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에 실패한 경아(안인숙)는 티 없이 맑고 청순한 성격으로 실연을 이겨내고 중년의 이안준(윤일봉)의 후처로 들어간다.
그러나 임신한 사실이 탄로나 그에게 버림받고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동혁(백일섭)이라는 남자를 만나 호스테스로 전락한다.
자상하고 따뜻한 화가 문오(신성일)를 만나 동거 생활을 시작하지만 문오는 알코올 중독에 자학증세를 보이다가
잠든 경아를 남겨두고 떠난다. 여러 남자들을 거치는 동안 배신감과 냉혹한 사회를 견디다 못해
알코올 중독자가 된 경아는 일년 후 눈 내리는 밤거리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별들의 고향〉은 영화를 본 적 없는 이들조차 ‘경아’라는 이름과 함께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이라는 대사를 떠올릴 만큼 세월을 거치며 일종의 ‘밈’이 되었다.
한국 영화사에서 여성 캐릭터의 이름이 각인되는 흔치 않은 작품 중 하나이다.
최인호가 1972년부터 1년여간 조선일보에 연재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순수했던 한 여성이
네 명의 남자를 거치며 추락하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남성에게 위안을 베풀고 사랑을 갈구하다 결국 버림받음으로써 타락하게 되는 이 여성을 향한
작가의 연민 어린 시선에는 ‘성녀/창녀’의 이미지에 갇힌 남성적 판타지의 진부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원작의 이런 한계에도 <별들의 고향>이 여전히 생명력을 지닐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인호와 동갑내기 친구였던 이장호는 젊은 신인다운 재기발랄한 프레이밍과 장면 전환, 유려한 미장센 등
장편 데뷔작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탁월한 영상으로 소설에 화답한다.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 잔의 추억’ 등 주옥같은 OST 또한 원작의 빈틈을 메운다.
최인호가 처음 붙였던 제목은 ‘별들의 무덤’이었다고 한다.
영화 별들의 고향
제조회사:1974,성음 SEL-20-0029
주연(안인숙/신성일/윤일봉/하용수/백일섭)
주제가 작곡노래(이장희)/음악(강근식)
Side A
1.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이장희 노래)
2. 별들의 고향
A. Prologue
B. 사랑의 테마
C. 한 소녀가 울고 있네 (이장희 노래)
3. 이젠 잊기로 해요 (이장희 노래)
Side B
1. 한잔의 추억 (이장희 노래)
2.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쌕소폰 독주)
3. 별들의 고향 B
4. Wedding March
5. 별들의 고향 C
6. 나는 열아홉살이에요 (대사)
7. 별들의 고향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