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CJ 택배하고 있는 현직임
지금 주7일 배송 관련해서 이리저리 잘못 알고들 있는 정보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정리를 좀 해보려 함.
일단 시작부터 밝힐 것은 지금 시행된 주7일 배송은 현직 택배기사들에게 좋은 일은 절대 아니라는 것임.
1. 자영업자니까 일 더하면 돈 더 벌고 좋지않음?
물론 일이 늘어서 돈 더버는걸 좋아 하는 기사분들도 계실거임. 물론 일이 는다면.
현재 진행중인 주7일 배송은 기존 월요일 배송량 (주로 간선차 3대분량)을 일요일 1대 월요일 2대로 나누어서 배송하겠다는 것임. 즉 일이 더 많이 생겨서 돈을 더 벌수 있다가 아닌, 원래 한꺼번에 하던 일을 출근일수를 늘려 나눈것 뿐. 돈이 더 되거나 일을 더 하는 구조가 아닌것.
2. 그럼 그걸 노조들은 왜 94퍼나 찬성함?
일단 우선적으로 CJ기사 중 노조 비율이 10프로가 채 안됨. 노조가 CJ기사 전체를 대표할 수 없음을 의미함.노조가 찬성한 내용은 CJ 본사와 노조간에 합의한 내용 (1.주5일배송 2.주말배송 시 건당 단가 150% 조정 등) 에 대해 찬성을 했단 것이지 무작정 주7일을 찬성했단 얘기가 아님. CJ는 상기 합의했던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이행방안(노조 인원들 주5일 배송시 이외 2일에 대한 대응책 마련, 비노조 인원들의 주7일 배송방안) 등에 대해 모르쇠 하며 그냥 언플로 노조와의 합의만 내새우고 있음.
3. 백업기사 구하면 되는거 아님?
대리점 시스템을 이해해야 하는데, CJ본사는 대리점에 구역에 대한 배송권리를 주고 대리점은 기사를 뽑아 배송을 맡김. 즉 기사들에게 일감을 주는건 대리점 점장인 셈. 근데 지금 CJ의 행태는 본인들은 그 어떤 방법도 만들지 않은 채 그냥 대리점들 보고 "우린 주7일을 시행할거고 노조기사들은 본인들 뜻대로 주5일을 할테니 너희는 알아서 나머지에 대해 벌충을 해라" 인거임. 만약 그 이틀에 대해 본사에서 적절한 가격의 대체단가 조정을 해주면 백업 기사를 구하던지 해서 벌충을 할텐데 지금 기준으론 평상시 단가에 25프로만 책정돼버림. 솔직히 대충 기사가 건당 세후 500원 벌어가는데 25프로해봐야 600원언저리. 일요일 해봐야 기사 한명당 30개 나올까 말까 하는 양을 백업기사보고 하래해봐야 시간대비 효율 0인데 누가 백업을 하려하겠음?
4. 그럼 노조 가입하면 되지않음?
위 3번에서도 말했다시피 대리점주가 사실상 기사들의 고용인인 셈인데.. 악덕 대리점주같은 경우에야 밑에 기사들이 차갑게 맘먹고 노조가입해서 나머지 당신들이 알아서 하세요가 되지 그간 부대끼고 서로 가족같이 해온 입장에서 나 살자고 당신이 다 부담하쇼가 그렇게 말처럼 쉽게 될 수가 없음.
5. 게다가 더 빡치는건 작년 11월즈음 CJ본사에서 대리점연합회 쪽으로 기사들 주7일배송 찬반여부를 물은 적이 있는데, 이때 보기가
1.절대반대
2.모르겠음
3.반대는 하지만 시행시 따르겠음
4.찬성
였는데 본사측에서 대리점주들에게 1번 고른 기사들 명단 요구하고 그럼 그분들은 계약종료 할건지 확인해달라고 요구함. 기사나 대리점주 입장에선 위협적으로 느꼈고 결국 1번 고른 기사들 모두 3번으로 바꿔서 올림.
6. 그럼 결국 기사들은 어떻게 되는건데?
전국의 모든 대리점의 상황이 다 다름. 왜냐? 본사에선 그 어떤 명확한 지침도 없고 대리점마다 알아서 하라고 했기 때문. 그냥 대략적으로 2인1조 3인1조 구성해서 돌아가면서 쉬어라. 라는게 그들의 유일한 대안책.
우리 대리점의 경우 2인1조로 일월을 돌아가면서 쉬게끔함. 근데 이역시 집화를 하는 기사의 경우 쉬는 주에도 월요일은 집화량이 많은 날이라 무조건 출근해서 물량을 빼야됨. 걍 13일출근 1일휴무가 디폴트인 상황.
결국 비노조 기사들이 길은 두가지임.
1. 주7일출근 하다 기사들 여럿이 죽어서 CJ가 포길하거나
2. CJ가 나머지 택배사 물량을 다 흡수해서 대리점이 일요일 백업기사를 구해 돌릴만큼 물량이 충분해지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