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는 인류가 기름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재배한 유기작물 중에서 재배역사가 가장 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참깨의 기원은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열대 아프리카의 사바나, 인도 등으로 추측된다.
참깨가 우리나라에 어느 시기에 도입되어 재배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중국과 일본(B.C 1200년 추정)에서의 탄화 참깨의 출토와 일본의 참깨가 한반도를 경유해 도입된 것으로 가정하면 우리나라에서의 참깨 재배는 이보다 훨씬 이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재배기술의 개발은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현대적인 기술개발이 시작되기 시작하였다.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참깨재배는 흩어 뿌려 파종 후 적당량 솎아내고 제초, 중경, 배토를 겸한 김매기 작업을 3~4회 실시하는 것이 전부였다. 따라서 생육초기에는 한발에 의한 발아불량으로 적정 입모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고, 생육중기의 장마에 의한 습해, 잡초 다발생에의한 생육부진, 병발생 만연 등으로 재배 안정성이 지극히 낮아 가을 수확시에는 살아남은 개체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 참깨재배의 실정이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비닐 멀칭재배는 파종시의 지온 상승과 적정수분유지로 발아를 촉진하고 두둑성형에 의한 과습방지 등 참깨 입모향상과 생육환경을 크게 개선하였고, 참깨의 4대 병해로 알려진 잘록병(입고병), 위조병(시들음병), 역병(돌림병), 엽고병(잎마름병)에 대한 종합방제체계 확립과 적정재식밀도, 시비방법 및 영양 결핍장해 등에 관한 연구에 의해 참깨 재배 안정성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재배면적이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1987년에는 94천㏊의 재배면적을 갖게 되었으나, 그 후 농촌 노동력의 양적 감소와 질적인 악화와 함께 기계화 재배기술부진으로 노동력이 과다 투여되어 소득이 절대 및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됨에 따라 이러한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생력 재배기술 확립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가. 재배환경
(1) 기상
참깨는 원산지가 인도 또는 아프리카라고 주장하는 설이 있으나 열대성 작물임은 틀림없다. 온도는 18~20℃정도라야 발아되고 포장에서는 지온 20℃내외되면 파종이 가능하다. 생육적온도 25~30℃이고 생육기간의 적산온도는 3,600℃ 내외가 적당하며 일조량이 많아야 한다. 토양수분은 참깨종자가 소립이기 때문에 비교적 낮은 수분하에서도 발아가 가능하지만 토양수분이 20%에서는 발아율이 높고 토양수분이 과다할때는 급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참깨는 강우량이 적은 건조한 곳에서 잘 되는 작물이다.
○ 토양수분 함량과 발아율 ('91, 이등)
토양수분함량(%) |
0 |
10 |
20 |
30 |
40 |
발 아 율(%) |
0 |
60 |
93.5 |
95.0 |
32.5 |
그리고 참깨는 수분후 5시간 이후에는 주두가 절단되어도 93%정도 꼬투리가 맺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참깨가 등숙기에 이르면 경장이 커지고 꼬투리가 대부분 착삭이 되어 바람에 약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상여건상 태풍이 통과하는 시기에 개화 등숙기인 7~8월에 가장 많으므로 이로 인한 침수와 도복의 피해가 큰데, 도복이 피해가 심하면은 80% 이상의 수량 감소율을 가져오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요하는 작물이다.
○ 참깨 꽃의 수정후 주두절단에 의한 착삭비율 ('91, 이등)
수정후 주두 절단시간 |
1시간 |
5시간 |
7시간 |
착삭비율(%) |
40 |
93 |
98 |
(2) 토양
참깨는 각종 병과 습해를 잘 받는 작물이므로 토양의 선택을 필요로 한다. 즉, 토양의 과습이 지속되면 토양산소가 부족하여 뿌리으 호흡장애 발생으로 무기성분(N, P, K, Ca, Mg등)의 흡수가 저해되어 식물체가 정상적인 생육을 할 수 없게된다.
모래와 점토의 함량에 따른 토양의 배수력은 점토의 혼합비가 증가됨에 따라서 즉, 세사토의 혼합 용량비가 증가됨에 따라 일정 용량의 수분이 배수되기 시작하는데까지의 시간과 50%정도의 배수시점까지의 시간은 거의 직선적으로 증대되어 배수가 불량해진다. 따라서 배수가 양호한 토양으로는 양토 및 사양토가 적정하다.
