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미당문학상수상작 / 식당의자

[데미안]

식당의자 / 문인수

장맛비 속에, 수성못 유원지 도로가에,삼초식당 천막앞에,
흰 플라스틱 의자 하나 몇 날 며칠 그대로 앉아있다.뼈만 남아
덜거덕거리던 소리도 비에 씻겼는지 없다. 부산하게 끌려 다니
지 않으니, 안상한 다리 네 개가 이제 또렷하게 보인다.

털도 없고 짓지도 않는 저 의자, 꼬리치며 펄쩍 뛰어 오르거나
슬슬 기지도 않는 저 의자, 오히려 잠잠 백합 핀 것 같다. 오랜
충복을 부를 때처럼 마땅한 이름하나 별도로 붙여주고 싶은 
저 의자, 속을 다 파낸 걸까, 비 맞아도 일절 구시렁거리지 않는
다. 상당기간 실로 모처럼 편안한, 등받이며 팔걸이가 있는 저
의자.

여름의 엉덩일까, 꽉 찬 먹구룸이 무지근하게 내 마음을 자
꾸 뭉게뭉게 뭉겐다. 생활이 그렇다. 나도 휴가에 대해 이
런 저런 궁리 중이다. 이 몸 요가처럼 비틀어 날개를 펼쳐 낸 저
의자

젖어도 젖을 일 없는 전문가, 의자가 쉬고 있다.


2007 '미당문학상수상작품집'에서
   

국악-인연의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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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

여름내 많은 이들에게 안식을 주었을 의자...앙상한 그 모습에는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가야아비]

밥상과 밥의자 맴밥과 뽄드밥 이란 말을 지어낸 코흘리개 가야놈의 재롱이 떠오르는 밥의자가 짝과 헤어져 외롭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