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태일 기자, 백성호 기자] 50호.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홈런 방망이가 또 하나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승엽은 5일 수원 현대전에서 8회초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시즌 홈런 '50고지'를 넘었다.
(사진=연합) 이승엽의 50호 홈런은 개인 1백8경기(팀 1백10경기) 만에 터져 나온 홈런으로 메이저리그의 최소경기 50홈런(2001년 배리 본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종의 세계 타이 기록'이다.
이승엽은 경기 전 "안 아픈 곳이 없다.
밸런스도 엉망이고 컨디션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잦은 더블헤더에 체력이 떨어졌고, 홈런에 대한 부담도 없지 않다는 말이다.
이승엽은 체력 안배를 위해 1루수 대신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나섰다.
세번째 타석까지 무안타에 그쳤던 이승엽은 네번째 타석에서 현대 왼손투수 이상렬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수원구장 한 가운데를 가르는 비거리 1백25m짜리 홈런을 터뜨렸다.
두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몰아친 이승엽은 홈런 2위 심정수(현대.46개)와의 격차를 네개로 벌렸고, 자신이 보유한 국내 시즌 최다홈런 기록(54개)에 네개, 아시아 시즌 최다홈런기록(55개)에 다섯개차로 다가섰다.
경기당 0.46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는 이승엽은 23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61개까지 홈런이 가능하다.
이승엽은 1백25타점으로 타점 1위를 유지하며 자신의 시즌 최다타점기록(2002년 1백26타점)에도 한개 차로 다가섰다.
삼성은 0-1로 끌려가던 5회초 한번 잡은 찬스를 물고 늘어지며 대거 6점을 뽑아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은 2사 1, 2루에서 대타 심성보의 2루타로 동점을 만들고, 계속된 찬스에서 박한이의 2타점 적시타와 양준혁의 3점홈런이 이어졌다.
삼성 선발 전병호는 서두르는 현대 타자들을 다양한 변화구로 유인하며 범타로 요리, 시즌 7승째를 올렸다.
삼성은 10-1로 크게 이겼고, 1위 현대에 5승차로 다가섰다.
삼성은 현대보다 5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어 6, 7일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 경우 1위 탈환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대 심정수는 4회말 중전안타로 개인통산 2천루타(11번째)를 기록했다.
심정수는 홈런없이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타격 1위를 유지했다.
한편 광주(기아-한화)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신기록 세울것 같다" 홈런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현재 좋은 스윙 상태가 아니라서 (심)정수형과의 홈런 레이스를 의식할 여유가 없다.
10경기 정도 남겨놓고 홈런 레이스를 의식하게 될 것 같고 지금은 오로지 팀의 승리에만 신경을 쏟고 있다.
내 홈런이 팀의 성적과 함께 동반 상승하길 원한다.
이상렬 투수에게는 약한 편이었는데 가운데 쏠리는 실투를 해서 홈런이 나왔다.
욕심부리지 않는다면 아시아 신기록도 가능할 것 같다.
수원=이태일 기자, 백성호 기자 ◆ 5일 전적▶ 사직두 산 000 130 000│4롯 데 100 001 021│5 키퍼,이혜천(6),이재영(6),차명주(8),구자운(8),전병두(9):손민한,이명우(7),임경완(7),가득염(9) (승) 가득염(1승1패1세) (패) 구자운(4승9패16세) 김동주○22(5회3점.두산)▶ 수원 삼성 10승7패 삼 성 000 061 012│10현 대 010 000 000│1 전병호, 권오준(9):김수경, 조규제(5), 전준호(6), 이상렬(8), 이동학(8) (승) 전병호(7승2패1세) (패) 김수경(6승9패) (홈) 양준혁○26(5회3점)이승엽○50(8회1점.이상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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