○ 토양 혼합비 차이에 의한 관수후 50%까지 배수가 되는 시간 ('82, 최등)
토양 |
형태 |
배수개시 소요되는 시간 |
50% 배수 소요시간 |
점토% 0 25 50 75 100 |
세사토% 100 75 50 25 0 |
분 23 48 86 122 158 |
분 101 205 464 559 820 |
(3) 우리나라 기상과 재배의 문제점
참깨의 생육기간은 90~120일로 비교적 단기성 작물인데 이런 작물학적 특성을 가진 참깨를 우리나라의 재배환경과 비교해 보면 과거에 참깨재배가 극히 부진했던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다.
첫째로 단작 참깨 파종시기의 낮은 온도가 발아를 나쁘게 하고 있다. 참깨의 싹트는 최저온도는 12℃라하나 이 온도에서는 대부분의 품종들이 발아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파종시기인 5월 상.중순의 기온은 12~13℃에 불과하므로 싹트기에 알맞은 온도 20℃에는 훨씬 못미치는 부적합한 조건이다.
둘째로 우리나라 기상특징 중 4, 5월은 가뭄은 발아가 극히 불량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같은 저온과 가뭄은 발아를 불량하게 하여 결국 입모를 제대로 확보할 수 없었던 것이 수량을 낮게 했던 원인이 되었다.
셋째로 우리나라의 6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장마는 생육 중기 이후 일조량이 많고 건조한 조건을 필요로 하는 참깨 생육환경과는 정반대가 됨으로써 습해와 후기 병해까지 겹쳐 수량은 낮을 수 밖에 없는 기상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참깨를 많이 생산하는 세계 주요 생산국의 참깨 재배기간 동안 강우량은 최저 16㎜에서 최고 171㎜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무려 761㎜나 되어 7배 내지 48배나 되는 것으로 보아도 참깨가 얼마나 건조가 지역에서 재배되는 작물이며 우리나라는 얼마나 참깨재배에 불리한 조건에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넷째로 참깨 맥후작 재배시에는 맥류수확 후 참깨파종 한계기까지의 기간이 너무 짧아서(6월 20일전) 파종기를 놓치기가 일수이며 파종 한계기를 넘어 파종하는 경우 등숙기의 저온(9월중.하순) 때문에 꼬투리 달림성이 낮고 등숙율이 떨어져 수량감소를 가져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다섯째로 맥후작 재배시 초기부터 고온에 마주치게 되어 충분한 영양생장이 되기 전에 생식생장으로 옮겨가게 되어 빈약한 생육에서 불과 몇개 되지 않은 꼬투리가 달린채 끝나게 되므로 수량이 단작의 60%정도에 불과한 것이 일반적이다.
여섯째로 맥후작 파종 초기부터 많은 강우로 습해와 병발생이 겹쳐 입모를 확보할 수 없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의 참깨재배는 재배작형이 단작이건 이모작이건 간에 참깨 생육에 매우 불리한 조건에 놓여있는게 사실이며 이같은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재배법이 강구되지 않고서는 수량증수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할 수 있겠다.
이같은 조건을 비교적 만족시켜줄 수 있는 재배법이 중북부에서는 단작에서 투명 비닐멀칭 재배이며 이모작에서는 흑색 비닐멀칭 재배이다. 그러나 남부지역은 단작과 이모작 모두 흑색 비닐멀칭 재배이다. 그러나 남부지역은 단작과 이모작 모두 흑색 비닐멀칭 재배로도 지온관리, 잡초방제 등을 할 수 있어 유리하다. 그러므로 참깨 재배는 지역 및 재배시기에 따라 비닐멀칭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고 기타는 일반 재배법이 뒤따라야 하겠다.
따라서 1994년부터 작물시험장에서는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지만 파종, 중간관리, 수확, 탈곡에 필요한 기계를 시험 중에 있으며, 호남농업시험장에서는 참깨 종자가 소립으로 파종시 다량 파종되어 연약하게 자라고, 2~3회 솎음 시 뿌리 상처를 통한 병 감염 우려와 파종과 솎음 노력 절감의 일환으로 1994년부터 활성탄소를 중량재로, 알진산을 점착재로 하여 참깨 종자를 2~3개 들어가도록 과립종자를 제조하여 파종기술을 개발하였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참깨라는 식물의 일반적인 특성 및 생력 재배기술개발에 관한 연구성과와 금후과제에 관하여 개괄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 농진청 호남농업시험장 '주요 밭작물의 생력 재배기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