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3대 카페 / 150년 전통의 나폴리의 Gambrinus 카페 )
‘카페 소스페소(Caffè sospeso)’라는 말이 있다. 리스트레토니 마키아토 같은 복잡한 커피 메뉴의 이름은 아니다.
그건 남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된 풍습이다. 영어로 옮기면 suspended coffee, 즉 남겨진 커피가 되는데
쉽게 말해 모르는 사람에게 커피 한 턱을 쏠 때 쓰는 용어다.
방식은 이렇다. 우선 커피 2잔 가격을 지불하고는 자신은 한 잔만 마시고 떠난다.
남은 한 잔은 뒤에 올 누군가에게 무료로 돌아간다. 그 대상이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일 수도 있고,
관심이 가는 아리따운 여성을 향한 것일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것이다.
삶에 지친 이들이 카페 문턱을 힘겹게 넘어 왔을 때 얼굴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미리 계산해놓고 간
커피를 마시는 것이다. 정(情)이라는 이름의 온기와 따뜻한 배려가 깃든 최고의 한 잔이 카페 소스페소다
이탈리아의 커피, 즉 에스프레소는 그들에게 생활필수품이다. 그래서인지 가격도 무척 싸다.
그들의 전형적인 관습인 ‘바에 서서 마시는’ 알 방코(Al banco)로 주문할 경우 한 잔에 1유로 내외면 충분하다.
우리 개념으로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이면 맛있는 커피를 언제든지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탈리아의 커피는 뭔가 특별하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다.
수요와 공급, 품질에 따라 가격을 매기는 자본주의 불변의 약속과는 전혀 관계없는 지점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건 이탈리아에서 카페란 하나의 공공재이며, 커뮤니티에 가장 중요한 아날로그적 공간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카페에 들어와 1유로를 내면 평등하게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다. 커피에 관해서는 빈부와 지역,
인종간의 차별이 있을 리 없으니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공간이 이탈리아의 카페(바르)가 아닐까.
카페 소스페소를 실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계산대에서 카페 소스페소를 하겠다고 이야기하고 2잔이 계산된 영수증을 받는다.
바리스타가 내주는 한 잔을 맛있게 마신 뒤 계산서에 ‘Caffe sospeso'라고 크게 써서 카운터에 붙여놓으면 된다.
그 덕분에 우리 뒤에 이곳을 찾는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커피 한잔을 즐기게 될 것이다.
첫댓글 우리도 커피값이 저렴하면, 멋있는 이벤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ㅎㅎ
그렇군요~
멋과 여유가 있어 부럽네요 ᆢ
우리나라 커피값은
너무 비싸지요ᆢ
저도 절대 공감 입니다~~~수입 최강국~우리나라~~
멋지네요! ^^*
이탈리아에서 커피한잔 아주 맛있었어요
가격고 우리나라보담 저렴하고, 줄을서긴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