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염화실 원문보기 글쓴이: 無相行
12월25일 열반성 안이 오히려 위태로워서 저잣거리 길에서 언제든지 서로 만난다. 방편으로 때 묻은 옷 걸어놓고 부처라 하니 아름다운 보배로 꾸미면 다시 무엇이라고 이름하랴. 나무로 만든 장승이 밤중에 신을 신고 떠나고 돌로 만든 여자는 새벽에 모자를 쓰고 돌아간다. 만고의 푸른 못에 잠긴 하늘의 달을 두 번 세 번 건지고서야 비로소 아는가? 涅槃城裏尙猶危 陌路相逢勿定期 열 반 성 리 상 유 위 맥 로 상 봉 물 정 기 權挂垢衣云是佛 卻裝珍御復名誰 권 괘 구 의 운 시 불 각 장 진 어 부 명 수 木人夜半穿靴去 石女天明戴帽歸 목 인 야 반 천 화 거 석 녀 천 명 대 모 귀 萬古碧潭空界月 再三撈漉始應知 만 고 벽 담 공 계 월 재 삼 로 록 시 응 지 - 십현담 8, 동안 상찰 ................ 모든 존재는 그 어떤 것을 막론하고 일체가 변화무쌍하다. 얼른 보면 그 변화하는 속도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별 차이가 없다.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똑같다. 그래서 "머무는 바 없다[無所住]."라고도 하고, "흐르는 물은 쉬지 않는다[川流不息]." 라고도 한다. 이것은 동물과 식물의 세계나 범부(凡夫)들의 세계나 성인(聖人)들의 세계나 다를 바 없다. 열반의 경지와 저잣거리가 다른 곳이 아니다. 이러한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열반의 경지에 있는 것도 저잣거리에 있는 것도 인연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부처님도 인연에 따라 별의별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때 묻은 옷을 입고 여기저기 떠돌면서 구걸하는 사람의 모습일 수도 있고, 금으로 조각 하여 온갖 아름다운 장식을 곁들인 장엄한 모습일 수도 있다. 자비를 베풀어 사람들의 환심을 살 수도 있고 때로는 화를 낼 수도 있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것이 살아 있는 참 부처님이다.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을 진리라 하고 법이라 한다.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꽃이 피어나며 여름에는 검푸른 잎이 무성하다가 가을이 오면 붉은 단풍이 들고 겨울에는 잎이 다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산하대지(山河大地)가 그렇듯이 사람도 대자연의 산물인 이상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이 진리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걸음걸음 흰 물결과 푸른 산이다[步步白水靑山]."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취한다고 해서 아름다운 것도 아니며 버린다고 해서 묘한 경계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지위를 다시 굴리니, 굴리고 또 굴려 맞이하여 들임에 너무나 바쁘다. "라고 하였다. 그러나 천변만화(千變萬化)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을 일러 무엇이라고 할까? 동안 상찰 선사는 이「십현담」에서 "나무로 만든 장승이 밤중에 신을 신고 떠나고 돌로 만든 여자는 새벽에 모자를 쓰고 돌아간다.. 만고의 푸른 못에 잠긴 하늘의 달을 두 번 세 번 건지고서야 비로소 아는가[萬古碧潭空界月 再三撈漉始應知]?"라는 구절은 비할 데 없이 훌륭한 명언으로 전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