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각 신문사와 TV 방송에선 역삼지구대에서 2006~2007 사이
인근 안마시술소와 유흥업소에 단속 정보를 흘려주는 대신
매월 업소 주인들로부터 월정액의 금품 수수를 받았다는 뉴스가 나왔었다.
그중에 역삼지구대장을 역임했던 이모 경감(56)은 사건의 주역이 되어
파면 대상으로 발표가 되었다.
그 이모 경감은 내게는 아주 절친한 선배님이다.
후배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 주시고 정을 한없이 쏟아주시던 분이다.
뉴스 속 사건 내용의 진실 여부를 따지든 말든 내가 보아온 그분은
강직하고 철두철미한 분으로 알고 있었다.
어제, 뉴스를 접하고 나서 그분한테 전화를 걸었었다.
짧은 통화였지만 사건의 주인공이 그 선배님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문자를 보냈다.
그분도 문자 답장을 보내 왔다.
- 고맙다, 조만간 만나자, 사랑한다.
정년을 얼마 안 남긴 분이다.
뉴스에서 이모 경감(56)이라고 발표한 나이는 만 나이일테니
우리 나이로 58세 정도 되었을 것이고
군대에서 말년 병장들이 떨어지는 나뭇잎에도 조심을 한다는
그런 마음으로 살던 분이다.
얼마 전엔 정년 후 생각 때문인지
개인택시 가격이 얼마쯤 하냐고 묻기에
우리나라 경찰의 고급 공무원이 정년퇴직을 하면
개인택시 하나 살 능력이 제대로 안된다는 사실에
허무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어제 발표된 뉴스 속의 내용들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표적수사에 걸려 얼토당토 않은 일을 겪는 분도 봐 왔고
사실을 축소은폐 시켜 큰 죄를 짓고도 대충 얼버무리고도
넘어가는 일을 그동안 많이 보아온 적이 있는 터라
그 사실 내용에 대해선 그 선배님의 진실에 맡길 뿐 말할 필요는 느끼지 않는다.
다만, 정년을 얼마 앞두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인해
퇴직금도 1/2밖에 수령하지 못하게 되면
30여 년, 피와 땀으로 봉직한 경찰직에서 얻는 것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어제 뉴스로 인해 본인과 가족에게 안긴 불명예 말고도
한 인간이 평생을 바쳐 쌓아올린 탑이
하루아침에 무저진다는 사실을 지켜보면서
인간사 새옹지마란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다.
선배님께 심심한 위로를 전할 수 밖에 없는 오늘 아침...
첫댓글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