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국 교수직 파면… 曺 “과도한 조치, 즉각 항소”
입시비리 등 기소 3년 반만에 파면
향후 5년간 공무원-교원 임용 금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이 서울대 교수직에서 파면됐다.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지 3년 6개월 만이다.
서울대는 “징계위원회가 조 전 장관에 대한 파면 징계를 의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파면은 강제로 교수 직책을 박탈하는 것으로 서울대 교원 징계 규정에 명시된 징계 중 가장 높은 수위다. 국가공무원법 및 사립교원법에 따라 향후 5년 동안 공무원 및 교원 임용이 금지되며 타 대학에도 재취업이 불가능하다.
파면의 효력은 조 전 장관이 의결서를 받은 직후 발생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규정상 징계위는 파면 의결서를 지체 없이 유홍림 총장에게 통지해야 하며 유 총장은 이를 전달받은 후 15일 이내에 징계를 처분하고 당사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등 12개의 혐의로 2019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는 올 2월 3일 이 중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7개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2년과 추징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아 현재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서울대는 조 전 장관의 기소 한 달 뒤인 2020년 1월 서울대 교수직 직위 해제를 결정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직위 해제는 징계 대상자에게 일시적으로 수업을 맡기지 않고 급여 상당 비율(30∼50%)을 삭감하는 것으로 정식 징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검찰이 통보한 공소 사실만으론 혐의 내용 입증에 한계가 있다”며 징계 의결 요구를 미루는 바람에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대 징계 규정에 따르면 총장이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징계위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
2년 넘게 징계 논의가 미뤄지자 교육부는 오 전 총장의 늑장 대응을 문제 삼으며 지난해 서울대 측에 “오 전 총장을 징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징계가 미뤄지면서 조 전 장관은 직위 해제 후에도 총 1억여 원 상당의 급여를 받았다.
서울대는 올 2월 조 전 장관에 대해 유죄 선고가 나온 후 징계 논의를 시작했다. 징계위는 조 전 장관의 아들과 딸에 대한 입시 비리, 딸의 장학금 수수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등 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사안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며 징계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대의 성급하고 과도한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조 전 장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등에) 즉각 항소해 결정의 부당함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