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 표기법은 괄호 없이 수식을 제대로 표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수백 년 동안 중위표기법을 사용해 온 탓에 우리에게는 전위표기법이나 후위표기법이 별 쓸모도 없고 불편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렇지만 이 두 표기법에는 중위표기법으로는 불가능한 뛰어난 장점이 있으니, 아무리 복잡한 수식도 연산에 대한 우선 순위 없이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111+1×2를 생각해 보자. 만약 이 중위표기법에서 연산에 대한 우선 순위가 없다면, 단순히 차례대로 연산하여 111+1 = 112, 112×2 = 224가 된다. 우리가 원하는 기존의 111+1×2를 나타내려면 순서를 바꾸어 1×2+111로 쓸 수밖에 없다. 그런데 (1+2)×(3+4)와 같은 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괄호 없이 1+2×3+4로 쓴 다음, 우선 순위 없이 차례대로 연산하면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흔히 쓰는 탁상용 전자계산기가 바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계산을 한다. 즉, 전자계산기는 “우선 순위 없는 중위표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 111+1×2가 얼마냐는 물음에 “전자계산기로 계산해 보니 111+1×2는 224”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답변이라 할 수 없다.
계산기에는 M+, MR 등 메모리 버튼이 달려있다.
수와 기호를 어떻게 배열하여도, 중위표기법으로는 괄호
를 쓰지 않는 한 (1+2)×(3+4)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 전자계산기에 M+, MR 같은 메모리 버튼이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전위표기법과 후위표기법으로는 원하는 식을 간단히 나타낼 수 있다.
이처럼 중위표기법은 다른 두 표기법과 달리, 어느 연산을 먼저 할지를 나타내는 표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괄호이다. 곱셈을 덧셈보다 먼저 계산한다는 규칙을 바꿔 말하면, “곱셈에는 괄호 표시가 없어도 괄호가 붙어 있는 것처럼 생각하라”라고 할 수 있다. 즉, 111+1×2는 111+(1×2)로 계산하라는 뜻이다. 괄호에서처럼 제곱근 기호 윗부분을 길게 늘이는 것이 유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