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天下第一)
하늘 아래 온 세상으로, 세상에 견줄 만한 것이 없이 최고라는 말이다.
天 : 하늘 천(大/1)
下 : 아래 하(一/2)
第 : 차례 제(竹/5)
一 : 한 일(一/0)
(유의어)
천하무쌍(天下無雙)
천하(天下)는 글자 그대로 하늘 아래 온 세상, 모든 사람이 사는 세상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온 세상 또는 한 나라가 한 정권 밑에 들어가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천하라는 말이 앞에 붙거나 뒤에 붙어 만들어진 성어는 숱하다. 몇 개만 봐도 천하무적(天下無敵), 천하무쌍(天下無雙), 천하장사(天下壯士) 등이 앞에, 삼일천하(三日天下), 여인천하(女人天下), 주유천하(周遊天下) 등이 뒤에 붙는 경우다.
매우 드문 일이나 뛰어난 기량이 세상에서 비길 데가 없을 때 천하일색(天下一色), 천하일품(天下一品) 등으로 쓰기도 한다.
세상에 견줄 만한 것이 없이 하늘 아래(天下) 가장 앞서간다는(第一) 이 성어는 글자대로 풀면 되는데도 고사라기보다 먼저 사용된 일화가 따라 흥미롭다.
전한(前漢) 시대 유명학자로 가의(賈誼)라는 사람이 있다. 시문에 뛰어나고 제자백가에 정통하여 18세 때 벌써 문명을 떨쳤다. 당시 그가 살던 하남(河南) 지역의 태수는 가의의 명성을 듣고 그를 휘하에 두고 매우 아꼈다.
5대 문제(文帝)가 즉위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오(吳)씨 성을 가진 하남 태수의 선정 소식을 듣고 흡족했다. ‘정사를 잘 처리하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잘 하는데 천하제일(治平爲天下第一/ 치평위천하제일)’이란 평이었다.
거기에다 진(秦)을 개혁했던 이사(李斯)와 같은 고향이고 문하서 배웠다는 말을 듣고선 조정으로 불러들여 법률을 관장하는 정위(正尉)라는 직책을 맡겼다.
오정위는 관직을 받을 때 데리고 있던 가의를 황제에게 천거했다. 젊은 나이에 학문이 높아 자신보다 앞서는 천하제일이란 말이었다. 문제의 발탁에 의해 가의는 약관에 박사가 됐고, 법령, 관제, 예악 등의 정비에 힘을 기울였다.
주발(周勃) 등 고관들의 견제를 받아 좌천됐다가 복귀하여 막내 왕자의 태부가 됐다. 하지만 말로는 좋지 않아 왕자가 낙마하여 급서한 뒤로 자신의 부주의를 한탄하며 1년 간 애도하다 33살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사기(史記) 굴원가생(屈原賈生) 열전에 실려 있다.
세상에서 제일이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하지만 모두가 제일이 될 수가 없고 오래 유지되기도 어렵다. 제일이 존재하려면 그 뒤로 무수히 많은 2위, 3위부터 보통 사람들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앞서 나가는 것만 제일로 치고 경쟁을 부추기면 올림픽에서 세계 2위인 은메달을 따고도 고개를 숙이는 것 같은 안타까움만 남는다.
