈감은 순간에도 새로운 이름이 눈을 뜨고"
이는 독서와 창조적 사고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관점과 해석, 혹은 영감이 탄생하는 과정을 상징합니다. 책을 읽는 화자의 몰입은 단순히 정보를 얻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개념과 아이디어를 깨닫는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눈감은 순간'은 화자가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내려놓는 순간조차도 머릿속에서 의미가 생성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2. "서로 다른 시계들이 태엽을 돌리면 한 곳에서 만나는 페이지"
이 문장은 책 속에서 과거, 현재, 미래라는 다양한 시간대와 맥락들이 한 곳에서 교차되는 순간을 묘사합니다. 각기 다른 시공간을 살아가는 작가와 독자가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로 연결되며, 독서의 본질인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을 상징합니다.
3.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화자는 책을 통해 과거의 시간과 죽은 사람들(작가 혹은 역사적 인물)과 교감하면서, 스스로도 일종의 '연결된 존재'로 존재감을 확인합니다. 이는 물리적 삶을 뛰어넘어 정신적으로, 혹은 기억 속에서 살아가는 화자의 상태를 표현한 것입니다.
4. "바람과 함께 써가는 연대기"
책을 읽는 과정은 단순히 과거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써가는' 능동적인 행위임을 나타냅니다. 바람은 흐름과 연결,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상징하며, 화자는 책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삶과 독서가 창조적이고 진화하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책을 통해 얻는 생동감
이곳에도 낱장 사이 기압골이 있어 새로운 바람이 분다
내 안의 책장을 만지면 나는 가끔 살아 있는 것 같다
1. "이곳에도 낱장 사이 기압골이 있어 새로운 바람이 분다"
책의 낱장들 사이에 기압골이 있다는 표현은, 책이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바람(변화와 생동감)을 일으키는 공간임을 상징합니다. 이는 독서가 독자의 내면에 새로운 사유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행위임을 나타냅니다. 기압골은 변화의 가능성과 새로운 의미를 상징하며, 책의 각 페이지가 독자에게 독특한 영감을 제공함을 암시합니다.
2. "내 안의 책장을 만지면 나는 가끔 살아 있는 것 같다"
책장을 만진다는 것은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가 아니라,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 작가와 독자가 교감하며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순간을 의미합니다. 화자는 책 속에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실감하며, 독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깨우고 생기를 얻습니다. 이는 책이 화자에게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존재를 확인하고 삶의 의지를 되찾게 하는 매개체임을 보여줍니다.
종합
이 구절은 책이 단순한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독자의 내면과 연결되며 새로운 사유와 생동감을 일으키는 창조적 공간임을 나타냅니다. 화자는 독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강렬하게 느끼는 존재적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책과 독서가 화자에게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삶의 원천적 에너지를 불어넣는 동반자임을 보여줍니다.
5. 이미지의 연쇄
1. 책가도 → 빛과 어둠: 책가도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매개체로 등장.
2. 책장과 책 → 중심을 잡는 힘: 책이 독자의 정신적 기반을 잡아주는 역할로 묘사.
3. 작가와 독자의 연결 → 시간의 흐름: 책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생성.
4. 새로운 바람: 책이 일으키는 새로운 사유와 생명력.
6. 결론
이 시는 책가도를 통해 책이 단순한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생과 사, 과거와 현재를 잇는 존재임을 탐구한다. 화자는 책을 통해 죽은 작가와 소통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 책은 시간의 흔적을 담아내며, 독자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매개체로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