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백합꽃이 오늘 드디어 활짝 피었습니다. 저의 친정 어머니께서 백합꽃을 특별히 좋아하셔서 저도 이 꽃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봐와서 익숙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제 유년 시절이던 당시 강원도 깊은 산골집에는 마당 한 쪽 뜰에 텃밭이 있었어요. 그 곳에 엄마가 백합하고 작약과 여러꽃을 심어 놓았는데 매년 정말이지 풍성하고 향기로운 꽃들이 피었답니다.
백합은 꽃을 피우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조바심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혹시 안 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하면서요. 어렸을 적 백합의 거가 다문 꽃봉오리을 보며 쭈그리고 앉아 기다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 나거든요. 그러다 꼭 비온 뒤 7월 쯤 되면 어제까지 꼼짝도 안하던 커다란 백합꽃이 크고 하얀 별처럼 터져서 감탄하곤 했죠. 그 순백의 빛깔 때문에 온 세상이 환해지는 것 같았어요. 꽃향기가 좋아 가까이 다가가서 코를 가까이 대고 맡고 있으면 꼭 이런 말을 들었던 기억도 나요. 향기가 진해서 너무 많이 맡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어떤 사람은 멋있게 죽고 싶어서 백합꽃을 방안에 가득 두고 문을 걸어 잠그고 잠을 잔다고.... 어린 마음에 죽음에 대한 공포와 진한 향기의 새하얀 꽃이 겹쳐 호기심과 아찔한 기분. 뭔가 내가 알지 못하는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 백합꽃에 더 끌린것 같아요. 방안에 드고 자면 정말 사람이 죽을 수 있을까......일산화탄소같이....이런 궁금증은 자라면서도 계속 되었죠.
꽃을 키우던 당시의 엄마 나이가 되자 저의 딸도 저처럼 이다음에 크면 백합을 좋아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의 딸도 저처럼 눈물이 많은 아이인데..ㅎ..
백합은 작은 싹을 3월에 사서 심었어요 . 하나는 뿌리에 문제가 있었는지 꽤 잘 자라다 잎이 하나 둘 떨어지다니 사라졌고 다른 하나가 열심히 자라나 5개의 꽃봉오리를 만들었답니다. 그갓들은 바로 며칠 전까지 입을 꼭 다물고 그 삶에 침묵하는 듯 했죠 오늘 아침에 출근할 때도 꽃이 피지 않았었고요. 6월 30일 오늘 집에 오니 이렇게 예쁘게 피어서 감탄을 했답니다. 대각선 사는 이웃집 아저씨께서 같이 기뻐해 주셨어요. 큰 꽃밭도 좋지만 이렇게 작은 꽃밭에서 아기자기 꽃 핀 것을 보면서 작은 것에 행복을 찾는 것이 자신과 닮았다면서요. 그 때 남편이 퇴근하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남편이 엄청 젊어 보인다면서... 에고... 사람들이 이 꽃을 봐야 된다면서... 한참 말씀하시다 친구들이 집에 있다면서 가셨어요. 그 집에도 꽃이 많은 데 마당 안쪽에 심었답니다. 초록 열매 맺은 귤나무. 덴마크무궁화 . 잘 자란 과꽃 이름 모르는 식물 등이 있죠.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로만 알고 지내는 3년동안 이웃해 있는 4자녀를 두신 바로 옆집 아저씨는 얼마전 새로운 말을 한마디 하셨습니다. 이제 꽃이 안 피는 것 같다고..... 이 멋진 백합을 다 지기 전에 보셨으면 좋겠네 요. 꽃이 잘 핀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
식물 얘기를 하다보면 이것저것 제 얘기를 많이 하게 되는데 제가 사실 오늘 결심한게 있어요.ㅎ '행복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되기로요. 요즘 회사에서 웃어주지않고 일 시키는 ( *^^*) 사람들 때문에 제가 사실 고민이 많았어요. 돈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사실을 (^^) 말하지 못하는 제 자신에 대해서도 고민이 되었고요. 그러다 오늘 번개같이 든 아주 좋은 생각...... ...지금의 한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고 내 행복을 나누어야겠다는 마음 갖기...랍니다. 나에게 작은 행복이 있으면 그걸 나눠야겠다는 생각이요. 이런 생각이 들면 저는 반복해서 그 말을 제 자신에게 해요. 그랬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지고 사람들의 좋은 점도 많이 보이는 것 같더라구요. 우리집 생명의 꽃밭에서도 그런 말을 많이 해야겠네요. ^^ 행복해 지는 신비로운 일들이 일어나도록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