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중국 전기차 맞서 포드에 92억 달러 대출..."중국 답습해 막대한 투자" (리엄 데닝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O 바이든 행정부가 녹색 산업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확실한 성공 비결을 답습하려는 움직임을 보임.
- 최근 미국 에너지부가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세 개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포드 자동차에 92억 달러의 대출을 조건부 승인한 것이 그러한 사례임. 이는 포드가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따라잡고 전기차 부문에서 중국과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됨.
-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중국에 맞서기 위한 무기로 녹색 정책을 구상해 왔음. 이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외교 정책의 취지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분열된 기후 및 산업 정책을 정당화하는 데도 효과적이었음.
- 자동차 산업은 여러 측면에서 중국과의 대결을 위한 적절한 전쟁터로 꼽힘. 우선 미국 사회와 경제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음. 1980년대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의 경쟁이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자동차 산업에 연이은 위기가 닥쳤을 때도 정부가 신속히 행동에 나섰음.
- 이제 중국이 전기차 시장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하여 25%에 가까운 시장을 점유하고 배터리와 핵심광물의 공급망을 독점하려 하고 있음. 이러한 성과는 중국 지도자들이 핵심 기술 부문에서 서방을 뛰어넘고 석유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전기차 산업에 있다고 보고 막대한 투자와 보조금을 지원한 결과임.
- 미국은 전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청정기술 부문에서 대중국 의존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중국의 전략을 모방해 반격에 나서고 있음.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인프라투자 및 일자리법(IIJA)'은 전기차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보조금을 제공함. 국내 또는 우방국에서 핵심광물을 조달하고,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고, 전기차를 구매하고, 공공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경우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함. 이는 녹색 정책이 경제 전쟁이라고 가정하면 사실상 융단폭격에 해당하는 셈임.
- 이 과정에서 4,000억 달러의 예산을 보유한 에너지부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Loan Programs Office)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됨. 큰 틀에서 보면, IRA에 따른 전기차 구매자 크레딧에 할당된 75억 달러는 사실 일각에 불과함. 정부가 실제 추진하려는 것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고정 자산 기반을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하여 업계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는 것임. 따라서 포드의 합작사인 '블루오벌 SK(BlueOval SK)에 대한 92억 달러 대출은 소비자에게 크레딧을 제공하는 것보다 업계의 구조적인 변화를 강제한다는 측면에서 더 중요함.
- 기존 사업과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전기차 사업을 구축하는 포드의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규모 확장이 필요함. 포드는 테슬라와 달리 투자자들의 인내심에 의존할 수 없음. 따라서 포드는 테슬라와 가격 전쟁을 벌이고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에 접근하기 위해 제휴 관계를 맺었음. 또한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미국 정부라는 주머니가 두둑하고 인내심이 강한 투자자를 등에 업었음.
- 미국 정부는 앞서 2009년에도 포드가 생산한 자동차의 연비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59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한 바 있음. 그러나 중국이 전기차 기술을 주도하면서 환경이 바뀌었음. 중국은 최근 전기차 판매를 더욱 촉진하기 위해 세금 공제 혜택을 확대했음. 미국은 제조 역량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으며, 이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음.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중국의 경험과 테슬라의 성장을 돌이켜 볼 때 이러한 노력이 전기차 산업에서 힘의 균형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출처: 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