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초수(椒井藥水)의 맛
배 금 일
초등학교 시절 여름 방학때 땀 뻘뻘 흘리며 초정 약수터를 찾아갔다. 민둥산 끝자락에 1.5 미터 깊이에 한 평정도 사각으로 석축을 쌓아 지붕 없는 방의 돌계단을 내려가면 약수가 퐁퐁 솟아오르는 작은 옹달샘이 반겨 준다
이 작은 샘이 세계 3대 광천수 중 하나인 초정약수 발원지이다. 지금은 건물로 가려진 원탕의 옛 모습이다, 옹달샘에서 솟아오르는 약수로 갈증을 해소하려고 담은 약수를 한 바가지 떠서 입에 대면 톡 쏘는 맛이 일품이고. 혀끝을 자극하여 급하게 마시지 말라는 당부를 하는 느낌이다.
약수의 효험이 좋다는 소문이 전국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이 소화 불량이나 피부병 등 병 치료에 만병통치약으로 이용하고 있어 오래도록 보존 해야할 귀중한 명물이다
70년대에 새마을 운동으로 활기를 얻은 기업이 들어와 음료수를 생산하여 전국 판매로 새롭게 각광을 받았고 휴일에는 많은 시람들이 모여 들었다
초정 약수터 뿐만 아니라 청주 명암, 부강 약수터 등에서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로 발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찿지 않는 이유는 약수 변화가 원인이다
초정약수 음료수 생산 공장에 간이 약수 목욕탕이 있어 목욕 할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한 여름철 무더위 속이니 한동안 물속에 있을 생각으로 약수에 뛰어들었다. 약수에 몸을 담그는 순간 사타구니부터 시작하여 엷은 피부에 콕 쏘는 자극을 단 몇 초도 견딜 수 없어 용수철이 튕기듯 뛰쳐나왔다. 용기를 내어 다시 탕에 들어갔다. 역시 같았다.
현재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는 대형 목욕탕에서는 옛 약수의 맛을 볼수 없고 약간에 자극을 느낄수 있을 뿐이다. 약수 살리기 운동이 필요 한 시기가 지금이라 생각 한다.
90년대에 초정이 재조명의 시기가 있었다. 세종대왕 안질 치료와 한글 창제로 인한 역사의 내력이 지면 위로 떠 오르고 개발이냐 보전이냐 양론으로 대립했다. 나는 청원군 의원으로 보전이 우선이라고 앞장서서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초정 개발에 눈을 돌린 행정에 의견을 제시했다. 첫째, 세계 3대 광천수인 미국의 샤스타, 영국의 나풀리나스 광천수처럼 세계시장을 석권 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정책 수립과 재원이 뒤따를 수 있는 가칭 초정약수 개발 특별법이 제정되어 무분별한 개발이 지양되어야만 할 것이다. 둘째, 현재 무 계획적이고 산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초정약수 주변이 재수정 되도록 초정약수 개발 벨트화 작업이 착수되어 숙박시설과 음식물 판매시설 등 제반 시설을 외곽 지역으로 이전하여 광천수를 정책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셋째, 초정리 일대에 매장되어 있는 광천수를 조사하여 백년대계를 보는 생산 계획이 수립되어 이 복지의 터전에서 우리의 후손들이 영원한 행복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25년 전 1997년 개발에 완급을 생각하고 약수의 질이 악화 되어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나의 주장이 묵살 되고,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각종 음식점개업 시작부터 여관 목욕탕 등 관광지역에 있을 업종은 조용한 산골이 시장터로 변해가는 모습에서 약수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이제는 개발에 밀려 어쩔 수 없다. 포기하지 말고 환경 조성을 재검토 하여 약수물 살리기에 온 힘을 다할 때라 생각한다.
때마침 초정약수의 귀중함을 알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약수로 위상이 높아질 좋은 기회를 알린 지역신문 OOO 기사를 보고 반가웠다. 그러나. 초정약수 치유 마을 조성 위치가 약수 원탕 근처다. 초정약수 복원에 도움이 멀어지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
병 치료의 재원은 약수인데 이 약수 살릴 일이 우선임을 간과해서는 초정의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초정 치유 마을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본래의 초수로 복원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콕 쏘는 초수 맛을 기대해 본다.