▶️ 天(하늘 천)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이 서 있는 모양(大)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하늘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天자는 ‘하늘’이나 ‘하느님’, ‘천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天자는 大(큰 대)자와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天자를 보면 大자 위로 동그란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 위에 하늘이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하늘은 동그랗고 땅은 네모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天자는 사람의 머리 위에 동그라미를 그려 ‘하늘’을 뜻했었지만 소전에서는 단순히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天(천)은 (1)하늘 (2)범 인도(印度)에서 모든 신을 통들어 이르는 말. 천지 만물을 주재 하는 사람, 곧 조물주(造物主)나 상제(上帝) 등 (3)인간세계보다 훨씬 나은 과보(果報)를 받는 좋은 곳. 곧 욕계친(欲界責), 색계친(色界天), 무색계천(無色界天) 등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늘 ②하느님 ③임금, 제왕(帝王), 천자(天子) ④자연(自然) ⑤천체(天體), 천체(天體)의 운행(運行) ⑥성질(性質), 타고난 천성(天性) ⑦운명(運命) ⑧의지(意志) ⑨아버지, 남편(男便) ⑩형벌(刑罰)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이다. 용례로는 타고난 수명을 천수(天壽), 하늘과 땅 또는 온 세상이나 대단히 많음을 천지(天地), 타고난 수명 또는 하늘의 명령을 천명(天命), 사람의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천연(天然), 하늘을 대신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이 곧 황제나 하느님의 아들을 천자(天子), 우주에 존재하는 물체의 총칭을 천체(天體), 부자나 형제 사이의 마땅히 지켜야 할 떳떳한 도리를 천륜(天倫), 타고난 성품을 천성(天性), 하늘 아래의 온 세상을 천하(天下), 천체에서 일어나는 온갖 현상을 천문(天文), 하늘과 땅을 천양(天壤),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를 천재(天才), 하늘에 나타난 조짐을 천기(天氣), 하늘이 정한 운수를 천운(天運), 자연 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을 천재(天災),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 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천양지차(天壤之差),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한 자리가 없다는 천의무봉(天衣無縫), 세상에 뛰어난 미인이라는 천하일색(天下一色) 등에 쓰인다.
▶️ 下(아래 하)는 ❶지사문자로 丅(하)는 고자(古字)이다. 밑의 것이 위의 것에 덮여 있는 모양이며, 上(상)에 대한 아래, 아래쪽, 낮은 쪽, 나중에 글자 모양을 꾸며 지금 글자체가 되었다. ❷지사문자로 下자는 ‘아래’나 ‘밑’,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下자는 아래를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下자의 갑골문을 보면 윗부분은 오목하게 아랫부분은 짧은 획으로 그려져 있었다. 윗부분의 오목한 형태는 넓은 대지를 표현한 것이다. 아래의 짧은 획은 땅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下자는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하여 ‘아래’나 ‘밑’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금문에서 숫자 二(두 이)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소전에서는 아래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下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下(하)는 (1)아래. 밑 (2)품질(品質)이나 등급(等級)을 상(上)과 하(下), 또는 上, 中, 下로 나눌 때의 가장 아랫길(끝째). (3)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밑에서, ~아래서의 뜻으로, 그 명사가 조건이나 환경 따위로 됨. 나타냄. ~하에, ~하에서, ~하의 형으로 쓰임 등의 뜻으로 ①아래 ②밑(물체의 아래나 아래쪽) ③뒤, 끝 ④임금 ⑤귀인(貴人)의 거처(居處) ⑥아랫사람 ⑦천한 사람 ⑧하급(下級), 열등(劣等) ⑨조건(條件), 환경(環境) 등을 나타내는 말 ⑩내리다, 낮아지다 ⑪자기를 낮추다 ⑫못하다 ⑬없애다, 제거하다 ⑭물리치다 ⑮손대다, 착수하다 ⑯떨어지다 ⑰항복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낮을 저(低), 낮을 비(卑), 내릴 강(降), 항복할 항(降), 낮출 폄(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존(尊), 높을 고(高)이다. 용례로는 공중에서 아래쪽으로 내림을 하강(下降),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어떤 사람의 도급 맡은 일을 다시 다른 사람이 도거리로 맡거나 맡기는 일을 하청(下請), 아래쪽 부분을 하부(下部),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낮은 자리를 하위(下位), 공부를 끝내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옴을 하교(下校), 한 달 가운데서 스무 하룻날부터 그믐날까지의 동안을 하순(下旬),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하오(下午), 차에서 내림을 하차(下車), 위에서 아래로 향함을 하향(下向), 보호를 받는 어떤 세력의 그늘을 산하(傘下),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치적이 나쁜 원을 아래 등급으로 깎아 내림을 폄하(貶下),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을 귀하(貴下), 끌어 내림이나 떨어뜨림을 인하(引下), 원서나 소송 따위를 받지 않고 물리치는 것을 각하(却下), 낮아짐이나 내려감 또는 품질 따위가 떨어짐을 저하(低下),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라는 하석상대(下石上臺), 붓만 대면 문장이 된다는 하필성장(下筆成章), 아랫사람의 사정이나 뜻 등이 막히지 않고 위에 잘 통함을 하정상통(下情上通),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한다는 하우불이(下愚不移) 등에 쓰인다.
▶️ 第(차례 제)는 형성문자로 苐(제)는 통자(通字), 笫(제)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弟(제)의 생략형과 대쪽(竹)에 글을 써서 순서대로 엮은 것이라는 데서 순서, 차례를 뜻한다. 그래서 第(제)는 한자로 된 수사 앞에 쓰이어 차례(次例)를 나타내는 뜻으로 ①차례(次例), 순서(順序) ②집, 저택(邸宅) ③과거(科擧) ④시험(試驗) ⑤편차(編次), 배열(配列) ⑥등급(等級), 서열(序列) ⑦다만, 단지(但只) ⑧만일, 가령(假令) ⑨급제하다, 합격하다 ⑩품평하다, 평정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차례 서(序), 차례 서(敍), 차례 번(番), 차례 질(秩), 등급 급(級),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뒤섞일 혼(昆)이다. 용례로는 첫째나 가장 훌륭함을 제일(第一), 제1 가는 등급을 제일류(第一流), 첫걸음을 제일보(第一步), 맨 앞의 자리나 으뜸이 되는 자리 또는 그 차례를 제일위(第一位), 일을 계획하여 실행하는 데 있어서의 맨 앞장을 제일선(第一線), 어떤 일에 가장 먼저 착수하거나 어떤 지점에 가장 먼저 도착함을 제일착(第一着), 제일 높은 봉우리를 제일봉(第一峯), 시험에 합격함을 탁제(擢第), 과거에서의 첫째 또는 첫째로 급제한 사람을 상제(上第), 과거에 합격함을 급제(及第), 시험에 떨어지는 것을 낙제(落第), 살림집을 제택(第宅), 집이나 주택을 거제(居第), 크고 너르게 아주 잘 지은 집을 갑제(甲第), 고향에 있는 집을 향제(鄕第), 나이가 가장 위인 동생으로 자기의 바로 아랫동생을 장제(長第), 한 어머니에게서 난 아우를 모제(母第), 경치가 매우 좋은 곳을 제일강산(第一江山), 어느 방면에 있어서 그와 견줄 이가 없을 만큼 뛰어나서 첫째로 치는 사람을 제일인자(第一人者), 세상에서 견줄 만한 것이 없음을 천하제일(天下第一), 나중에 결과가 나타나게 되는 일을 제간하회(第看下回) 등에 쓰인다.
▶️ 一(한 일)은 ❶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❷상형문자로 一자는 ‘하나’나 ‘첫째’, ‘오로지’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一자는 막대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막대기 하나를 눕혀 숫자 ‘하나’라 했고 두 개는 ‘둘’이라는 식으로 표기를 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래서 一자는 숫자 ‘하나’를 뜻하지만 하나만 있는 것은 유일한 것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오로지’나 ‘모든’이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一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숫자와는 관계없이 모양자만을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一(일)은 (1)하나 (2)한-의 뜻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하나, 일 ②첫째, 첫번째 ③오로지 ④온, 전, 모든 ⑤하나의, 한결같은 ⑥다른, 또 하나의 ⑦잠시(暫時), 한번 ⑧좀, 약간(若干) ⑨만일(萬一) ⑩혹시(或時) ⑪어느 ⑫같다, 동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전체의 한 부분을 일부(一部), 한 모양이나 같은 모양을 일반(一般), 한번이나 우선 또는 잠깐을 일단(一旦), 하나로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음을 고정(一定), 어긋남이 없이 한결같게 서로 맞음을 일치(一致), 어느 지역의 전부를 일대(一帶), 한데 묶음이나 한데 아우르는 일을 일괄(一括), 모든 것 또는 온갖 것을 일체(一切), 한 종류나 어떤 종류를 일종(一種), 한집안이나 한가족을 일가(一家), 하나로 연계된 것을 일련(一連), 모조리 쓸어버림이나 죄다 없애 버림을 일소(一掃), 한바탕의 봄꿈처럼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이라는 일장춘몽(一場春夢), 한 번 닿기만 하여도 곧 폭발한다는 일촉즉발(一觸卽發), 한 개의 돌을 던져 두 마리의 새를 맞추어 떨어뜨린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한 가지의 일로 두 가지의 이익을 보는 것을 일거양득(一擧兩得)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